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환해 완연한 둥근달이야 음력보름인가?? 늦가을 만추의 서정이 깊어진 탓일까 아님 갑자기 추워진 날씨때문일까.. 둥그런 저 달빛마저 푸르스름해 후후 여긴 오늘 눈도 아닌 것이 비도 아닌 것이 오후 내내 바람따라 이리 저리 길바닥을 휩쓸고 다녔다 진눈깨비지 아마? 정말 때맞게 잘 다녀 온거야 어젠 정말이지 늦가을의 정취가 그윽하더라 늦가을 滿秋 그저께 토요일 오후부터 바람이 불고 비는 나리고 심상챦은 날때문에 신경이 조금 쓰였지만 그래도 두어주 전부터 고대하던 바라 시장에 들려 김이랑 시금치며 통단무지 등 몇가질 사들고 왔다 백양사행 아침열차에 늦지 않게 일어난 시간은 여섯시 김밥을 싸고 씻고 아침먹고 서둘러서 기차역으로 나섰다 피식~ 날씨따라 기운이 업다운되는 거쟎아 꾸물꾸물한 하늘에 바람은 불어대지 게다가.. 가로길은 새벽녁까지 나린 비로 축축히 젖어 나뒹구는 낙엽으로 가득하지 떠나는 길은 별 기대를 안했어 가을 그리고 간만에 열차를 타고 떠나는 여행 일단 열차를 타고 가는 거 만으로도 난 기분이 풀렸다 이른 아침이라선가 아님 신종플루때문일까 열차는 제법 한가했다 차창밖은 깊은 가을로 가득했어 누렇던 들판은 휭허니 비어 있고 그새 산색은 손이라도 뻗어 낼라치면 금방이라도 물이 묻어 날듯 갖가지 색으로 치장을 하고 있었다 백양사역은 작고 아담해 역에 도착하곤 백양사행 군내버스를 한 이십여분 기다렸을까
기다리는 동안 다시금 빗방울이 한방울 두방울 돋기 시작하더니 달리는 내내 어둑해진 하늘은 금새라도 쏟아 부을 듯 했고 떨어진 빗물로 가리워진 차창밖 세상은 흐릿한 커튼을 쳐놓은 듯 가을의 화려한 색감을 슬며시 감추어 버렸다
이십여분을 달리곤... 백양사터미날에 드뎌 도착했다 이거 아니? 백양사쪽은 말야.. 내장산국립공원안에 있다곤 하지만 내장산단풍하곤 상당히 다르단걸? 여기 단풍은 말야??? 큼지막하고 시원 시원한 여느 단풍과는 달리 작고 오밀조밀하다 해서 애기단풍이라고 하는지도...
백양사 초입부터 색색의 오묘한 빛이 내눈을 이끈다 아직은 흐리고 어둔 하늘빛때문일까 착 가라앉은 백양사길은 두터운 옷을 걸친 이들... 혹은 우산을 펴고 총총히 걷는 이들.. 거기에 언제부터 밀려 들어 오고 있었는지 그새 막히는 차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네 눈을 통해 직접 보여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산은.. 정말 거기에 있었다 어떤 단어나 어휘로 표현할 수 있을까 시간이 빚어 놓은 이 황홀한 정취를 말이다
백양사입구에서 천천히 걸어서 올라 가자면 아기자기한 계곡과 야영장이 보이고 흐르는 물을 잠시 가두어둔 조그만 못들.. 물은 산색을 담지 아니하고 언제적 낙엽일까 켭켭히 쌓여 삭혀진 층층의 검은 빛이 감돈다 시간은 세월은 장인과 같다더니.. 어디서 저런 색이 나올 수 있을까 사진은.. 말로 할 수 없는 다른 전부를 담아 낸다지만 아쉬운 맘이 절로 난다
천진암입구에서 만난 염소 배가 고팠을까 자꾸만 사람들의 손에 녀석들 고개가 따라 간다 염소뿔이 원래 저리 컷던가 이쪽 품종은 아닌거 같기도 하고...
백양사경내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이곳 저곳을 둘러 보고 있는데... 갑자기 눈이 부심을 느끼고 세상 만물의 색이 변하기 시작했다 아...빛의 조화구나
난 은행나무잎에 파묻히는 줄 알았어 상상히 가? 저 샛노랗게 투명한 빛이?
경내를 벗어나 약사암으로 향했다 약사암입구부터 백학봉까진 꽤나 가파르다 수많은 계단을 밟고 또 밟는 구불 구불 경사진 길을 따라 오르길 십여분? 암자에서 바라본 세상은 온통 가을속에 빠져 있었다
약사암에 올라 주위를 둘러 보니 대부분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다 모임이라도 오신게지 아마 점심을 먹고.. 가을바람에 가을햇살에 몸을 맞기고 아래로 향했다
오후의 백양사경내는 사람천지다 오전과는 너무 다르다 어디서 이리도 많은 이들이 나온걸까 사진을 찍는 게 쉽지만은 않더군 사람들은 빼고 찍고 싶은 욕심에 말야
돌아 가는 늦은 오후의 빛갈좀 봐 징징대던 아침과 얼마나 다르던지 흣~ 차창안으로 불쑥 들어오는 찬란한 호수빛에 눈이 부시다
가을이 깊어 간다
서울로 가는 길 기다리지 않는 텅빈 현관보다 한잔의 술이 더 그립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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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색이 장난이 아니군요
그리고 입을 꾹 다물고 찍는 모습이 어릴적 제사진이랑 비슷하십니다. 그나저나 붉은 색으로 색감을 맞추는게 쉽지않은데 과감하게 입으셨군요. 저는 푸른색이 제일 만만해서 어릴때는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푸른색만 걸치고 다닌적이 있었죠. 물론 지금은 옷에 그만큼 투자하지는 않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