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블로그 중국음식 관련 게시물에 [삼각지의 명화원]이라는 업소가 자주 등장합니다. 이미 널리 알려진 명소이지만 모르는 분들을 위해 그 집 소개를 해드리죠.
삼각지 로타리 전쟁기념관쪽 큰길가에 있습니다.
요즈음은 워낙 이름이 널리 알려져놔서 언제나 긴 줄이 서 있고 가게 앞에 대기자를 위한 바람막이도 설치되어 있지만 예전에는 이랬었죠.
2002년 2월.
꽤 작습니다. 그래도 회전이 빠르다 보니 오래 기다리지는 않지만 바쁜 시간에 술잔을 기울이고 있으면 눈치 좀 보입니다.
이 집의 독특한 점 하나가 건너편에 보이는 대형 냉장고에 휘갈겨 써 둔 주문표시들인데 손으로 그냥 쓱쓱 지우시죠;; 그 손으로 음식그릇 나르고..
분위기며 청결도며 서비스며 어느 하나 돋보이는 것 없는 그냥 평범한 모습의 중국집입니다만 수십년의 오랜 기간 많은 단골을 거느리게 만들어 준 원인은 바로 맛입니다.
명반과 소다를 잔뜩 넣어 누렇고 딱딱한 요즈음 중국집 탕수육과는 달리 폭신하고 쫄깃한 튀김옷에다가 시큼하지 않은 소스의 옛날식 탕수육을 맛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찔깃딱딱한 요즈음 탕수육만을 먹어 본 현세대들에게는 충격적인 경험이었죠. 옛날 분들께는 향수어린 맛이었고.. 그래서 분위기와 양에 비해 낮자 않은 가격이었음에도 먼 거리를 마다 않고 자주 찾아가서 먹어 줬었습니다.
이 집의 고기만두 맛도 일품이었죠. 무우말랭이나 잔뜩 넣어 만드는 요즈음의 분식집만두들과는 달리 고기와 부추로만 만들어 고소하며 육즙이 느껴지는 황홀한 옛날맛.
짬뽕도 엣날 그대로여놔서 채 썬 돼지고기가 든 불맛 나는 구수한 국물을 벌컥벌컥 들이키고 나면 겨울의 추위도 여름의 더위도 단번에 물리칠 수 있었죠.
짬뽕국물을 숫가락으로 떠 먹는 것은 잘못된 취식법이라고 봅니다. 한국인의 국물음식들은 혀위에서 굴리는 맛이 아니라 목 넘김에 묘미가 있죠. 물냉면 국물을 숫가락으로 뜨면, 막걸리를 빨대로 마시면 어떻겠습니까. 칼칼하고 구수한 맛의 짬뽕국물을 목으로 잔뜩 흘려 넘길 때의 자극적인 목 넘김은 예술 그자체죠. 숫가락으로 깨작거리는 행위에서는 절대로 느낄 수 없는..
소위 식도락가니 하는 분들이 목 넘김을 즐기는 국물음식을 찔끔 떠 먹어 본 후 맛이 있네없네 평가하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봅니다. 그것은 맛을 분석하는 방식이지 맛을 느끼는 방식이 아니거든요. 분석하려면 더 정확한 기계의 힘을 빌리지 왜 부정확한 사람 혀를 사용할까요. 맛은 염도가 몇프로 당도가 몇프로 하는 수치로 측정되는게 아닌, 행위와 방식과 분위기에 기분 까지 더해지는 복합적인 종합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생맥주와 짬뽕국물은 좀 벌컥이고 나서 평을 해야 합니다.
아.. 명화원 이야기 하다가 말고;;;
지금은 팔지 않는 왕만두도 황홀했었죠.
동절기에만 만들었는데 잔뜩 사다가 냉동실에 얼려 두고는 밤 늦게 출출할 때 하나 꺼내서 데워 먹으면 길고 지루한 겨울밤에 남 부러울 것 없었습니다. 가히 국내 최고의 중국식 왕만두라고 할 수 있었죠. 청키하게 든 표고버섯, 새우,고기,양파 등에 구수한 양념... ㅠ..ㅠ
이 집 맛의 절정은 창업주인 할아버지가 불판을 잡으실 때 였습니다. 탕수육의 상태는 국내 최정상급 중 하나로서 손색이 없었는데 아드님이 함께 일하게 되며 누가 만드느냐에 따라 질이 오락가락 해놔서는 주문 후 꽤나 조마조마 했었습니다.;;; 그러다 할아버님이 건강이 나빠 지시면서 일 하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일손이 달리다 보니 왕만두도 않게 되다 할아버님의 완전은퇴로 명화원 맛이 급격히 변하게 됩니다. 고기만두와 짬뽕은 그럭저럭 예전 맛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았지만 탕수육은 절정기 수준을 기대키 힘들게 되었죠.
그래도 그 정도라도 하는 중국집들이 거의 없었기에 가끔 찾아가 먹곤 했었지만 슬슬 양도 줄어들고 맛도 더욱 하락하고 인터넷에소 소문을 듣고 찾아드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늘며 줄 서기가 더 길어져서는 잘 가지지 않았습니다. 예전 보다 못한 맛인데 더 오래 기다려야 한다는게 불만이었죠.
그러다 건강상의 문제로 아드님 마저 일을 않게 되자 주문과 서빙만 하던 며느님이 주방에 들어가 음식을 만드는 상황에 까지 이르게 됩니다;;; 주방 종업원도 고용해서... 이러니 근래에 처음 찾아가 본 분들이야 예전의 맛을 모르기에 그냥저냥 만족하실 수가 있을지는 몰라도 옛맛을 아는 사람들로서는 더 이상 갈 가치가 없어진 것이죠.
지금도 인터넷에 떠도는 예전의 추천글을 보고서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이 집 앞에 긴 줄을 섭니다.
[부자가 망해도 삼년은 간다]는 옛 속담에 빗대어 현대판 속담 하나 생깁니다. [맛집이 변해도 인터넷에 돌아 다니는 스크랩/펌글 때문에 삼년은 간다]
이상은 절정기를 기억하는 옛 단골의 입장에서 늘어 놓은 푸념이고 근래에 새로 찾아가는 분들은 저와는 다른 소감일겁니다.
할아버지가 불판 잡으실 때는 요리도 잘 만들어 주셨는데 지금은 그냥 식사와 탕수육만 합니다.
2002년에 맛 본 부추잡채. 한국부추가 아닌 향이 강하고 굵은 호부추로 만들고 불맛이 있어 아주 맛있었습니다.
호부추는 동절기에만 나니 이제 슬슬 시즌이 다가오고 있죠. 한국인이 운영하는 중국집에서는 쓰질 않고 화교운영 역사 오래 된 중국집에 겨울날 찾아 가서 호부추가 들어 왔냐고 물어 보고 있다고 하면 물기 적게 고소하게 볶아 달라고 하면 고량주 안주로 아주 왔다입니다. 가끔은 돼지고기가 아닌 개불을 넣는 집이 있는데 그것도 별미죠. 개불은 중국사람들도 잘 먹습니다. 산동지방의 해물식당에 가면 흔하게 만날 수 있습니다.
아.. 사진으로나 그리움을 달랠 예전의 황홀했던 이집 짬뽕;;;
군만두도 좋습니다만 찐만두 보다는 약한 편.
셋 이상 가면 찐만두+군만두+탕수육+짬뽕으로 가격대비 최강의 식사가 가능했었던;;;
이제는 군만두는 않고 찐만두만 한답니다. 그 찐만두도 맛은 예전과 같지 않고..
요즈음 세대들은 탕수육 튀김옷 색이 누런줄 알죠. 명반/소다를 넣어 그렇게 된 것인데 국수면발도 그래서 누렇습니다.
옛날식은 넣지 않아 면발이던 튀김옷이던 누렇지 않고 와사삭폭신쫄깃하죠. 사진만으로도 그 폭신와사삭함이 느껴지잖습니까? 소스에 캐첩이라 던가 과일통조림을 넣지 않아 시큼하지도 않고..
저렴한 가격에 매우 푸짐하게 나오는 이 집 류산슬도 훌륭했었죠.
짠뽕의 첨가물은 좀 오락가락했습니다. 조갯살이 많이 들기도 하고 아닐 때도 있고.. 그러나 돼지고기 첨가와 불질로 기본적인 구수함은 언제나 변함 없었죠.
이 아래로는 2004년 말 쯤 될겁니다. 그 맛이 본격적으로 변하기 시작하던 무렵.
탕수육이 이런 식으로 나오기도 해 많이 황당했었죠. 튀김 부스러기만 모아 한 접시 만든 것 같은;;
단 한 번 주문해 봤던 삼선짬뽕.
그런데 항상 불만인 것이 위생문제였습니다.
실내에 있던 화장실에서 풍겨 나오던 아름답지 못한 향기와 주방 앞 대형 냉장고 문짝에 휘갈겨 둔 마커펜 글씨를 손으로 슥슥 지우고는 그 손가락을 짬뽕 국물에 푹 담군 상태로 그릇을 내 오던 주인아주머니;;;; 음식맛도 변하고 그 집 음식 먹고 탈 난 사람이 주위에 생겨나는 것을 보고는 4년 전 부터 발을 끊고 지내왔습니다. 그냥 제 추억 속 맛집으로 남겨 두기로 하고...
그런데...
이 게시물 완성을 목전에 두고 연락이 왔습니다. 지금 KBS 좋은나라운동본부에 명화원이 등장하고 계시다는;;;
이 무슨 극적인 우연 내지는 엄청난 악연 내지는 희한한 반전이라는 말씀입니까;;;
물론 제 게시물들에는 가끔 의외의 강한 반전이 도사리고 있는게 특징이기는 합니다만;;;
다시 말씀 드리지만 명화원의 TV출연 소식을 듣고 만든 게시물이 아니었습니다. 위 까지 게시물을 만들고 아래는 추가로 붙이는 것입니다;;;
가게 모습이 이 게시물의 첫번째 사진과 같죠.
갈 일이 없는 곳이었는데 더 갈 일이 없어 졌습니다. 예전에도 비위생 상태는 짐작하고 있었지만 그냥 짐작만 하는 것과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은 차이가 있으니;;;
10년 단골관계를 확실히 청산해 드립니다.
명화원에 얽힌 사연.
1. 원래는 뒷골목에 있었으나 도로가 확장되면서 앞줄이 다 헐려 버려 졸지에 큰길가에 자리잡은게 되어 버린.
2. 가게가 원래는 두 배 크기였는데 도로 확장시 앞부분이 잘라져 헐려서는 현재의 좁은 크기로.
3. 이사 생각 없다 함. 여기서 끝나면 장사를 더 이상 않을 생각이라 다른 곳으로의 확장이전은 전혀 계획이 없다고.
시내 나가다가 늘 보이는 집이어서 볼때 마다 신랑한테 가자고 졸랐는데 동네 중국집과 별다를 것 없다면서 한사코 안 데려가더라구요.. 다 이유가 있었던듯..
길게 선 줄을 보며 언젠가 저 줄에 서고 말리라 했는데 대신 친정엄마가 해주시는 와사삭 폭신한 탕수육이나 얻어먹으러 가야겠습니다. 아쉽네요..
음 그랬었군요, 별것도 아닌집이 유명하다는 이유로 줄 서있고 4시에 문닫아도 왜 그런가 했는데, 그런 뒷이야기가 있었군요. 역시 음식점은 대를 이을수로 나빠지는 곳이 많아 안타깝던데 여기도 그런 집이였군요. 우리도 대를 이어서 그렇게 번성하는 가게를 많이 볼수 있게 사람들 인식이 많이 개선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는 건 쥐가 출현하고 있다는 얘기가 아닐까요? 명화원은 옛날에 꽤 다녔었는데 영업시간이 너무 빡빡해져 이제는 가 볼 기회가 없습니다. 엊그제 가서 먹은 후배 얘기 들으니 짬봉국물이 너무 멀겋고 싱거워 실망했다는군요. 벽 도색도 새로하고 테아블하고 의자도 다 바꾸었다는데 TV에서 지적받아 그랬나 봅니다... 아무튼 예날만 못한건 확실합니다.
이런 집들은 한국 사회에서는 버러지지~ 버러지~
한미천 잡았으니 이제 떠날때가 되었겠지...
하지만 털어봐야지~ 각종 세금포탈에~ 게으른 소~돼지 인생들에게 손님이 저렇게 많았으니... 얼마나 힘들었겠어~
한국민들의 건강상태는 어떻게 되든말든 지네들만 한미천 잡아보겠다고...
그럼 이제 지금까지 않한 세금도 내고~ 죄값을 치러봐야지~!
뭐~ 어이가 없어서~ 이제 이곳에서 할 수 없게 되면 더이상 장사안한다고~ 벌금 잔득 내고~ 다시는 하고싶어도 요식업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이마에 각인을 찍어줬음 속이 후련하겠다...
이어서) 이제 명화원이 그냥 단순한 중국음식점이지 맛을 지키는 음식점은 아닙니다. 그리고 앞으로 식당 해서 돈 벌고 싶으면, 청결해야 합니다!~ 일본이 예를 두는 것은 참 답답한 얘기이나, 일본의 경우 동경에도 낡은 식당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더려운 식당은 찾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내부는 항상 청결하게 유지하며, 허름한 식당에서도 , 편안하게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는 것이죠!~
안녕하세요? 건다운님 항상 블로그 잘 보고 있습니다. 예전에 Blas란 닉으로 가끔 뵙던 사람입니다. 그나저나 명화원이 저렇게 망가지다니 충격이네요..(저도 4-5년 전에 발길을 끊었지만요) 전 요즘엔 명동 일품향만 가끔 간답니다. 웬만하면 그냥 집에서 먹는 것이 속 편한 요즘이라서..
2001년인가 쯤에 한 번 가보았는데, 맛은 뭐 그럭저럭이었지만 불결한 위생상태를 확인하고 다시는 안갔는데 결국 이렇게 되는 군요. 식당은 맛 이전에 위생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그나저나 건다운님 hall of shame 좀 자주 올려주세요. 근데 해당 글을 올리게 되면 안좋은 경험을 하시는 된다는 말이니 무리한 부탁인가요....^^;
레드포드님/hnhhnhh님/감사합니다.^^
aleaves02님/말씀은 감사하지만 제가 언제 중국을 간다고 한 적이 있었나요?
myonnie님/여기서도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피너츠갱님/가급적 Hall of Shame에 올려지는 업소가 적을 수록 좋은 것이겠죠.^^
corbat76님/yadda님/저에게 최고의 탕수육은 회현동 야래향의 것인데 안타깝게도 기복이 심해놔서 누구에게나 마음 놓고 추천할 수는 없습니다. 동부이촌동점은 형님이 하시는데 회현동 보다는 좀 약하죠. 그래도 수준급임은 분명합니다.
말티즈님/순수 국내창작품은 아니고 일본의 화교중국식당에서 개발된 메뉴가 한국으로 들어와서 매운맛이 추가된 것입니다. 짬뽕이라는 이름 자체도 일본에서 왔고..
제 블로그에서 여러 번 소개 된 [나가사끼 짬뽕]이라는게 한국 짬뽕의 원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나가사끼짬뽕은 아직도 돼지고기를 넣고 있어서 국물이 구수하지만 한국은 대부분 해물로만 만들어 국물맛이 얕아졌죠.
나가사끼짬뽕은 재료를 볶고 국물을 더해 만들어 불맛이 나지만 한국 대부분의 짬뽕은 재료를 끓여 국물을 만들기에 불맛이 사라졌고..
명화원 음식이야 저 정도는 예상하고 먹은 거라 그리 놀랍지는 않지만.....
참 아쉬워요. 이 집 짬뽕을 처음 접했을 때, 정말 이런 국물 맛을 다시 맛 볼 수 있구나하는 생각에 아주 기뻐했죠.
그리고 자주 찾아갔었는데. 갈 때마다 짬뽕 맛이 틀렸어요. 할아버지께서 아드님에게 물려주신 다음에 주말에만 일을 하신다는 얘기를 듣고 주말에만 가기도 했고요.
어느 순간 그 많은 메뉴들이 사라지고 탕수육, 짬뽕, 짜장, 만두만 하게 된 순간부터 음식 퀄리티가 하향평준화됐었죠. 그리고 올 여름에 갔을 때.. 이제는 뜨문뜨문으로라도 맛보던 예전의 맛을 더 이상은 볼 순 없겠다는 생각에 맘속에서 살짝 지웠는데..... 그때만해도 아주머니께서 자기네도 가계를 넓히고 싶은데 예정된 재개발이 자꾸 늦춰져서 자기네도 어쩔 수 없다고 하던 말이 기억나는군요.
암튼 아쉬워요. 명화원.
아...98년도에 국방부에서 군생활을 했었죠...이집 짜장면 먹는 날은 아침이 너무나 행복했었는데..이 집 근처에 경남집이라는 순대집도 너무나 맛있었고, 국방부 서문앞 소머리 국밥집도 많은 군인들이 찾아가서 먹었습니다..아직도들 영업들 하시려는지....군시절이 새록새록 생각나게 하네요...
옛날 부산의 어느 중국집이 생각납니다. 그 중국집은 크기도 무척 작은데 주방 바로 옆이 오줌을 누는 곳이 있었고 손님들이 음식 먹다가 오줌이 마렵거나 대변을 보려면 주방이 훤히 내다보이는 그 더럽고 구역질 나고 지린내가 풀풀나는 화장실로 가야했어요. 솔직히 그 오줌 누는 곳에서 대략 눈으로 50센티 떨어진 곳에 단무지가 썰어지기 전 무우 형태로 더러운 개밥그릇 비슷한 곳에 담겨져 있었고 바로 그 옆에는 각종 음식쓰레기들이 있었는데 때는 여름이라 벌써 그 주변에 접근하자말자 굵은 똥파리들이 윙윙 거렸어요. 그 냄새는 음식냄새와 어우러져 아주 혼이났었죠. 그런데, 음식점안은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사람들은 그 시커먼 짜장면을 훌훌 맛나게 먹고 있었으니까요. 그 중국집은 다시는 가지 않았습니다. 가면 바로 토나올 것 같았기 때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