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이 국문학이다 보니 학교 졸업하고 들어간 첫 직장에서도 사내 홍보물 간행하랴 월간지 편집하랴 사무실보다는 을지로 인현동에 있는 인쇄골목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었죠. 그 복잡하고 인쇄기 돌아가는 소리에 그 인쇄물을 바쁘게 싣고다니는 오토바이의 굉음과 원고를 들고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의 아우성이 아스팔트에 녹아드는 저녁무렵엔 으례 근처에 있는 동표 골뱅이집에서 맥주잔을 들이키곤 했었습니다. 매콤한 골뱅이 무침으로 입이 얼얼해질때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시원한 맥주의 맛, 이보다 더한 맥주 맛을 느낄 수 있을까요?
3년 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게 되고 말단공무원으로 다시 생활한 지도 벌써 5년이 다 되어가지만 그 허름하고, 시끄럽고, 누추하지만 사람들로 북적였던, 골뱅이가 있던 을지로 어딘가의 그 골목길을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아직도 그 곳 있겠죠? 요즘 서울시내 재개발한다고 난리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