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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운 다람살라 시장에서 방에 붙일 헐리우드 배우 포스터를 고르는 티베트 젊은이들.
2004년 여름 티벳 시가체에 머물 때 네팔에서 왔다는 티벳 청년을 만난 적이 있었다. 곱슬머리에 선한 눈매가 인상적이었던 그 청년은 왜 네팔에서 티벳까지 일자리를 찾아 왔느냐는 말에 분통터진다는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당신도 네팔을 가봤다니 알겠죠. 네팔은 내가 땅에 기어다니던 어린 시절이나 지금이나 하나도 변한 게 없어요. 관리들은 뇌물이나 밝히고, 주민들이 어떻게 사는지, 아이들이 교육을 받는지 어떤지 관심도 없죠. 네팔에는 희망이 없어요."
그때 나는 네팔에서 인도로 갈 수도 있는데 왜 티벳로 돈을 벌러 왔냐고 물었더랬다. 바보 같은 질문이었다. 청년의 대답은 거침 없었다. "인도로 가봤자 돈벌이가 안돼요. 여기 중국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어요. 정말 하루가 다르죠. 여기서 여름 동안 돈을 벌어 네팔로 돌아가면 가족들에게 큰 도움이 돼요." 인도와 네팔, 티벳, 중국을 둘러싼 경제적인 역학 관계가 그날처럼 뚜렷하게 다가온 날도 드물었던 것 같다.
세계 경제에 새 전선을 형성하고 있는 인도와 중국, 이른바 친디아. 특히 과거 중국을 견제하면서 티벳의 든든한 방패막이를 자처했던 인도의 변신이 놀랍고, 걱정스럽다. 표면적으론 몰라도 내심 인도도 서서히 티벳 망명정부를 압박하거나 정치적, 경제적 논리에 따라 국측 입장에 동조할 수도 있다는 사인을 여러 경로를 통해 암시하고 있다. 네팔이 카트만두의 달라이 라마 사무실을 폐쇄하면서 일찌감치 중국편으로 들어선 것처럼 인도도 그 전선을 따라갈까? 네루 총리만한 식견과 이해심, 여유를 가진 총리가 다시 등장할 수 있을까? 신흥산업국 사이에 '낀 운명'의 사람들로서, 인도와 중국 사이을 오가며 기회를 엿봐야 하는 티벳인들의 고단함을 두 번 말해 뭣하랴. 안으로는 헐리우드로 대표되는 서구 문명에 빠진 젊은이들을 다독여야 하니 여러 모로 티벳은 슬픈 이름이다.
《나는 그곳에서 사랑을 배웠다》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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