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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을 끄고도 어둠 속에 얼마 동안 형광등 형체 희그므레 남아 있듯이 눈 그치고 길 모퉁이 눈더미가 채 녹지않고 허물어진 추억의 일부처럼 놓여 있듯이, 봄이 와도 잎 피지 않는 나뭇가지 중력(重力)마저 놓치지 않으려는 쓸쓸한 소리 내듯이 나도 죽고 나서 얼마 동안 숨 죽이고 이 세상에 그냥 남아 있을것 같다. 그대 불 꺼지고 연기 한 번 뜬 후 너무 더디게 더디게 가는 봄.
-황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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