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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5/04/02
 

* [동문칼럼]: 金泳培 畵伯의 [늪]과의 對話 **

2009.10.31 10:47 | [17]:雲江臺/동문글 | 우주Feel

http://kr.blog.yahoo.com/jaehwoo/15327 주소복사


金 泳 培 畵伯의 [늪]과의 對話

李 起 煥 동문




김영배작 [늪]
 

그림 속 늪 뒤로 멀리 산이 보인다. 저 넘어 마을에는 門前沃畓이 있고 그 앞에는 맑은 시냇물이 황금빛 모래며 조약돌들을 훤히 비치고 망나니 아이들은 맨손 천렵이 훨씬 더 능숙해져 수확도 괜찮아 물고기 다발을 갈대에 꿰메들고 난데없이 웃음소리가 들린다.

김 화백의 화폭에서 많은 추억을 흘려 보낸 노스탈직한 풍경이 농약을 사용하지 않던 어린 시절로 끌려 가면서 그 시절에 대한 진한 그리움이 은행 잎처럼 쌓인다.

한적한 시골 간이역 대합실에 잠시 머물던 손님처럼 어느 순간 가을이 떠나버리고 느닷없는 초겨울의 새벽 서리가 때아닌 10월 말에 늪을 찾아왔다는 착각 때문인지 화폭에서 눈을 뗄 수 가 없다. .
 
이 한 폭의 그림은 바늘 떨어지는 소리도 들릴 만큼 고요하다. 이런 형태의 자연 늪은 보통 나이가 1억년을 넘는 게 허다하다. 커다란 생명의 역사가 이 안에 있다. 호수의 시간에 따른 변화를 본다면 호수 다음이 늪이고 초원 이전이 늪이다 그래서 늪의 물은 항상 깨끗하다. 더 거슬러 올라가 古生代부터 지구 안 또 하나의 작은 생태계라 할 수 있는 늪은 먹이사슬이 잘 유지되어 다양한 생물종이 모여 사는 지구의 허파이자 자연의 콩팥이 되었을 것이다.

생명의 寶庫이며 새들의 낙원인 늪이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인간의 필요성에 의해 그 자연의 생태학적인 중요성이 간과된 채 파괴되기도 하고, 파괴된 생태계를 복원시켜가는 과정에 인간의 실수로 더 파괴되기도 한다. 동식물과 인류가 하나의 유기체로서 상생과 공멸을 거듭하는 연기법(緣起法)의 실상을 드러낸 셈이다.

얼마 전, 우리나라 경남 창원과 창녕의 우포늪에서는 사람 발길에 신음하는 생명의 공간인 늪을 保全[Site CelebrATION] 하기 위한 국제적인 환경행사인 ?uc0제10차 람사르 총회?uc0가 열렸는데, 창원은 내 딸이 있는 곳이라 유난히 친근감이 가는 곳이다.



이기환작 [천렵]

 
봄부터 가을까지 피서 겸 놀이로 냇물이나 강가에 그물을 치고 고기를 잡으며 헤엄도 치고, 또 잡은 고기는 솥을 걸어 놓고 매운탕을 끓여 먹으며 하루를 즐기는데 배가 불러지면 아이들은 묘한 모습으로 짝 짖기 하는 잠자리를 잡아 떼어 놓고 좋아하기도 했다.
천렵이란 말만 들어도 특이한 정감에 젖게 된다. 그러나 요즘은 아마도 도회지에서 태여 난 아이들이나 젊은 사람들은 川獵이 무슨 중국 고사에 나오는 단어 정도로 알지 모른다.
 
초등학교 시절 누나 친구의 시골집에 갔던 추억이 살아난다. 냇물뿐만 아니라 둑 너머 논과 둑의 사이를 흐르는 수로와 절반 정도 자란 아직 마르지 않은 벼 포기 사이의 손바닥 만하게 패인 웅덩이마다 붕어나 미꾸라지가 득시글했던 기억이 난다.

보릿고개가 있던 시절 특히 보리이삭이 여물어갈 때쯤 동내사람들이 하루 날 잡아서 도랑을 막고 또 개울을 막고 가재, 미꾸라지, 피라미 미라 모래무지, 뚜구리, 꺽지, 메기 등을 잡아 영양보충이라 이름 붙이며 많이들 즐겼던 기억이 난다. 물 빠진 개천 바닥에서 이리 뛰고 저리 뛰며 물고기 움켜잡던 일이 어제같이 아련하다.

그런데 지금은 논도랑에 고기가 없다. 냇물에서 논으로 물이 들어가는 봇도랑도 예전 같지가 않다. 냇물의 고기도 농약 쓰기 전과 후가 10분의 1 정도 될 만큼 차이가 난다. 미꾸라지는 생명력이 강해서 어느 정도 견디는데, 용곡지는 예전에 비하면 개체수가 100분의 1 정도로 줄어든 것 같다.

저녁이면 마당에 멍석을 펴고 그 옆에 모깃불을 피워놓고 온 식구가 둘러앉아 저녁을 먹던 시절이다. 늦은 저녁밥을 먹는 동안 하늘엔 별이 돋고, 공중엔 모기들만 날아다니는 게 아니라 반딧불이 불빛을 이을락 끊을락 날아다녔다.
사람은 누구나 마음속에 크고 작은 ?uc0착각의 늪?uc0 하나씩 가지고 산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착각은 젊은 날, 나도 항상 건강하고 늙지 않을 것이라는 착각의 늪  속에서 살았다. 심지어 공간건축에서 은퇴하기 전 해에 '氣運動'하는 내 모습이 동아 일보에 사진까지 실려서 과분한 칭찬들을 당연한 듯, 덥석덥석 잘도 받아먹던 꼴사나운 착각을 지금 무척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다.


金 泳 培 畵伯에게 다시 한번 감사한다.






우주Feel 2009.10.31  11:29

[동문칼럼]: 金泳培 畵伯의 [늪]과의 對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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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침이야기2 2009.10.31  12:06

그 시절 그곳이 늘 감슴에 남아 있으시군요....자여노가 인간의 완벽한 조화가 그립니다.고맙습니다.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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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fredybkim 2009.11.02  06:20

내가 일차원의 평면화를 그렸다면 이기환동문은 3차원의 공간건축가로 대단한 인물임을
우주필도 아실줄압니다 . 33불록에 고맙다고 담례했읍니다.
결혼 40주년 다녀와서 다시 문안드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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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 2009.11.03  21:29

까맣게 잃어버린 아득한 시절의 추억을
다시 한 번 회상해가며 즐겁게 읽고 갑니다 ~ ㅎ
우주님, 늘 건강 하시길 ~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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