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23일 오전 청와대에서 김기남 북한 노동당 비서와 이명박 대통령이 면담에 앞서 악수하는 모습
| | 지난 8월 21일 북한의 김기남 노동당 비서와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참여한 고위급 조문사절단이 특사라는 명칭을 사용하며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조문 헌화차 방한했다. 그리고 22일 돌아가야 하는 일정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대통령 면담을 강력히 요청하면서 하루동안 체류 연장을 하고 23일 이명박 대통령을 면담한 이후 북한으로 돌아갔다.
2박 3일 북한 조문사절단 일정의 행태에 대해 정가에서는 많은 말이 나오고 있다. 북한 조문단의 방한 통보가 공식적이 아니었다는 이유로 정부를 무시한 행동이 아닌가 하는 괘씸성 발언이 난무했고 '사설 조문단'이라는 비아냥 언급도 제기되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입장에서는 북한 조문사절단의 행태를 놓고 비판만 하기에는 답답한 부분이 내재하고 있다.
이는 지난 '8·15 경축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밝혔던 대북 메시지와 맥을 같이하는 내용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비핵·개방·3000'을 골자로 북한의 비핵화가 전제될 경우에 정치·경제적 측면에서 포괄적 선물을 줄 수 있다고 밝히며 남북 경제공동체 실현을 위한 고위급 회의 설치와 경제·교육·재정·인프라·생활향상 등 대북 5대 개발 프로젝트 추진 계획을 공개했던 바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 관련 정책과 메시지 중 고위급 회의 설치 내용은 지난 해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 방문시 제안했던 서울·평양 연락사무소 설치와 의미를 같이 하는 내용이다. 그리고 경축사에서 이 대통령은 "고위급 회의 설치는 민족의 장래를 위해 언제, 어떤 형식으로든 무릎을 맞대고 북한과 대화할 용의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던 것이다.
이 발언은 향후 여건의 변화와 성숙에 따라서 이명박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과 남북 정상회담을 할 수 있음도 의미하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24일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북한 조문사절단과의 면담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일관성있는 대북 정책의 원칙을 강조했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항간에 나도는 남북정상회담을 희망한다는 김정일 위원장의 메시지는 일절 거론된 바 없다고 공식 부인하고 나섰다.
이명박 정부의 일관된 대북정책에 대해 이동관 대변인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도와준다는 것, 인도적 지원은 열린 자세로 한다는 것, 언제 어떤 수준의 대화도 할 수 있으나 과거와 같은 방식은 안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여기서 '과거와 같은 방식은 안된다'라고 하는 부분은 생각하기에 따라서 해석이 분분할 소지가 있는 내용이라 하겠다.
북한 사절단의 면담이후 정부 고위 관계자는 "지금 단계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제안하는 것은 상식에 벗어난다"면서 "1년 반 동안 그렇게 경색국면이었는데 북측도 갑자기 정상회담을 제의하겠느냐. 우물 가서 숭늉 달라는 격"이라고 말하며 북한의 변화된 자세를 폄하했다. 이러한 발상 자체가 정부의 대북정책에 문제가 있음을 의미하는 내용이라 할 수 있다.
얼어붙은 남북관계의 해빙을 위해 이명박 대통령은 화해 메시지를 전달했던 8·15 경축사의 내용을 다시 한번 검토하고 지난 해 4월 방미 당시의 심정으로 돌아가기를 요청한다. 북한 조문단이 어떤 속내를 가지고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였는가 하는 것은 일반 국민들 입장에서는 관심이 없는 내용이다. 오로지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남북관계의 진전과 화해를 위한 행사가 구체적으로 실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대화가 필요하고 궁극에는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이명박 대통령도 김정일 위원장과 남북정상회담을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여기고 있다. 북한 조문사절단의 외교상 결례 행위에 대해 정부의 자존심 문제를 언급하기 보다는 화해와 용서라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지에 따라 정부는 통큰 대화를 북한과 시도하기를 기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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