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 대개 정부는 환율 상승을 제어하게 된다. 환율 상승을 막기 위해서는 시중에 달러를 풀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외환보유액이 급격하게 감소하게 된다. 이는 곧 환율 방어 성공 가능성에 대한 회의로 이어져 다시 환율이 급등할 것이란 시장 기대가 퍼질 수 있다. 결국 실제 환율이 급등하면 원화로 환산한 외채 부담이 늘게 되고 이는 기업과 은행 수익은 물론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 교역조건 악화는 수출로 인한 이득을 감소시켜 소득(GNI) 증가가 생산(GDP) 증가에 미치지 못하도록 한다. 이는 체감경기를 악화시켜 경제주체 소비심리를 위축시킨다.
계량분석 결과 2005년 기준 20% 가까이 나빠진 현재 교역조건은 1970년대와 1980년대 1ㆍ2차 오일쇼크에 준하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원자재 가격이 크게 하락하지 않는 한 악화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오일쇼크 당시 경상수지 악화에 따른 금융위기로 고초를 겪은 개도국들과 비슷한 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김주형 LG경제연구원장은 "경상수지가 지난해까지 흑자였다 올해 적자로 반전했지만 규모가 점차 줄고 있어 당장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하지만 교역조건의 지속적인 악화는 우리 경제 체력을 떨어뜨려 대외 충격에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 국내신용 경고등 1월부터 빨간불
= 교역조건이 실물 부문 위기를 압축한다면 GDP와 비교한 국내 신용 급증은 금융 부문 위기 가능성을 대변한다. 국내 신용 증가세가 지나쳐 큰 파열음을 내며 거품이 터지면 경기는 급랭한다. 분석 결과 최근 유동성 증가 추세는 외환위기 이전 상황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위기 당시와 비교하면 국내 신용 부문 경고등은 이미 1996년 8월부터 켜졌다. 이후 지속적으로 빨간불이 들어왔고 이는 결국 위기로 이어졌다.
2001년 정보기술(IT) 거품 붕괴, 2003년 카드대란 때도 국내 신용에 경고등은 켜졌고, 부동산 가격 급등 여파로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해지기 시작한 2006년 4분기에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다. 최근 들어 국내 신용에 경고등이 다시 켜지기 시작한 것은 1월부터다. 이때부터 신용팽창이 위험 수준에 다다라 위기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으로 경고등이 지속되는 정도가 상황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경고등 지속기간은 2년이 넘었다. 반면 2000년, 2003년, 2006년에는 경고등이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 점멸하는 데 그쳐 큰 위기로 번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지속기간이 상대적으로 길어 위기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아직 위기 사이렌은 울리지 않았지만 주가지수 등에서 추가로 문제가 불거지면 상황이 심각해질 수 있다.
[공동기획팀=서양원차장 / 박유연 기자/LG경제연구원 신민영 금융연구실장 배민근 선임연구원ㆍ정성태 선임연구원ㆍ최문박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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