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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Feel (jaehw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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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가지 주제
개설일 : 2005/04/02
 

토함산 잦은 고개 돌아보면 쪽빛 동해~ 낙락한 장송등걸 다래넝쿨 휘감기고~ 다람쥐 자로 앞질러 발을멎게 하여라~!

칡뿌리 엉킨 흙을 둘러막은 십육나한~ 차가운 이끼 속에 푸른숨결 들려오고~ 연좌에 앉으신 님은 웃음마저 좋으셔라~!

토함산에 있는 석굴암을 가며 옛적에 부르던 노래를 흥얼거리는데 정확한 가사가 기억나지 않는다. 오래전 나의 애창곡이었던 우리의 가곡 "석굴암" 노래의 숨결을 따라 경주에 왔다.

 

 

군인 친구와 다른 후배 두명 그리고 여인 한명, 다섯명은 승용차를 타고 어느 식당에 내렸다.
추억의 초가집에 집안의 분위기 또한 시골의 초가집과 크게 다를바 없는 그런 아름다운 식당... 

옷나무를 넣어 삼계탕처럼 끓인 닭을 처음 먹어 보지만 타고난 체질이 옷나무 속에 들락거리며 놀던 어린시절이 있어 옷 오를 걱정은 없었다. 옷이 쉽게 오르는 사람은 먹으면 안된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제임스 오빠는 이런거 안 먹으면 옷이 오른다)

하여간 옷닭백숙을 끓여온 대접에는 옷나무 토막과 인삼, 뭔 풀뿌리 같은 것, 은행알, 등 별의 별 것이 다 들어 있는데 조상님들은 저걸 먹으므로서 수백년씩 살았나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별의 별 엉터리 학설을 짜깁기 하듯이 꿰매어 옷나무를 집어넣은 토종닭 백숙이 몸보신에 그만이라고 선전하면 세상의 속물들은 천년을 살고싶어 하염없이 먹어 대는 것이 아니냐...

건강이 션찮은 것일수록 음식을 파헤치며 이것은 뭐에 좋고 요것은 뭐에 좋다는 해괴한 지저귐을 쉬지 않는다. 그래라 너희는 천년을 살아라 난 팔십정도 살다가 떠날듯 하다.

토종 닭으로 만든 것이라서 퍼석하지 않고 무척이나 쫄깃한 것이 묵은 토종 장닭이 틀림 없었다. 모두가 맛있게 먹었던 토종 닭으로 만든 옷닭백숙...

배가 부르고 이제 토함산 석굴암에 가기로 하였다. 가는 길목엔 푸른 숲이 단풍들어 보기가 매우 아름다웠는데 뉴욕과는 위도의 차이가 많이 나서인지 이곳은 이제 단풍이 시작되었다. 뉴욕은 10월 중순이면 단풍이 지는 시기거든...

인류의 유산을 유네스코에서 지정하여 보호하기로 한 것에 석굴암이 포함되어 있다.

입장료는 4'000 원.

구불구불한 신작로 길을 이삼키로 정도 걸어가면서 주변의 경치를 구경하는데 그야말로 낙락장송들이 잘 보존되어 있는 토함산이었다.

구경온 가족들이 많았으며 천천히 걸어서 한시간이 채 안되게 걷는 산책로로서 매우 훌륭한 곳이었다. 여행객들 특히 여자들을 위해서 중간지점에 화장실을 설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던 석굴암 가는 길...

한국의 절간을 가보면 으례히 명산의 절경 속에 지어진 것을 알 수 있고 지세를 판별하는 지관이 아니더라도 한눈에 명당자리임을 알아볼 수 있다.

예전엔 바위틈서 흘러나왔을 그곳에 화강석 대야를 만들어 물이 고이게 하고 바가지로 흘러나오는 물을 마실 수 있게 하여 조금 마셔보았다.

석굴암 오르는 계단은 투박하게 자른 화강석으로 정감있는 것이었으며 그옛날 충청남도 수덕사 뒷산 돌계단으로 하염없이 오르던 생각이 떠올랐다.

오래전 습도로 인해 훼손된다하여 유리로 막고 실내를 건조하게 한다는 기사가 이곳에서 기억났다. 사진은 찎지 말라고 되어있어 후렛쉬를 손가락으로 막고 셔터를 눌렀다. 방문객들이 하나씩 담아가려는 기념사진을 찎지 못하게 할 것이 아니라 후렛쉬 사용금지를 하게하는 방법을 채택하면 좋을 듯 하다.

 
석굴암 본존 여래좌상 의 모습으로 조선시대부터 여러번의 고침에 의하여 그나마 제대로 보존되어지고 있는데, 석굴암은 신라시대에 만들어졌고 어인 이유에서 인지, 조선시대 후기에 흙에 덮인채 발견되어 일본인 사학자들에 의해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이지만, 인터넷 서치를 해보니 그런 자료는 나오지 않고 제잘난 소리들만 메아리 되어 토함산에 가득하였다.

일설에는 지역 주민들이 석굴암에 공양을 했었다는 기록도 있으니 어쩌면 일본인들 시각에 제들이 발견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음직도 하였다. 어쨌거나 당시 석굴암은 흙속에 파묻힌채 많은 훼손이 있었으나, 혁명정부가 들어서면서 예산을 투입해서 불국사와 석굴암을 시급히 복원하였던 기억이 난다. 

일제시대에 천장 부분을 시멘트로 복원을 했건 어쨌건 우리 민족이 하지 못한 것을 일본인들이 그나마도 수리하여 보존케 된것이 다행스러웠으며, 서울과 지방 곳곳에 있는 성을 쌓았던 돌을 가져가 집짓는데 사용한 무지한 백성들이 바글대던 우리의 조국...

최근엔 보물급을 뉘집에서 빨래판으로 사용하다 발견된 것도 있다는 기사를 접하기도 했었다. 

엄마와 아빠, 아이들이 즐거운 시간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볼 때마다 가정을 파괴하여 나의 아이들을 불행하게 만든 한마리 흉악한 마귀를 저주하지 않을 수 없다.

 

절간의 곳곳에 기도를 해준다며 헌금함을 앞에놓아 지키고 앉아있는 여인들이 보인다. 위패 같은 것을 제단에 올려놓고 염불을 해주는 댓가로 돈을 받는듯 하였다. 비구니는 아닌듯 하고 아마 "보살"의 직분을 갖고 있는 여인들 같았다.

걸어내려 오면서 계단을 살펴보니 전체가 수백년 된 것은 아니고 많은 부분이 수십년전 증축할 때 만들어진 계단으로 생각 되었다.

겨울까지는 경내에 들어가지 못하게 출입을 금지해 놓았다.

동해바다가 바라보이는 명당 중에 명당인 이곳 석불사는 토함산 중턱에 자리한 아름다운 곳이었다.

근래에도 건물을 새로 지으면서 규모를 크게 한듯 하였는데 과거대로 온전히 보존은 하되 새로운 건물을 짓는 것은 금해야 할 것이다.

봉분 모습의 석굴암은 기와집 정면을 웬일인지 개방하지않고 옆문으로만 출입을 하게 하였다.
석굴암은 동해에 해가 솟아 오르면 빛이 들어와 이마의 보석을 비추어 발하게 하였다는데 박혀있던 보석은 일본놈들이 훔쳐가고, 떠오르는 햇빛은 한국인들이 훔쳐가서 이곳 석굴암에 들어오지 못하게 되었다.

단풍은 붉게 물들었으며 가을의 풍요로움조차 느껴지던 이곳 석굴사원...

언젠가는 아직도 부실하게 고쳐진 석굴암을 철저한 고증에 의하여 완벽하게 고쳐서 신라시대의 원래 모습으로 되돌려 놓게 되기를 바란다. 확실한 자료가 없어 사학자들의 추론에 기반하여 수리를 하던 석굴암은 언제나 제 모습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돈이 좀 생기면 뭐든지 새롭게 만들어 이름을 붙이지만 가능하면 모두 옛모습 그대로 보존되었으면 좋겠다.

숱한 사람들이 오가는 이곳이지만 매우 보존이 잘된 곳이었다.

안동의 특산물 간고등어를 꽉잡고 있다는 뉴욕의 후배 재명이와 한국을 떠나 브라질로 이민간지 40년이 된 학훈이... 이들도 어느덧 제임스 오빠와는 20년 지기가 되었고 세월 앞에는 장사가 없다는 옛말을 되새기게 하려는듯 그들도 나도 늙어 가고 있다.

어느 한국여인 가이드가 깃발을 들고 걸어 오고 그의 뒤에는 일본인들이 줄지어 안내를 받으면서 석굴암을 향하여 오고 있었다.

(오빠가 보는 일본인들의 장점: 그들은 매우 조용조용 얘기하는 것이 한국인들과 다르다. 대체로 시도 때도 없이 큰소리로 떠드는 한국인들이 본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산구비를 돌다가 숲속으로 보이는 절간의 모습을 하나 찎었는데 매우 마음에 드는 사진이 되었다.

일행들이 있으면 불편한 것이, 이렇게 아름다운 길을 걷는데 매우 빠른 속도로 걸으니 감상이고 뭐고 할 시간이 없다. 이런 산길은 아주 천천히, 돌맹이도 만져보고 떨어진 나뭇잎도 만져보고 노래도 불러보고 시도 한수 읊으면서 그렇게 걸으면 좋으련만 뭐에 쫓기듯 빠른 속도로 걷는 이유는 무엇이냐...

구비구비 돌아가는 호젓한 산길을 그들의 뒤를 쫓아 빠른 속도로 걸으면서 다시는 여럿이 여행하는 때 오지 않게 되기를 속으로 다짐하고 또 다짐하였다.

이번에 한국에 오기전 부터 차를 렌트해서 전국을 돌아보자던 친구가 있었으나 처음부터 내 마음 속에선 "No" 가 자리잡고 있었다. 멈출 곳 멈추고 천천히 돌아볼 곳도 많을텐데 그들은 나의 속을 모르니 마구잡이로 달려갈 것이라 한국에 온 이후로 혼자서 이곳저곳 다니고 있었다.

서울서 만나 혀를 자극하는 것 위주로 식당가를 배회하며 주로 화려한 곳으로나 돌아다닐 그들에게, 나의 옛추억이 가득한 덕수궁이나 창덕궁을 하루종일 차근히 뜯어보면서 다닌다면 그들은 나를 뭐라고 하겠는지 안봐도 뻔한 일이라서 축구경기 이외 시간대에는 만나지를 않았다.

만나서 수다를 떠는 곳은 뉴욕으로 족하고 이곳은 오랜만에 와서 고국의 정취를 느껴보는 추억의 귀한 시간이므로 조금은 서운하더라도, 각자의 시간을 갖는게 더욱 편한 것이지만 그들은 아는지 모르는지 서운해 하는 듯 하였다.

번쩍이는 곳을 피하고 무광택의 조용하고 어두운 느낌이 있는 그런 곳, 조금은 틱틱하고 무덤같은 분위기가 감도는 곳을 좋아하는 제임스 오빠와, 사이키 조명이 번쩍거리는 화려한 곳을 좋아하는 그대들과는 정서가 잘 맞을리 없으니, 이곳 한국서 같이 놀지 못하더라도 오해는 말아야 한다.

명품에 대한 욕구가 전혀 없고 어떠한 의미도 부여하지 않는 내게 아무리 명품을 선전하면서 늘어 놓아봐야 오히려 피곤함만 더할뿐이고, 나의 감성은 푸른 하늘과 우거진 숲이 그리워 그곳으로 눈길을 돌리게 된다. 어느 후배는 그렇게 말한다 "저형 요즘 많이 변했다"

나는 변한 것이 아니다.
어린시절 부터 가곡을 즐겨 부르고 시를 중얼거리며 숲길을 걷던 조용한 모습이었으나, 험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먹고 살기위한 투쟁에 의해 내면의 본질을 뒤로하고 시끄러운 곳에 묻혀서 살던 것 뿐이었다.

이제는 남은 인생을 미지의 세계를 다니면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살펴보고 남들과 다른 시각에서, 본대로 느낀대로 감상문을 쓰듯이 끄적이다가 그렇게 그렇게 세월과 함께 떠나려 한다. 그렇게 다니다가 아마존에서 죽어도 행복이고 아프리카 밀림에서 사자와 싸우다 죽어도 행복한 인생이 되어 아름다운 자연, 그 속으로 조용히 사라지려 한다.


                          
                  
                       
 *

우주Feel 2009.10.28  06:14

경주 석굴암 함 보고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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