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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2009년 8월 11일자 698호에 기고된 글입니다. ------------------------------------------------------------------------------------------------------------------------- [Gundown의 食遊記] 매콤 새콤하게 비벼먹는 함흥냉면
함경도 실향민들이 피란 와 퍼뜨린 음식으로 함흥냉면이 있다. 원래 비빔국수 혹은 회국수라 부르던 것을, 남쪽에 와서는 평양냉면에 빗대어 새 이름으로 부르게 됐다. 남한 중부에 주로 분포하는 평양냉면집들에 비해 함흥냉면집은 강원 동해안과 부산 일대에 정착한 실향민이 주인인 경우가 많아 그쪽에서도 잘하는 식당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고구마나 감자의 전분으로 쫄깃하게 뽑은 면발에 매콤한 양념장을 얹어 비비는 게 함흥냉면의 기본 형식. 명태 홍어 혹은 가오리 회를 매콤 새콤하게 무쳐 얹는 것도 별미로 치는데 요즘은 면발 반죽에 명반을 넣어 과도하게 쫄깃하게 만드는가 하면, 타피오카 전분을 써서 단가를 낮추는 식의 반칙을 범하는 ‘전문점’을 흔히 만나게 되어 꽤나 섭섭하다. 서울에서 대표적인 함흥냉면 거리가 중구 오장동이다. 거기서 세 곳의 전문점이 선두다툼을 벌이는데 각기 취향에 따라 만족도가 갈리므로 어느 곳이 우월하다 단정하기는 쉽지 않다. 터줏대감인 오장동흥남집(02-2272-7117)은 면발의 상태가 좋고 회냉면에 얹는 꾸미의 양도 푸짐하다. 참기름이 흥건하게 뿌려지는 게 강한 개성. 오장동함흥냉면(02-2267-9500)은 면이 푸짐하고 회냉면의 꾸미는 많이 삭히는 편이며 양념은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다. 신창면옥(02-2273-4889)은 양념맛이 좋으나 면발 반죽에 첨가물이 많아 특유의 식감과는 거리가 좀 있다. 종로의 곰보냉면(02-2267-6922)도 높이 평가되는 편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양념이 지나치게 달다 생각한다.
내 입맛에 최고의 함흥냉면집은 명동의 명동함흥면옥(02-776-8430)으로 자극적이지 않은 깊은 맛의 양념과 훌륭한 면발에 적당히 삭힌 회꾸미가 감동의 삼위일체를 선사한다. 일본 관광객이 많이 찾는데도 그들 취향에 맞추지 않고 고유의 맛을 지키는 점에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런데 함흥냉면집에서 물냉면을, 평양냉면집에서 비빔냉면을 먹는 사람들을 자주 보게 된다. 각자의 취향과 사정이 있어서겠지만 물냉면이 먹고 싶으면 물냉면 전문점으로 가는걸 권한다.
명동함흥면옥의 회냉면

명동함흥면옥의 예전 소개글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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