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4가 광장시장 맞은편 골목안에 자리잡고 50년 가까이 장사해 오고 있는 함흥냉면집입니다. 단골들은 간단히 [곰보냉면]이라고 부르죠.
서울의 함흥냉면집들을 대표하는 곳으로서의 과거 명성과는 달리 많은 경쟁업소의 등장에다가 입맛/취향의 변화 탓에 예전만 못한 인기에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합니다.
주인분(예전)의 안면 피부상태에서 유래한 상호라는 것은 짐작이 가실 것이고..
어수선한 골목길에 비해 실내는 넓고 깔끔합니다.
한 겨울의 이른 점심시간이라 한산한..
냉면만 먹기 아쉽다는 의견에 따라 불고기도 주문했죠. 깔리는 찬은 좀 성의 없는..
완전 옛날식(전통식이라는게 아니라 칠팔십년대식) 불고기입니다.
고기 익혀 먹고 국물에 밥 비벼 먹는 칠팔십년대식 달달한 불고기.
비빔냉면 전문점에 와서도 물냉면 찾는 분이 있죠. 짬뽕 잘한다는 집 찾아 가서도 볶음밥 먹겠다는 일행 하나 쯤은 있듯.. 그런 강한 자기주장이 바다를 건너면 외국여행 이박삼일 짜리 가는데도 김이며 고추장에 햇반 신라면 싸 가고 한국식당 데려다 달라 떼 쓰는 행동으로 아름답게 승화되는..
슬쩍 맛 본 소감은 평양냉면 매니아라면 일부러 먹을 필요는 없는 수준.
여느 전문점들에 비해서 질긴 편인 면발에 단맛이 강합니다.
뭐 그런 것도 각자의 개성이기에 가끔 찾아가기 나쁘지 않았는데 몇년 전에 갔을 때 백설탕을 고명 마냥 짠뜩 뿌려와서는 서걱서걱 씹히는 치감과 과도한 당도가 거슬려서 이후로 발을 끊고 말았습니다.
주방 식구들이 사보타지 중이라서 그때 잠깐만의 경우였는지 아니면 그렇게 설탕을 마구 덧뿌리는 것으로 조리방침이 바뀌었는지는 몰라도 제가 원래 부터 함흥냉면의 매니아가 아니었을 뿐더러 그리 유쾌하지 않은 경험을 겪고 나서 일부러 다시 찾아 가고 싶어지지가 않더라구요.
일반 공산품과는 달리 음식이라는게 기분에 따라 그 느낌이 참 많이 달라지죠. 그 만큼 장사하기가 까다로운 것이기도 하고...
시중의 잘 한다는 함흥냉면집들을 대충 다 다녀본 소감이 정리가 되고 나니 이제는 명동 함흥냉면 말고는 제 자의로 일부러 비빔냉면을 먹으러 찾아 갈 곳이 없게 되었습니다. 제가 비빔냉면 매니아였다면야 호기심과 끌림에 이리저리 계속 기웃거리며 다니고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도 아니기에.. 물론 타의에 의해서는 이집저집 가 보게 됩니다만..
함흥냉면집은 바로 옆에 있는 옛날집이 최고죠..^^, = 이곳도 원조집으로 불리는 곳입니다.
부모님 고향이 함경도 분들이시라 국민학교 가기전부터 어머님 손잡고 갔던 그곳에 맛은 흉내 낼수가 없죠.
비빔 냉면이 아닌 회냉면을 주로 먹었던 기억이 많네요.
자식을 데리고 찿아가서는 "너희 할머니, 할아버지도 자주 오시던 곳이란다" 하면서 먹곤 하죠.^^
3대가 찿아가서 먹는곳이다 보니,,,,
물냉면은 글쎄요, 일부러 사먹은 기억이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