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역에 고급스러운 중식당이 없었던 점을 고려해 보면(동천홍이 있기는 한데.. 그게.. 좀...) 적절한 위치선택이었습니다만 접근성이 떨어지는 연대동문회관은 핀포인트에서는 삑사리... 아니;; 좀 어긋났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미세촛점이 맞질 않았다고 해야 할... 지하철에서도 멀고 대중교통수단도 좀 그래놔서...
하여튼..
분위기는 3점 중 제일 낫다고 보여집니다.
여기의 주방은 그 개방성이 엄청나죠. 저렇게 잘 보이니 스텝분들은 좀 불편할 수도...^^;;
불질 공력이 뛰어나시더군요. 불맛이 생명인 중국요리의 중요 포인트.
언제 찍은 사진들인지 아시겠죠? 이런 식으로 찍기만 하고 미발표된 식당사진들이 엄청나니 이를 어쩔꼬;;;
이 곳의 와인리스트는 꽤 다양한 편이고 더우기 메뉴판의 음식 마다 거기에 매칭되는 와인들을 써 두는 친절함 까지!!!
잘 튀겨졌지만 고기함량이 적어서 좀 섭섭.
전가복.
양송이가 약간 섞인게 아쉽지만 선도와 맛에서 나쁘지 않습니다.
전가복이라면서 오징어/새끼옥수수통조림/청경채가 주를 이루는 집들이 적잖죠.
물론 자연송이도 계시고..
사천식 가지볶음. 제피(산초)를 넣지 않은 것은 사천식이라는 관점에서 아쉽지만 뭐 한국의 중식당들 중에 넣는 집이 거의 없으니..
삼선짬뽕. 63점이 광동풍이라면 여기는 매운게 주를 이루는 사천풍의 구성입니다.
구수한 닭육수에 얼큰합니다. 재료 푸짐하고 선도도 양호.
국물 떠 먹으라는 국자는 이해가 가는데 자동으로 나온 가위는..
짐작에 면발을 후루룩 빨아 들이다 저 짙은 고춧기름을 옷에 튀기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 짧게 잘라 먹으라는 서비스로 보입니다.
가위를 보니 옛날 생각이 나는군요.
주머니 헐렁하던 학창시절에 친구들이랑 중국집 가서 짜장면 한 그릇 시켜 안주 삼아 소줏잔을 기울이는데... 그럴 때면 자동으로 '아저씨, 면발 가위로 마구 짤라 주세요!!'하고 부탁드렸죠. 잘게잘게 잘라 두면 아무리 열심히 젓가락질을 해도 미끈덩거리는 짧은 면가닥은 양껏 집어지질 않아서 짜장면 한 그릇의 초라한 양이지만 소주 서너병 비울 때 까지 안주로서의 임무를 잘 수행해 주곤 했습니다. 면이 불어도 잘 집히는 잇점도 있죠.
우동을 그렇게 잘라서 안주로 먹을 때는 먹는 속도가 면발 부는 속도에 못미치게 되면 시간이 갈 수록 면의 양이 늘어나는 서프라이즈스러운 시츄에이션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국수가 아닌 푸딩이나 묵을 씹는 듯한 질감이 되죠. 묵채밥스러운 ㅡ..ㅡ;;
육이오 피난시절 식의 아주 오래된 이야기 아닙니다;;
소다/명반을 넣어 과도하게 찔깃거리지를 않아 좋은 면발. 저는 중국집 국수면발이 심하게 쫄깃한 것 싫어합니다. 그럴려면 쫄면을 먹죠.
옷을 입혀 튀겨내는 것을 칠리소스에 살짝 볶아줬는데 튀김옷의 바삭한 질감이 느껴지며 과도하게 들큼시큼하지 않고 마늘,고추,파가 잔뜩 든 칠리소스는 자가제조가 아닌가 싶습니다. 마음에 들었던 요리.
망고조각을 곁들인 것은 좋습니다.
이것들은 구색용.
계절별미 굴튀김 납시오.
잘 어울렸던...
어향소스도 자칫 느끼할 수 있는 튀김에 조화로웠습니다.
이날의 하일라이트 꽈배기 도미찜 (작명이 좀;;;)
광동요리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청증(淸蒸)생선요리는 생선을 통마리로 써야 하기에 함부로 주문할 수 없어 적은 인원일 경우 맛볼 수 없을 뿐더러 그걸 잘 만드는 식당 또한 국내에서 몇 군데 없어 아쉬움이 컸죠.
그런데 큰 도미를 길게 살을 잘아 꽈배기 틀듯 접시에 담은 후 청증을 해냈는데 정식 레시피에 출실하여 본연의 생선청증요리맛을 꽤 구현해 냈습니다. 물론 껍질과 뼈에서 녹아나는 젤라틴 등의 풍성한 맛들이 빠져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죠만 그래도 이 정도로 낼 수 있는 최고수준의 솜씨와 맛을 보여줘서 저를 감동의 구렁도가니탕에 몰아 넣어 자근자근 밟아 주셨습니다;;;
절묘한 시간온도조절로 말캉살캉한 탄력과 육즙이 살아있는...
청증요리를 잘 모르는 분들에게는 그저그런 맛일 수도 있지만 저 같이 즐기는 분들이라면 분명 만족스러우실 것이라는데 870원을 걸겠습니다.
그냥 먹기 보다는 국물과 건더기를 밥에 얹은 후 두반장 까지 첨가하여 비벼 먹는게 청증생선요리의 표준취식법이지만 여기서는 간단히 그냥 먹습니다. 육즙이 녹아 난 국물을 소스 처럼 살점에 작셔서 먹어 주는 것은 기본사항.
국물은 버리지 말고 이어 나올 볶음밥에 비벼 먹어주면 더욱 좋죠. 물론 마무리 식사 메뉴로 선택할 경우.
이게 또 저를 감동시킵니다. 근래에 먹어 본 최고 수준의 볶음밥 실력. 고르게 코팅된 계란에다가 밥알이 깨지지 않고 살아 있으며 과도하지 않은 적당한 불맛이라니;;;
계절별미 굴탕면.
과도하게 찔깃하지 않아 좋은 면발.
신선한 재료로 나쁘지 않습니다만
마늘의 과다사용으로 굴 특유의 향기도 사라지게 만든 점이 좀 아쉽습니다.
마늘 사용량만 줄인다면 절정의 맛이 나오지 않겠는가 생각합니다. 화학조미료의 사용량도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죠. 그러고 보니 앞서의 요리들 소스에서도 다량의 마늘 사용량이 감지된 것으로 봐서 쉐프께서 마늘을 사랑하시는 경향이..
다시 보고 또 봐도 매우 사랑스러운 볶음밥. 살짝 비치는 불질의 흔적들과 절묘한 계란코팅이 매혹적이지 않습니까?
지금 당장 누군가 ' 이 세상 제일의 볶음밥은 어느 집 것이냐?'고 물어오면 이 감흥 때문에 '63의 티원 것이요'하고 대답할 것 같습니다^^;;
나쁘지 않은 장.
중국 특유의 향신료 맛/향이 스쳐서 저로서는 반가운 계란탕. 홍콩의 어느 식당에 앉은 느낌입니다.
후식으로는 63 식당들의 전통에 따라 어김없이 제공되는 감. 완전히 녹여서 내어 떠 먹기가 좀 불편합니다만..
63의 푸드코트는 한 번도 이용을 못해봐서 상태 파악이 안됩니다.
티원 간판을 달고는 있지만 직원들은 63소속이고 백리향과의 교류도 활발하답니다.
평해 볼까요.
Good : 티원의 탄탄한 기본기가 백리향의 깊이를 만나 이뤄낸 아름다운 작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즐기기. Bad : 구태여 꼽자면 취향에 따라 마늘 사용량이 부담스러울 수도. Don't miss : '이 것이 볶음밥이다'를 꼭 느껴 보자. Me? : 내 돈으로 여의도에서 중국음식 사 먹을 일 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