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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 412 년 전 " 사부곡 " **

2009.04.07 04:25 | 옛것을 찾아서 | 분당의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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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2년 전 " 사부곡"

남편이 31세에 요절하자 가시는 길에 읽어 보시라며

남편의 관속에 넣어 둔 조선중기 한 여인의 한글편지가
412년만에 공개돼 숙연케 하고 있다.
 
그녀는 관속에 편지와 함께 병든 남편을 낫게 해달라고
천지신명께 기도하며 자신의 머릿카락을 삼줄기와 엮어
만든 신발과 어린아이(유복자)가 태어나면 줄 배내옷까지
넣어 남편의 넋을 위로했다.
 

 
「순애보」편지는 경북 안동시 정상동 택지개발지구에
묻힌 고성 이씨 이응태의 부인이 쓴 것으로 후손들이 지난
1998년 4월 묘지를 이장하는 과정에서 발견했다.
 
가로 60㎝, 세로 33㎝ 크기의 한지에 붓으로 쓰여진 이 편지는
1998년 9월 25일부터 안동대박물관에 전시됐다.
 

 


당신은 언제나 나에게 ‘둘이 머리 희어 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고 하셨지요. 그런데 어찌 나를 두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나와 어린 아이는 누구 말을 듣고 어떻게 살라고 다
버리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당신이 나에게 어떻게
마음을 가져 왔고, 나는 당신에게 어떻게 마음을 가져
왔었나요.
 
함께 누우면 언제나 나는 당신에게 말하고 했지요.
여보!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서로 어여삐 여기고
사랑 할까요? 남들도 정말 우리 같을까요?
 
어찌 그런 일들 생각하지도 않고 나를 버리고 먼저
가시는가요? 당신을 여의고는 아무리 해도 나는 살수
 없어요. 빨리 당신에게 가고 싶어요.
 
나를 데려가 주세요. 당신을 향한 마음을 이승에서
잊을 수 없고, 서러운 뜻 한이 없습니다. 내 마음
 어디에 두고 자식 데리고, 당신을 그리워하며 살 수
있을까 생각 합니다.
 
이 내 편지 보시고 내 꿈에 와서 자세히 말해 주세요.
당신 말을 자세히 듣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써서 넣어
드립니다. 자세히 보시고 나에게 말해 주세요.
 
당신 내 뱃속의 자식 낳으면 보고 말할 것 있다 하고,
그렇게 가시니 뱃속의 자식 낳으면 누구를 아버지라
하라시는 거지요?. 아무리 한들 내 마음 같겠습니까?
 
이런 슬픈 일이 또 있겠습니까? 한도 없고 끝도 없어
다 못쓰고 대강만 적습니다. 이 편지 자세히 보시고 내
꿈에 와서, 당신 모습 자세히 보여 주시고 또 말해 주세요.
 
나는 꿈에는 당신을 볼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몰래
와서 보여 주세요. 하고 싶은 말, 끝이 없어 이만 적습니다.


이 편지 외에도 많은 유물들이 수습되었는데

남편의 머리맡에서 나온 유물은 특히 눈길을 끌었다.

처음에는 그것이 무엇인지조차 파악되지 않았지만 겉을 싸고 있던

한지를 찬찬히 벗겨 내자 미투리의 몸체가 드러났다.

 

조선시대에는 관 속에 신발을 따로 넣는 경우가 드문데다

미투리를 삼은 재료에 대한 궁금증이 더해져

이 미투리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검사 결과 미투리의 재료는 머리카락으로 확인되었다.

왜 머리카락으로 미투리를 삼았는지

그 까닭은 신발을 싸고 있던 한지에서 밝혀졌다.

 

한지는 많이 훼손되어 글을 드문드문 읽을 수 있었다.

"내 머리 버혀........(머리카락을 잘라 신을 삼았다)"

그리고 끝에는 "이 신 신어 보지..........(못하고 돌아가셨다)"는

내용들이 얼핏얼핏 보였다.

 

편지를 쓸 당시 병석에 있던 남편이 다시 건강해져

이 미투리를 신게 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머리를 풀어 미투리를 삼았던 것이다.

 

아내의 헌신적인 보살핌에도 불구하고 남편이 죽자

그녀는 이 미투리를 남편과 함께 묻은 것이다.


 



 

 

유물 중엔 아내의 편지 외에도 2편의 시와 11통의 서신이 있었다. 

이 편지들 가운데 9통은 망자의 아버지가 아들에게 보낸 것으로,

모두 묻힌 이가 죽기 1년 전에 쓴 것들이었다. 한문 초서로 흘려 쓴

이 편지에서도 중요한 단서가 발견 되었다.

 

아들 응태에게 부치는 편지(子應台寄書)에서 피장자의 이름이

응태라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또한, "31년 아우와 함께했다"는

형의 글에서뭍힌 이가 서른한 살에 죽었음을 알 수 있었다.

 

유물에서 확인한 단서를 정리하면묻힌 이는 고성(固城)

李氏 가문의 응태라는 남자였고, 그에겐 형이 있었으며

서른한 살(1586년)의 젊은 나이에 요절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편지에서 아내는 남편을 자내(자네)라고 부르기까지한다.

 

"자내다려 내 닐오되(당신에게 내가 말하기를)........".  

"자내 몬저 가시난고(당신 먼저 가시나요).......". 등

 

이응태의 처는 남편을 가리켜 "자내"라는 말을 모두 14번 사용했다. 

요즘 부부라 하더라도 아내가 남편을 자네라고 부르는  경우는 드문데

어떻게 자내란 말을 서슴없이 할 수 있었을까?

 

순천 김씨의 간찰(簡札)에서 아내가 남편을 그 사람이란 의미의 3인칭으로

지칭한 예는 있어도 이 시기에 씌어진 글에서 아내가 남편을 대놓고 

"자내"라고 부르는 경우는 그동안 발견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응태 처의 편지는 임진왜란 전까지 부부가 모두

자내라는 말을 사용했음을 알려준다.

 

기본적으로 이런 "하소체"는 서로 대등한 관계로 보아야 한다.

이응태 아내의 편지는 그들이 살던 시대에 남녀가 대등한 관계였음을

 시사하는데, 이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조선시대와는 동떨어진 모습이다.

 

400년 전 진실로 서로를 사랑하며 백발이 될 때까지 함께 해로하고자 소망했던

이응태 부부의 육신은 비록 떨어져 있을지언정 그들의 영혼은 지난 세월 동안에도

줄곧 함께였다. 죽음조차 갈라 놓을 수 없던 이응태 부부의 사랑,

긴 어둠의 세월 속에서 이 사랑을 지켜온 것은

아내가 써서 남편의 가슴에 고이 품어 묻어둔

마지막 편지였다.

 

 

원이 아빠의 형이, 동생의 관속에 넣은

형제의 애끓는 사연 

 


"너와 함께 어버이를 모신지가
이제 서른 한 해가 되었구나
이렇게 갑자기 네가 세상을 떠나다니
어찌 이리 급하게 간단 말인가
땅을 치니 그저 망망하기만 하고
하늘에 호소해도 대답이 없다


외롭게 나만 홀로 남겨두고
너는 저 세상으로 가서 누구와 벗할는지
네가 남기고 간 어린 자식은
내가 살아 있으니 보살필 수 있겠지
내 바라는 것은 어서 하늘로 오르는 것
전생 현생 후생의 삼생은 어찌 빠르지 않겠는가
또한 내 바라는 것은 부모님이 만수하시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라네
형이 정신없이 곡하며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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