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현지의 음식들 보다 타격력이 약한 한국식 중국음식을 먹으려면 이런 것의 도움이 필요하기도 하죠.
굴 소스의 전복해삼.
전복의 질이 좋고 큰 것을 사용해서 꽤 두툼합니다.
파인에플을 곁들인 크림소스새우.
여성/아동 메뉴라고 봐야겠죠. 개인적으로 파인에플은 따로 과일로서 그냥 먹으면 좋아도 음식에 들어간 것은 별로 좋아하질 않습니다. 제일 싫어하는게 탕수육 소스에 든 넘들이죠. 채소로 치면 당근으로 봐야 하나요. 단독으로는 좋은 재료지만 다른 채소류와 섞이면 거슬리는 것 처럼..
파인에플로 금붕어를 형상화한 듯 합니다.
뭐 제 취향이 그렇다는 것이지 일반적으로는 좋아하실만한 메뉴라고 봅니다. 튀김옷은 바삭함 보다는 떡스러운 쫄깃함이 강하군요.
메인 메뉴인 중국식 소고기 스테이크.
새콤달콤한 소스는 앞서의 파인에플 새우와 풍미에서 좀 중복되는 감이 있습니다.
생긴 것은 미디엄과 미디엄 레어 중간 쯤인데 실제로는 웰던.
소고기를 유난히 좋아하는 한국인과 서양인들 취향에 맞추느라 생겨난 현대적 요리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중국인들은 소고기를 즐기지 않으니 스테이크로 까지 만들어 먹지를 잘 않죠. 돼지를 즐겨서이기도 하고 중국의 소들이 비육우 보다는 물소 계열의 일소라서 맛이 많이 떨어집니다. 마블링 따위는 없고 질긴.. 그러기에 중국에 가서 스테이크는 가급적 시켜 먹지 않는게 좋습니다. 외국인들이나 찾는 메뉴다 보니 가격도 쓸데없이 높게 정해졌을 뿐더러 맛도 우리식 기준으로는 많이 떨어지니..
광동 딤섬의 대표주자 중 하나인 하가우도 등장. 맛은 뭐.. 그냥저냥..
마무리 식사는 여느 식당들 처럼 짜장/짬뽕/기스면 중 택일입니다. 그 중 짬뽕.
온도가 낮은 것을 빼면 솜씨가 있습니다. 재료도 신선하며 불맛도 느껴지고 국물도 깊이를 논할 수준이로군요. 온도만 맞았으면 아주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많이 들었습니다.
면발도 명반을 마구 넣어 찔깃한 시중의 것들 보다는 탄력도가 다소 떨어지지만 먹을만 합니다. 저는 양자택일을 하라면 화학약품 덜 섭취하는 대신 탄력을 포기하겠습니다.
불맛이 살아 있는 훌륭한 솜씨의 볶음밥.
밥알이 깨지지 않고 계란이 코팅되듯 고르 퍼져 있으며 고소한 불맛이 살아 있고 간도 적당합니다.
중국음식은 불의 기술인데 사실 국내 중식당들은 그런 면에서는 참으로 아쉬운 면이 많습니다. 그 기본기를 잘 보여주는게 볶음밥이라서 실력을 가늠해 볼 수 있죠.
이런 좋은 솜씨가 다른 요리들에는 고루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업소측 보다는 손님측에 더 큰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한국인들의 취향은 기름을 쓰는 것에 유전자적 두려움을 갖기라도 한 듯 '담백함'과 '날날함'을 강조하다 보니 기름과 불질의 미학인 중국음식마저도 그 숨을 죽이고 말게 됩니다. 기운 빠진 중국음식을 먹고 있다는 말씀이죠. 그런 취향의 손님들을 상대로 하는 장사이다 보니 기본실력 발휘는 이런 볶음밥 정도에서나 발휘되고 마는.. 아까의 짬뽕 국물이 좋은 이유도 충분히 달궈진 웍에다가 재료를 잘 볶고 육수를 부어서 그렇게 된 것입니다. 역시나 불힘의 덕을 잘 본 덕이죠.
간짜장과 짜장의 중간 형태인 짜장소스. 전분을 풀어넣지 않았으면 더 맛났겠습니다만 역시나 손님들의 취향을 맞출 수 밖에는 없었을 겁니다.
볶음밥에 따라 나오는 국물.
얼린 홍시를 바로 사용하는 차가운 시미로.
디저트로 얼린 홍시를 즐겨 쓰는 63 식당가의 전통이 여기서도 잘 살아 있습니다.^^
올라온 김에 야경 몇 장 찍고 떠납니다. 삼각대 없이 시도하다 보니 결과물은 볼 품 없지만..
63 백리향의 맛과는 좀 다른 것 같아 물어 보니 나름의 고충이 있더군요. 주택가 중심에서 영업을 하기에 고객들이 가족외식 중심이 많아 좀 더 대중적인 맛과 조리를 원하기에 그에 맞추다 보니 원래의 기술을 100% 발휘치 못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짐작이 갑니다. 식당은 입지에 따라 그 성격이 달라지게 됩니다. 분당 평양면옥을 안양 주택가나 일산 라페스타 같은 곳에 냈다고 치면 그 결과는 전혀 다르게 나왔겠죠. 맛이 없다고, 이 것도 냉면이라고 만드냐며 화를 내는 손님들이 대다수이기에 새콤달콤하게 일반 물냉면 처럼 맛을 조정하던가 아니면 폐업을 했어야만 했었겠지만 분당이었기에 잘 살아 남아 그 명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봅니다. 그란구스또나 동부이촌동 기꾸도 화양리.신천.연대앞 등에 오픈했다면 버텨내질 못했겠죠. 신길동 막내회센타도 여의도 금융가의 넥타이부대라는 든든한 후원세력이 있어 줬기에 오늘날이 있을 수 있습니다.
백리향 신대방점도 결국 지역적 한계성이라는 큰 암초에 갖친 모양새가 되어 좀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이 일대에서 분위기 있는 중국식당에서의 식사가 필요한 경우 우선적으로 고려될만한 곳이라고 봅니다. 일대의 교통사정이 좋치 않아라 부근에 가서 정체에 걸릴 우려가 크니 방문시 유의 하시기를..
ㅋㅋㅋ 제가 자주 다니는 다른분 블로그에도 비슷한 시기에 백리향 방문기가 있어서.. 첫페이지 사진이 두곳다 비슷해서
혹시 하고 화면 두개 켜놓고 비교 해봤다는.. 메뉴가 약간 다르더라구요. ㅋㅋ 알알이 맛이 밴 고슬고슬 볶음밥은 쉬이 접하기가 쉽지가 않지요.. 중국음식은 어릴적 짜장면과 탕수육의 추억때문에 그런지.. 중국집 이야기는 정감이 가는 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