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맛 자체는 꽤나 생경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멕시코식 칠리'는 전혀 아닙니다. 향신료를 넣지 않아서 특유의 풍미가 없군요. 별로 맵지도 않고.. 염도가 낮지 않아서 사진 처럼 적게 얹었지만 더 추가하고픈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먹을만한 '수제 칠리'이기는 해도 익숙한 멕키코식 칠리의 맛을 기대한 저에게는 좀 아쉬운..
뭐 제 개인적인 기대감이 그렇다는 이야기이지 다른 식의 칠리를 원했던 분들은 다른 소감일겁니다. 미국에는 각 지역별로 맛이 다른 칠리가 수도 없이 다양하게 존재하니까는요.
주인에게 '이게 어디식 칠리냐. 캐나다식이냐?'고 물었더니
'아니, 어디식도 아니야 케빈식 칠리지'라고 웃으며 대답하더군요. 케빈은 주인분의 이름.
웃으며 '그래 니 말이 맞다'고 말해 줬죠.^^
다시 아까의 겁나는 고추소스에 재도전해봅니다.
너무 적게 발라줘서는 '그 분'이 오시지 않았으리라 짐작했기에 마구 잔뜩 발라 달라고 했습니다.
그래도 '너 이러다 죽는다. 그만 둬'라는 주인분의 경고에도 '더 발라'를 외쳐 세 번이나 추가해준....
우물우물 씹으며 이번에는 진짜로 '그 분'을 기다리고 있자니 잠시 후 뜨거운 기운이 혀끝에서 퍼져 나오기 시작하더군요. 두 주먹 꽉 쥐고 결전의 자세를 취하고 있었는데...
그러다 슬그머니 사라지신 '그 분';;;;;;
망연자실한 '저';;;;;
맵지 않다는 저의 반응에 '니가 지금 깡으로 악으로 버티며 고통을 참고 있는 것이다'며 위로의 말을 해오더군요.
그래서 저는 '아니다, 증거로 내가 물을 마시지도 않고 눈이 충혈되거나 이마와 콧등에 땀이 맺히지도 않잖느냐'며 항변했고 그도 수긍하더군요.
어쨌든 매운 것을 유달리 잘 먹는 체질이 아닌 제가 졸지에 '칠리 킹'이 되었습니다^^;;;;
십수년 전에 멕시코 처음 가서 매운 고추(아바네로는 아니었습니다. 쥐똥고추스러운 작은 것)를 먹고 그 자리에서 졸도한 경험이 있어서(술집 바에 얹힌 것을 씹고는 몇십초 후 바로 바닥에 꼬꾸라졌죠. 격렬한 위통으로;;;) 멕시코의 매운 고추에 공포심을 갖고 있는 제가 별 문제 없이 먹을 수준의 맵기이니 여러분도 도전해 보시기를...
제가 고생하고는 '니들도 당해봐라'식의 대국민보복극이 절대 아님을 맹세합니다!!!!^^;;
그 것 보다는 생고추를 이용해 이 집에서 직접 만든 이게 더 맛있었습니다. 적당히 알싸하고..
테이블에 비치되었거나 기본제공되는게 아니니 음식 나올 때 달라고 요청해 보시기를..
덜어서는 프라이와 버거에 발라 먹었습니다
뭐 개인적인 취향에 따른 만족도 차이가 있겠습니다만 수제 칠리를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나름의 가치가 분명 있는 집입니다. 주인의 쾌활함과 친근감도 한몫을 하기에 이런 개성있는 업소의 등장은 장려할만한 일이라고 봅니다. 식문화의 다양화를 위해 꼭 필요하죠. 그런 면에서 구석진 위치지만 단골 많이 만들어 자리 단단히 잡길 기대해 봅니다. 기회 되면 다시 방문해서 다른 메뉴들도 맛 보고 싶군요. 다시 말하지만 멕시코식 칠리(미국의 남서부 지역에서 흔히 맛 볼 수 있는)는 아니니 그런 쪽으로는 기대치 마시길.. 햄버거 보다는(뭐 한 종만 먹어 봤지만) 칠리프라이의 만족도가 더 높다는게 개인적인 소감. 칠리가 별로 맵지를 않으니 맵게 먹으려면 주문시 말해 두는게 좋겠죠.
'그래, 니가 한국의 칠리킹이십니다'고 칭찬을 해 드리니 이런 포즈를 취해 주시네요.
그 자신감 만큼 열심히 만들고 손님께 잘 대해서 확고한 왕으로 자리 잡으세요. Mr. Cyr.
작년에 맥시코 칸쿤에 다녀왔습니다.
호텔 부페에서 스테이크를 원없이 가져다 먹던도중 모양이 토마토와 비슷한 구운 풋고추가 있길래
하나 가져다가 스테이크 한조각 먹고 고추 한덩어리를 먹었습니다.
몇초 후, 입과 식도에 바늘로 찌르는듯한 고통이 엄습하였습니다.
도저히 가만 앉아서 참을 수 없는 고통이었고 콜라한잔 들고 식당을 빠져나와 한참 달렸습니다.
달리지 않고서는 고통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풋아바네로였기에 망정이지 완전히 잘 익은 아바네로였다면,,무섭네요^^.
멕시까노들 진짜 맵게 먹더군요. 제가 habanero를 멕시코에서 처음 먹어 봤는데 아직도 그때의 경험이 생생합니다.
habanero의 매운맛은 직접 맛보지 않으면 설명하기가 힘듭니다. 병에들은 고추소스보다는 통째로 레몬에 절인것을 맛보는게 제일 확실합니다. 건다운님처럼 꼭 그분을 만나고 싶으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