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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료주의라는 말이 있다. 과거 도이치 제국과 (즉 프러시아) 일본 제국이 썼던 것인데, 뭐냐면 소수의 엘리트가 나라를 이끈다는 말이다. 엘리트 관료가 이끄는 나라를 관료주의 국가라고 한다.
근데 왜 관료주의라는 말을 꺼냈는가? 나도 모르고 너도 모르고 며느리도 모른다. 그냥 꺼내보고 싶었다. 솔직히 조금 열받았거든. 공무원을 머슴으로 생각하는 이 세상에...
흔히 사람들은 관료주의를 나쁜 것으로만 생각한다. 세금 받고 일하는데, 즉 오너와 고용인 사이의 관계인데 어떻게 엘리트 의식을 가지고 오너를 무시할 수 있냐는 것이다. 하지만 확실히 하자. 손님이 종업원이 될 수 있고 종업원이 손님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말인 즉슨, 민주주의에서는 오너와 고용인은 위 아래를 둘 수 없는, 똑같은 시민일 뿐이다.
우리 나라의 관료주의의 역사는 꽤나 깊다. 과거로 관리를 뽑게 된 이래, 과거에 합격한 사람은, 특히 장원 급제한 사람은 더할 수 없는 존경을 받고, 또 자신 스스로도 우월감을 갖게 되었다. 왜냐? 그 수많은 사람들과 경쟁을 벌여 짱 먹는게 장원 급제거든. 이렇게 과거에 뽑힌 사람들은 국가에서 녹이라는 월급을 받고 일했는데, 그 당시는 국가 이꼴 왕 이라는 공식이 성립되던 시기였으므로 녹을 먹는 관리들의 충성의 대상은 자연히 왕에게 중성할 수 밖에 없었다.
시간이 흐르고 혼란한 시절을 거쳐 급작스럽게 시대가 바뀌면서 시민이 국가의 주인이 되는 시대로 바뀌었다. 하지만 급작스럽게 바뀐 탓인지 아직 옛날의 사상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새로운 정치 체계를 받아들이니 당연히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그때 국민은 왕, 관료는 국민의 머슴이라는 다소 엉뚱한 민주주의 공식이 성립되었다. 즉 유교적 사상 + 민주주의 체계 라는 것이다.
진짜 민주주의에서는 국민이 왕일 수가 없다. 민주주의란, 공화정이란, 군림하는 자가 없는 나라를 말하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평등한 나라를 민주주의라고, 공화정이라고 한다. 진정한 민주주의에서는 공무원도 시민의 하나로서, 굳이 국가에, 국민에 봉사해야 한다는 의무따위는 없다.
과연 공무원만 그럴까? 이런 엉뚱한 민주주의는 대한민국 사회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회사에서 사장은 왕이다. 사장은 사원을 고용하여 부린다. 즉, 왕이 관리를 고용해서 부린다는 것이다. 그래서 왕에게 반역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틀린가? 그럼 왜 파업하는 것을, 노동자의 권익을 위해 일하는 것을, 데모하는 것을 욕하는가? 수백억 해쳐먹고 도망친 재벌은 왜 감싸는가? 이 두 집단이 과연 평등한가? 이 밖에도 꽤 많이 있는것 같지만 귀찮으니 넘어가도록 하자.
물론 극단적인 관료주의는 나쁘다. 몇퍼센트도 안되는 관료들이 다 해먹거든. 하지만, 그런 부정적인 관료주의 말고 긍정적인 관료주의는 어떨까? 공무원이 엘리트 의식을 갖고, 원칙에 맞추어, 부정없이 일을 처리하는, 엘리트이기에 가능한 것을 하는 공무원은 어떨까 하는 것이다. 무조건 공무원은 봉이니까 시키는 대로 일만 해라 하는 머슴론 보다는 좀더 능동적으로 깨끗한 공직사회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즉, 돈 받은 만큼만 일하는 프로 의식이 필요하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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