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리그 냉면이라 함은 정통 평양냉면이나 함흥냉면이 아닌, 남한에서 독자적으로 탄생한(물론 북측 냉면의 변형이지 완전한 창작물이라는 뜻은 아니죠) 냉면류를 지칭하는 용어입니다(공인된 바는 없고 그냥 제가 쓰는...^^;;) 비슷한 용어로 '고깃집 냉면' 혹은 '분식집 냉면'이 있겠죠. 공통점이라면 대부분의 업소가 공장제 쫄깃한 면발에 단맛/신맛/조미료스러움이 강조된 자극적인 국물맛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
서울은 창신동과 강동구/송파구 쪽에 유명업소들이 몰려 있고 인천은 화평동에 소위 세숫대야냉면이라 불리우는 '맛 보다는 양으로 승부'스타일의 업소들이 방송덕에 유명해지며 한때는 이십여곳 까지 늘었다가 거품이 꺼지며 현재는 댓곳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죠.
각자의 취향차이겠습니다만 저는 이런 류의 냉면은 고깃집 후식으로나 모를까 일부러 찾아가서 먹어 줄 만큼은 아니라고 여기기에 잘 가질 않습니다.
깃대봉냉면집도 예전 이사오긴 전의 위치에 있을 때 소문 듣고 갔다가 투덜거리며 걸어 내려온 뒤로는 갈 생각이 없었습니다만 아래 게시물에 소개 된 묵밥집에 들린 김에 보상심리로 충동적으로 가 보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돈 엄청 버셨죠. 덕분에 번듯한 곳으로 옮기고..
프렌차이즈인지 뭔지 몰라도 분점도 생겨나는 듯 합니다.
손님 많습니다. 연령대도 다양하게..
휴일에는 가족끼리 온 팀이 다수를 차지.
그런데 마이너리그 냉면의 매력 중 하나가 가격이죠. 많이 올랐습니다.
매운 맛에 도전해 보기로 했습니다.
평범하기 그지 없는 육수.
나왔습니다. 비빔냉면이지만 국물이 흥건. 깨의 초강력수퍼압박;;;
이런 냉면은 깨맛에 드신다는 분들이라면 몰라도 저는 깨 마구 뿌리는 음식 싫어합니다;;; 통깨면 수저로 걷어 내가며 먹는데 이집 것은 그도 힘든..
따근한 육수가 주전자로 제공되면서도 고깃점 하나 얹히지 않고 메뉴에 수육도 없습니다. 그럼, 육수의 고기맛/향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짐작이 가죠. 설마 육수 내고 나온 고깃덩이를 죄 내다 버리거나 개밥으로 쓰거나 식구들이 매일 식사때 소비하시는 것은 아니겠죠.
고깃덩이를 쓰지 않고도 고기맛/향을 내는 방법은 예상 외로 간단합니다.
이 집 매움의 정체는.. 제 입에는 수입산 캡사이신액으로 짐작됩니다. 우리나라 고춧가루에서 나는 알싸한 매움이 아닌 액상기름의 격한 통증스러운 매움.
전분면발이 푸짐하게 들었습니다. 앞서 묵밥집을 들렸다 와서 그렇게 느껴졌을 수도.
캡사이신액(추정)에 말아 먹는 국수라.. 자칫 사래 들려 기도로 매운 국물이 약간이라도 흘러들게 되면 아주 심각한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을겁니다.
온도는 잘 맞췄더군요. 얼음 끼지 않았는데도 그릇이며 음식이며 충분히 차가웠습니다.
일행에게 묵밥집에서 먹었던 욕을 여기서 약 17.23배 더 먹었습니다 ㅠ..ㅠ
정겹게 나눠 드시던 분들.
마이너리그 냉면집에 와서 제가 마이너리티가 되었습니다. 저 많은 분들은 맛나게 잘 드시고 계시는데 왜 저는 불행한 입맛을 타고나서 정 붙이지 못한다는 말입니까. 저도 남들 처럼 이집 냉면 와구와구 잘 먹는 그런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싶어집니다.. 진심으로...
이 집 단골분들을 욕한 것 아닙니다. 제 자신을 욕한 것이지.. 맛에 적응 못하는 것이나 평소의 신념을 저버리고 찾아간 것이나... ㅠ..ㅠ
하여튼 제 입맛에 그렇다는 이야기죠. 상당히 많은 분들로 부터 사랑받고 있는 유명 냉면집입니다. 애호층이 두터워서 계속 번창함에 문제 없을겁니다.
상호인 [깃대봉]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다들 잘 아시죠? 이사오기 전의 위치에 국기 게양대가 서 있어놔서 붙인 이름이었답니다. 오후 5시면 국기 하강식을 해서 길 가던 사람들이 마술에 걸린 듯 일제히 멈춰서서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받쳐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를 들으며 국기가 다 내려올 때 까지 굳어 버리던 시절이 있었죠.
에필로그
이 집도 미원스러움이 한 가득이라 맹물로 입안을 한참 헹구고도 그 여운이 입안과 뒷골 팔다리손끝을 찌릿찌릿 자극하고 있었는데 식당 옆 수퍼에서 수입산 버찌를 아주 탐스러운 넘으로 매우 저렴하게 팩포장 판매하고 있어 일행이 고르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걸 지켜보며 트림을 날리고 있었는데.. 점점 몸 상태가 이상해 지더군요. 격심한 구토감과 위경련스러운 통증에 손발저림어지러움으로 도저히 서 있을 수 없어 옆의 전봇대에 기대고 말았습니다. 걸어 갈 수가 없어 십여분으 그렇게 있다 겨우 진정시키고(구토는 않았습니다) 택시를 잡아타고 집으로 돌아 왔는데..
캡사이신액(추정)에 의한 위통에다가 양쪽집에서 따따블로 받아 먹은 미원스러운 첨가물의 영향이 아닌가 추정해 봤습니다. 저도 화학조미료를 많이 섭취할 경우 입안 불쾌감에 뒷골이 당기고 찌릿찌릿, 손발이 저린 특유의 증세가 일어 나거든요.
하하..저말고도 비슷한 증상으로 고생한 분이 계신셔서 반갑다고 할까요..저도 이곳 냉면을 먹고 바로 화장실로 달려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다행?!이 역류가 아니어서 참을만했죠..전 매운맛도 아닌 보통맛이었는데도 그랬죠..저도 이건 분명 국산 고추로 만든 매운맛이 아니라고 느꼈는데 맞는가 봅니다..약간의 안면근육 경련까지 있었거든요..-_-;; 문제는 사진을 보고 입에 침이 고인다는겁니다..ㅠ.ㅠ 얼마나 강력한 중독성이 있는 조미료를 넣었길래..;;;;
정말 공감합니다. 타고난 입맛이든 맛있는걸 길들어진 입맛이든, 남들은 아무 불평없이 잘 먹는데 혼자 투털거리고 까탈스럽게 굴때 옆 사람의 눈치도 봐야 하고 참 힘들죠. 그렇지만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인공조미료 많이 들어간 음식 먹고 힘들어 하는 사람 주변에 꽤 있습니다. 왜 고수가 그런 실수를.....
저두 외식을 본의아니게 많이 하는편인데 건다운님이 오히려 부럽네요.
전공이 건강쪽이다보니 인공조미료 정말 먹기 싫어서 감별법을 얼마전 가입한 에피큐어 게시판에 물어봤었는데
건다운님처럼 몸이 반응을 해주면 얼마나 좋겠읍니까.
아뭏든 좋은 정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약간 감이 오네요.
내부구조가 송파의 유천칡냉면과 비슷하네요. 벤치마킹을 한 것인지... 불닭 유행할 때, 캡사이신액 때문에 된통 고생한 적이 있네요. 독극물 같은 느낌이던데... 뭐 좀 희석한거겠죠. 아프리카산 깨와 차가운 msg 국물, 들기름보다 못한 참기름 등등 무서운 식재료(?)입니다.
사실대로 말씀드리면 전 손님이 집에 오실때 찌게류 등에 찻수저 반개쯤의 다시다류를 쬐금 넣습니다.
넣지 않을 때는 담백하긴한데 땡기는 맛이 없다고나 할까? 자칫 음식이 맛없게(?) 느껴질 것 같아서요.
고렇게 쬐금 넣는데도 확 달라지는 맛 . 사람들은 그맛을 감칠맛으로 착각하는 것이 아닌지.....
조미료 없는 음식은 처음엔 뭔가 2%부족한 듯하지만, 먹다보면 식재료 자체의 맛이 느껴지고 혓바닥이 편안하며 배불리 먹어도 배가 불러 고통스럽지, 속이 부대끼거나 머리가 아픈 증상은 잘 나타나지 않는답니다.
I'm sorry hear your troubles. At the same time, I appreciate you did experiments on your own body and shared the information. It will be great tips for those who are allergic to MSG. Take care.
제생각인데요 정통 평양 함흥냉면 말고 이런 마이너급냉면은 (신천해주냉면, 세수대야냉면, 청량리할매냉면, 낙산냉면, 깃대봉냉면, 육남매냉면 등등) 별도의 음식으로 나누는게 좋을듯 싶습니다. 부산의 밀면집 가서 왜 밀면맛이 이래요 그렇게 얘기 하지 않는것처럼, 쫄면집에 가서 왜 쫄면맛이 함흥냉면맛하고 달라고 하지 않는것처럼 마이너냉면은 정통냉면과 다른 음식으로 파악하고
드신다면 크게 무리가 없을거 같아요. 밀면은 싫어하지만 냉면은 좋아할수 있듯, 함흥냉면은 싫어하지만 쫄면은 좋아할수 있는 이런 냉면은 정통냉면과 달리 다른 음식으로 파악하면 크게 실망도 안하고 파는사람이나 먹는 사람이나 좋을꺼 같아요. 차라리 이런냉면은 냉면이라고 부르지 말고 다른 이름으로 불리면 좋을텐데... ^^
조미료 많이 들어간 음식먹으면 저리고 호흡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증상이 나타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군요. 저와 집사람도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여 몇몇 음식점(특히 중국집, 칼국수집 등)에서 먹으면 거의 죽음입니다. 어떻게 해도 회복되지않고 정말 미칠 지경입니다. 그런 음식점들은 왜 그렇게 조미료를 쳐 붇는지 모르겠어요..
얼마전 경주 아리아마을에 있는 황태냉면에 들러서 냉면 한그릇 했는데 괸찮더라요. 화학조미료 넣지않고 육수를 황태와 해초,채소류사용한다는데 역시 뒷끝이 없이 시원하게 먹어습니다. 육수에 사골이나 뼈우린 물은 일체 사용하지않는다는 주인장의 설명. 콘도에 들렀다 마을에 냉면있길래 들렀던곳 특이함은 없지만 화학조미료 사용 않한 깨씃한 맛. 양념장 국산만쓴다는 주인장 처음먹는 황태육수 좋습니다.경주에 들리면 한번 가볼곳. 기본이 된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