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상실과 남겨진 것에 대한 무게로 세상을 향해 돌아 앉은 한 남자가 있다.. 아니..돌아 앉은 것이 아니라..길을 잃었었고..버려진듯 앉은 그 곳에서 다시 길을 찾아가는 뒷모습이 아름다운 한 중년 남자의 이야기가 있다..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아내의 죽음.. 일상은 혼란속에서 표류하고..남겨진자에게 주어진 것은 아득한 무게의 슬픔과 혼돈.. 아내를 대신하여 남자는 오늘도 학교 앞에서 하루종일 아이를 기다린다.. 상처가 아물어 가는 시간.. 잔잔한 응시로 이별을 극복해 가는 이 사내의 이야기는 매우 특별하고도 아름답기까지 하다.. 이 영화의 주인공 "난니 모레티(Nanni Moretti)"는 선이 굵고도 매우 절제된 섬세한 내면 연기로 다가온다.. 조용하고도 잔잔한 힘과 무심한듯 처연한 연기도 마음을 울린다.. 누군가를 잃는다는 것은..아픔 이전에 극복할 수 없을만큼의 혼란 속에 자리하게 된다는 것이다..그가 없어짐으로 나도 더 이상 예전의 내가 아니다.. 더 나약해지거나, 아니면 더욱 강해져야만하고..그 이별에 대처하는 수많은 결단과 리액션도 필요하다.. 산다는 것 또한 끝없는 기다림이다..사랑하게 되는 시간, 이별 후 상처가 아물어 가는 시간..그리고 새로운 나로 다시 거듭나게 되는 시간.. 슬퍼할 이유도 그리고 살아가야 할 이유도 분명하다.. 그러나 나에게 남겨진 그 모든 것..그것은 슬픔보다 아픔보다 더 깊고 소중한 것임을 이 남자는 잔잔한 눈빛으로 우리에게 가르친다.. 곁에 있어 준다는 것..내가 너를 항상 바라보고 있다는 것. 그리고 너를 너무나도 사랑하고 있다는 것. 그의 슬픔이 아름다운 것은..깊은 눈으로 자신의 슬픔 앞에 묵묵히 자리를 지키려 했던 그 길고도 아름다운 기다림의 자세 때문이리라................................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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