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나무 소재와 탠저린 오렌지빛 그림을 감각적으로 매치한 이 집은 모던하면서도 편안한 분위기가 매력적이다. 집주인 김인영 씨는 시댁에 살면서 4년 동안 자기 집 개조를 준비했다. 직접 디자인 시안을 잡고, 시공 업체를 선정하고, 패브릭과 소품까지 훌륭하게 매치한 워킹맘의 열정적인 리모델링 스토리.
원하는 스타일대로 개조하는 법 스타일리스트에게 맡기지 않고 자기 스타일대로 인테리어를 해볼 욕심이 있다면 그녀의 방법을 참조해볼 것. 그녀는 개조 공사를 논리적으로 접근했다. 일단,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을 제대로 실현하기 위해 머릿속에 있는 집에 대한 막연한 개념부터 정리한 것. ‘집’ 하면 막연히 떠오르는 단어들을 쭉 적어가며 ‘편안함, 마당, 아이, 나무, 돌, 흙, 브라운, 이불, 리넨’이라는 낱말들을 바탕으로 내추럴이라는 아우트라인을 잡았다. 그리고 틈틈이 잡지, 영화, 호텔 사이트 등 주거 공간이 등장하는 모든 매체를 뒤져 맘에 드는 공간 사진들을 스크랩해 구체적인 스타일을 찾아냈다.
그녀의 집을 고친 오상화 실장은 집주인이 침실, 거실, 주방, 화장실 등 각 공간마다 최소 5~6장씩의 샘플 시안을 내놓아 놀랐다고 한다. 구체적인 사진들 덕분에 집주인과 디자이너 사이의 의사소통이 수월해졌고, 몰딩, 손잡이 등 소소한 디테일까지 집주인이 원하는 대로 시공할 수 있었다. 결국 이런 사전 작업은 공사 중간에 불거질 수 있는 오해나 이것저것 다 맘에 들어 혼란이 오는 상황을 막아 개조 공사가 수월해지도록 돕는 것.
기획 이나래 | 포토그래퍼 김성용 | 레몬트리
호텔에서 힌트 얻은 멀티 플레이스 바느질 좋아하는 아내는 작업실이 있었으면 좋겠고, 음악이 취미인 남편은 AV룸이 필요했다. 아이방도 당연히 필요하고, 거실, 주방, 침실은 살림집의 기본 요소다. 125m2(37평), 방 3개짜리 아파트에서 김인영 씨는 이 모든 공간을 마련했다. 침실이지만 TV, 책상, 티 테이블을 갖춰놓은 호텔 룸에서 힌트를 얻은 것. 그녀의 집 안방에서는 잠도 자고, 책도 읽고, TV도 보고, 한쪽에 앉아 차도 한 잔 할 수 있다. 거실은 음악이 취미인 남편을 위한 AV룸이자 서재, 가족실로 꾸미고, 주방에는 6인용 식탁을 두어 다이닝 룸이자 자신의 작업 코너가 되도록 했다. 다섯 살짜리 딸 민진이 방에는 침대 대신 라텍스 매트리스를 두어 넉넉한 놀이 공간을 확보했다.
기획 이나래 | 포토그래퍼 김성용 | 레몬트리
리빙에 관심 많은 워킹맘 집에 놓인 스타일리시한 화분들은 그녀가 직접 가드닝한 것이고, 안방과 아이방의 세련된 컬러의 침구와 쿠션들도 원단 선택부터 디자인까지 그녀가 결정해 주문 제작한 것이라고 한다. 대화를 할수록 그녀는 여느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만큼 인테리어 관련 지식이 풍부하고, 기자도 처음 들어보는 공법이나 인테리어 브랜드들도 꿰고 있어 놀라웠는데 그간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대단했다.
아이를 둔 맞벌이지만 틈을 내어 몇 년간 퀼트, 가드닝, 요리, 데커레이션 등 리빙 관련 강좌들을 들어왔고, 『엘르 데코레이션』, 『리빙etc』, 『마사 스튜어트 리빙』 등 해외 인테리어 잡지를 정기구독했으며, 영화나 광고를 볼 때도 인테리어가 맘에 들면 되돌리기를 해 캡처를 해두었다. 시댁에 살던 4년 동안 언젠가 자기 집을 멋지게 꾸밀 꿈에 부풀어 앤티크 의자를 사서 가구숍 창고에 보관하고, 해외 사이트까지 뒤져가며 인테리어 소품들을 사서 모아 친정과 동생 집으로 분산해 쟁여두기도 했다.
기획 이나래 | 포토그래퍼 김성용 | 레몬트리
모던하게 풀어낸 풍수 인테리어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모던한 그녀는 엉뚱하게도 은근히 풍수를 믿고, 실제로 가구나 소품을 배치할 때 이를 적용하기도 했다. 거울을 현관 오른쪽에 두느냐 왼쪽에 두느냐에 따라 애정운과 금전운이 달라지기 때문에 신발장을 옮길까도 심각히 고민했다고 털어놓는다. 현관 거울이 지나치게 크면 안 좋기 때문에 아랫부분에 돌과 식물을 두었고, 모서리에는 나쁜 기운이 모이기 때문에 바닥 등과 초로 환하게 밝혔다. 안방 중앙에 침대를 배치한 것도 벽이나 모서리에 닿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이고, 헤드 보드 대신인 선반의 높이를 나지막하게 시공한 것도 풍수적인 측면을 고려한 것이었다. 기자가 감탄했던 거실에 놓인 화초도 잎이 큰 화분이 있으면 좋다기에 둔 것이었다. 평소 고리타분하다고 생각한 풍수 인테리어가 이렇게 모던하게 풀린 것이 정말 신기하고 재미있다.
4년 넘게 취미 삼아 리빙 관련 여러 분야를 섭렵한 그녀가 집을 고치면서 가장 도움이 되었던 샘플로 꼽은 것은 ‘호텔’. 그저 인터넷에 감사할 뿐이라며 자신이 좋아하는 해외 호텔 사이트를 줄줄 읊었는데, 그녀가 꼽는 최고의 호텔 사이트는 세련된 프로방스풍, 내추럴 콘셉트의 샤토 위제 호텔(www.chateau-uzer.com), 갤러리 같은 세인트 마틴스 레인 호텔(www.stmartinslane.com), 빈티지한 첼시 호텔(www.chelseahotel.com) 이렇게 3곳이다. 그녀의 블로그(blog.naver.com/ceint_home)에 가면 리모델링 프로젝트를 위해 열심히 다녔던 해외 브랜드 사이트나 시안을 잡았던 사진 등 방대한 자료를 구경할 수 있다.
기획 이나래 | 포토그래퍼 김성용 | 레몬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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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발장 현관 신발장은 눌러 열도록 디자인해서 마치 벽처럼 깔끔하다. 식탁 뒤 파티션 끝에 자작나무 판을 2장 세워 디자인적인 재미를 주면서 답답한 감을 덜었다. 기획 이나래 | 포토그래퍼 자작나무집 | 레몬트리 | 식탁 그녀의 작업 테이블이기도 한 6인용 식탁 뒤로 자작나무 파티션을 세웠다. 이곳은 앞으로 컬러풀한 그림으로 장식해볼 생각이다. 본래 있던 ㄱ자 주방은 아일랜드 테이블을 시공해 11자로 구조 변경하고, 키큰장을 짜 넣어 수납 문제를 해결했다. 기획 이나래 | 포토그래퍼 김성용 | 레몬트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