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움을 위하여 : <인생 70대 나이> 바다가 아닌 호수의 가을 아침 항구를 찾아 거닐다 빨간 색칠을 한 등대가 눈에 띄고, 하얀 갈매기떼 따라 아침 가을 항구를 떠나는 하얀배를 봅니다. 노오란 은행잎이 푸른 잔디 위로 지는 곳, 바로 그런 섬으로 가고 있는 하얀배를 봅니다. 그러나, 인생 70대 나이에 들어선 작가 박완서님께서는 '나의 그리움을 위하여' 그 섬에 가고 싶지 않다고 하십니다. 작가 박완서님께서 써 주신 '그리움을 위하여'를 올려 드립니다. 
인생 70대 나이, "느낌이 실제보다 더 확실해지는 나이", 때로는 망령하고 노닐 수도 있는 것처럼 육신은 아무 것도 아니게 가벼워지면서 자유의 경지같은 게 예감처럼 다가오는 나이가 바로 70대가 아닐까. 
칠십에도 섹시한 어부가 방금 청정해역에서 낚아올린 분홍빛 도미를 자랑스럽게 들고 요리 잘하는 어여쁜 아내가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오는 풍경이 있는 섬, 바로 '그 섬에 가고 싶다.'는 본원적 그리움을 일으켜 세운다.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춥지 않은 남해의 섬. 노란 은행잎이 푸른 잔디 위로 지는 곳. 
칠십에도 섹시한 어부가 방금 청정해역에서 낚아올린 분홍빛 도미를 자랑스럽게 들고 요리 잘하는 어여쁜 아내가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오는 풍경이 있는 섬. 
그런 섬을 생각할 때마다 가슴에 그리움이 샘물처럼 고인다. 그립다는 느낌은 축복이다. 
그동안 아무 것도 그리워하지 않았다. 그런 것 없이 살았으므로 내 마음이 얼마나 메말랐는지도 느끼지 못했다. 
우리 아이들은 내년 여름엔 이모님이 시집간 섬으로 피서를 가자고 지금붙터 벼르지만 난 안 가고 싶다. 나의 그리움을 위해. 
그 대신 택배로 동생이 분홍빛 도미를 부쳐올 날을 기다리고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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