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올 때 주방에서 불길이 오르는 것을 봤기에 불맛이 있으리라는 기대감에 주문해 본 나가사끼 짬뽕. 더군다나 여기가 규슈의 이름을 걸고 영업하며 나가사끼는 규슈의 주요 도시죠.
여느 이자까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임에도 유독 만삼천원이라는 높은 가격이 붙어 있어서 내심 불안하기도 했습니다. 맛이 없으면 그 만큼 아픔이 더해질 것이니;;;
재료 다양하며 꽤나 푸짐한 양이 나옵니다. 그러며 국물이 뽀얀 것도 마음에 들고..
예상 보다는 불맛이 적습니다. 뭐 그렇다고 전혀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주방의 불길과 담겨진 모양새에 비해서는 그렇다는 말씀.
면발은 가는 편인 라멘용을 씁니다.
보시다시피 불질의 흔적이 일부 보이죠.
가격만을 놓고 보자면 이자까야들의 나가사끼 짬뽕들 중 가장 비싼 축에 속하겠습니다만 양이 푸짐하고 재료도 실한 편이고 국물도 깊이가 있어서 먹고 나면 본전생각은 나질 않습니다. 여성분이라면 다 비우기가 쉽지 않을 것이니 여럿이서 나눠 드시는게 좋겠습니다. 그렇지 않더라도 가격과 양을 생각해서는 요리 개념으로 나눠 먹는게 나을 듯.
불맛만 보강되면 대표메뉴로 손색이 없을 듯합니다.
그런데 어떤 분들은 나가사끼 짬뽕에서 나는 불맛을 '탄내'라고 표현하며 도리어 싫어하는 수도 있더군요. 뭐 다 각자의 취향이니 그런 분들께는 불맛이 없이 조리해 내는 종류가 더 낫겠죠. 어쨌든 제 취향은 불맛이 나는게 더 좋고... 그렇다고 탄내를 즐기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다른 분들은 불맛과 탄내를 동일시하는지는 몰라도 저는 타버려서 나는 쓰고 역한 냄새와 적절한 불의 손길이 만들어내는 구수함을 확연히 구분합니다. 술 싫어하는 분은 소주나 양주나 다 쓰고 맛 없는 것으로 동일하게 느껴지겠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은 각자의 취향에 따라 좋아하고 싫어하는 술의 종류와 맛이 확연히 구분되는 것 처럼...
첫 방문이 나쁘지 않아서 몇 주 후 다시 갔습니다.
분말 와사비(실제로는 와사비가 아니죠.)가 나온 이유는..
만원이라는 국내 최저가의 찌라시 스시가 메뉴에 있어서 주문을 했던 것입니다.
나왔습니다.
만원이라는 가격을 생각하면 화려한 해물류가 덮혀 있을 것을 기대하면 안되겠죠.
사실, 일본에서도 요릿집의 비싼 종류에나 신선하고 다양한 해물류가 덮히지 가정에서 만들어 먹거나 저가 실비식당의 것은 흔하고 저렴한 일반 음식재료들이 얹힙니다. 찌라시 스시라는게 재료를 특정하는게 아닌 만들어지는 모양새를 말하는 것입니다. 형편과 상황에 따라 얹히는 네타는 다양해집니다.
살짝 타다끼한 참치도 나오고..
광어로 보이는 생선회도 있고..
문어와 오징어.
밥(샤리)의 상태는 크게 인상적이지는 않았다는 기억입니다.
솜씨있는 맛에 고급스러운 네타를 원하는 분이라면 주문할 필요가 없습니다. 색다르게 먹는 초밥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즐기고픈 분이라면 몰라도.. 저는 주문을 후회치는 않으나 다시 또 주문할 일은 없겠습니다.
야끼소바.
역시나 나가싸끼 짬뽕 처럼 만오천원이라는 꽤 높은 가격을 붙여뒀으며 재료 다양하고 양이 푸짐합니다.
가격과 양을 봐서는 혼자서 먹으려 시키는 것 보다 여럿이 나눠 먹을 용도로 시키는게 좋겠죠. 앞서 올린 아지겐 게시물에서도 언급했듯 야끼소바라는게 적당히 먹으면 맛있지만 많이 먹게되면 만족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태생적인 한계를 갖는 음식이라는 저의 생각이기도 합니다. 자극적인 맛 때문인 듯.
잘 볶아졌습니다.
면은 나가사끼 짬뽕과 동일한 종류.
단품메뉴의 갯수는 다양하지 않습니다. 그러며 주로 식사용도인데 어떤 것은 저렴하지만 어떤 것은 예상 외로 가격이 높게 책정되어 있기도 한데 양이 적지 않은 편이니 주문시에 가격과 양을 고려한 조절이 필요합니다. 다양한 메뉴를 맛볼 수 있는 세트메뉴를 갖추고 있는데 두명 이상이 주문 가능하며 2인분에 사만원/육만원 짜리가 있는데 일인 추가 마다 만원/이만원 정도씩만 추가하면 되니 여럿이 가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즐길 수가 있겠습니다.
Good : 남성 직장인들 취향의 식당들뿐인 동네에서 돋보이는 일본식당. 기본기 있는 음식들. 넉넉한 양. Bad : 종류 마다 들쑥날쑥인 가격. 어떤 것은 제값을 하나 어떤 것은 허전한.. Don't miss : 4인 이상이라면 세트메뉴를 고르는게 경제적일 듯. 나가사끼 짬뽕을 즐기는 취향이라면 놓치지 말 것. 불법주차감시 카메라가 밤에도 지켜보고 있음. Me? : 일부러 찾아 가지는 않겠지만 이 동네에서 이런 음식들이 생각날 때면 우선적으로 가게 될 듯(그런데 이 집 말고 이 동네에 이런 식당이 있기는 한가?;;;;)
주중에는 일대의 직장인들이. 주말에는 삼청동에 놀러온 관광객들이 자릴 채워주기에 운영에는 별 문제가 없을 듯.
직장인 밥집 내지는 회식집스러운 식당들만 가득한 동네에 이런 집이 생겨난 이유는 부근의 삼청동이 포화상태가 되며 엄청난 임대료며 어수선한 분위기를 피해 흘러 나오는 방문객과 업소들이 이 동네에 까지 점차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는게 저의 분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