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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다지 기대하지 않았던 책을 읽다가 호박이 덩굴채 굴러들왔다는 느낌을 받는 경우가 아주 드물게 있다. 교보문고에서 책 구입시에 떨이로 보내줬던 '개인주의 시대의 경영원칙'이 바로 이런 경우에 해당하는 책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을 구하기가 조금 어렵긴 하겠지만, 그래도 이런 통쾌한 책은 반드시 소개해줘야겠지?
회사(특히 대기업)를 다니다보면 앞뒤 안맞는 현실에 한숨만 푹푹 나오는 경우가 많다. 술이 술을 먹듯이 조직이 조직을 움직이게 되는데, 조직에 속한 사람만 죽어나는 형국이다. 솔직히 말이 회사지 군대식 조직을 그대로 답습한 구둣발 문화가 난무하는 상황에서 회사에 충성을 맹세하는 사람이 바보다. 어차피 형편이 어려우면 쫓아낼 궁리부터 할테니까 말이다.
며칠 전 '닭'과 차를 타고 가면서 회사가 왜 이렇게 멍청한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주고받았는데... 명퇴신청자는 회사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 똑똑한 사람에게는 '다른 곳에 가봐도 똑같아'라는 협박이 먹히지 않는 이유에 대해 한참을 떠들었는데... 능력 있는 사람은 답답할 거 없다는게 정답이었다.
자, 옆길로 이야기가 새버리고 있는데... '개인주의 시대의 경영원칙'은 CEO가 보면 분서갱유하고 싶게 만드는 무척 도발적인 내용으로 가득찬 책이다. 후반부 1/4 정도는 강도가 떨어지는 바람에 조금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그 전까지는 정말 징하게 읽을 수 있는 내용으로 가득차 있다.
목차를 보면 알겠지만 각 장 제목부터 아주 희한하다. 예를 한번 들어볼까?
7. 인력 개발
혹은 좋은 의도로 지옥행 길을 포장하는 방법에 관하여.
허허허... '혹은'을 기준으로 앞쪽은 CEO 입장이고 뒤쪽은 당하는 사원입장이다. 각 장은 흔히 일상적이고 바람직하다고 여겨지는 기업 관례를 하나씩 뽑아 내어 인정사정볼 것 없이 무지막지하게 난도질해버린다. 중간중간 나오는 경구도 보통을 넘어서고 비유는 너무나도 적나라해서 메모를 해두고 싶을 지경에 이른다. jrogue군이 이런 부류의 책은 한번 보고 땡치는데, 이 책은 예외로 옆에 끼고 좋은 구절은 좀 외워놓았다가 꼭 써먹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니까 어느 정도 화끈한지 안봐도 DVD일거다.
책에 나오는 재미있는 구절을 몇 개 소개해주고 jrogue군은 이만 물러나겠다.
* "어떤 지원자의 능력이 필요하다면 자리는 하나 더 만들면 된다."
* "당신은 해고된 근로자만큼 기업 가치를 떨어뜨렸습니다. 저는 당신이 해고한 근로자 이름을 알고 싶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 이름을 발표해 주실 것을 정중하게 요청합니다."
* 상호 평가 방식은 이렇게 묻는 연인과 비슷하다: "나 괜찮았어?"
* ISO에 의지한 경영은 규격 시스템에 의한 고객 취향 맞추기라고 정리할 수 있다. 고용을 창출하기 위해 품질을 높이려는 시도는 하지 않고 품질 설명서에만 집착하는 꼴이다.
그 밖에도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니까... 회사 시스템에 진저리가 난 분이라면 꼭 읽어보시길... ;)
EO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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