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마같은 책이다.
주홍색 표지가 맘에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는 내내 장마같은 기분이 들었다.
축축하고 나른하고 찝찝한....
왜 니가 이 소설에 매료되어 나에게 권해주었는지 모르지만 암튼 나에겐 최악의 책인 듯 싶었다.
아마도 내가 아오이 같은 여자를, 아니 아오이 같은 성격의 여자를 싫어하는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경멸한다는 게 맞겠군...
과거의 사람에게 붙잡혀 살면서 현실의 사람들에게 상처를 입히며 사는 사람.
과거를 잊지 못하면 과거에 묻혀 살아야지 왜 현실의 사랑을 농락하는건지...
그리고 그만큼의 사랑을 받았으면 과거를 과거로 묻어둘줄도 알아야지....
더구나 여자....라면 더욱더...
그렇게 끔찍한 사랑을 받으면서도 과거의 그늘을 드리우고 산다는 건....
생각해봤다.
나라면 어떨까 싶었지만 난 그런 사랑을 받는다면 아니 현실적으로 사랑을 받는다고 생각했을때엔 과거의 사람이 생각나지 않았다.
아오이와 쥰세이처럼 끔찍하게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니?
누구나 사랑을 할때에는 끔찍하리만치 절실하게 사랑을 하는거니까....
암튼, 그런 종류의 여자 - 그래, 여자 -를 난 끔찍이도 싫어한다.
그래서 이 소설을 읽는 내내 나를 우울하고 답답하게 만들었었다.
마빈이 너무 불쌍하고 아오이는 너무 이기적이고....
일본소설의 한계를 느낀듯하다.
반짝반짝 빛나는....을 읽었을때에는 간결한 문체에 이국적인 소재, 이런것들이 좋았는데 이 소설을 읽으면서 마치 같은 작가가 쓴것처럼 똑같은 문체, 더구나 경험하지도 않은 이국의 풍경을 주워들은것만으로 쓴듯한 난해한 문장...
최악의 소설이다.
난 사랑의 상처는 또 다른 사랑이 치유해 준다고 믿는 사람중의 하나여서일까? 다른 사람의 끔찍한 사랑을 받으면서 사랑의 상처를 안고 산다는 건....나로서는 용납도 공감도 할수 없는 부분이다.
다른 한권이 마빈의 관점에서 써진 것이 아니라는 것에 안도의 한숨을 쉬며....
쥰세이와 아오이의 사랑이야기라면 마빈의 이야기를 조금 덜 했더라면 둘의 사랑을 조금은 이해했을수도 있지만 이 책만을 읽고는 쥰세이와의 사랑에 동의 할 수가 없어....
최악의 소설이다.
2002년... 에쿠니 가오리의 “냉정과 열정 사이”를 읽고...난 참 과격한 단어를 토해내면서 이렇게 독후감을 써놓았더군...-_-;;;
지금의 독후감은 그저 “ 음~ 이런 책이군...”하고 넘어가곤 하는 것에 비해 참으로 독설로 가득찬...
2년전이었는데.... 어찌보면 성격이 그대로 묻어난 듯....그 성격이 2년이란 세월이 지나면서 술에 술탄 듯,,,물에 물탄 듯...그렇게 무뎌져 버렸다.
성격이 무뎌진 것이 아니라 그만큼 사회와 타협을 하고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걸 소외 때가 묻었다고 하나....
내 나이 서른때는 그래도 저정도의 독설에 대한 책임은 질수가 있었었는데....
지금은 말한마디, 한마디가 조심스럽다...
그게 나이를 먹어간다는 뜻이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