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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er Cream"으로 불리웠던 그룹 : 블라인드 페이쓰 (Blind Faith)
'수퍼 크림'이라는 별칭이 붙었던 그룹입니다. 최고의 락밴드인 크림(Cream)의 해체에 아쉬워 하던 팬들에게 에릭 클랩튼과 진져 베이커, 여기에 그룹 트래픽(Traffic)을 통해 천재 뮤지션의 평판을 얻고 있던 건반주자 겸 보컬리스트 스티브 윈우드가 합친다는 소식은 그 자체만으로도 많은 상상을 불러 일으킨 이벤트였습니다. 비유하자면 메틀리카의 라스 율리히와 제임스 햇필드가 스티브 바이(또는 죠 새트리아니), 빌리 쉬핸과 팀을 만든 것 정도가 될까요? 그 정도로 센세이셔널한 사건이었습니다.
트래픽 활동을 통해서 리듬앤블루스 보컬을 특유의 바이브레이션 없는 매끈한 창법으로 훌륭하게 소화해냈던 스티브 윈우드의 보컬과 건반이 당대 최고의 뮤지션이랄 수 있는 에릭 클랩튼과 진져 베이커의 연주 위에서 어떻게 조화될 것인지 많은 기대를 모았던 밴드입니다.
비행기 모형을 들고 있는 소녀의 누드를 앨범 커버로 채택해서 논란이 되기도 했던 셀프 타이틀 앨범 "Blind Faith"는 대가들이 모여서 만든 앨범답게 제작 기간이 길지 않았음에도 독창적인 컬러를 갖고 있으면서도 매력적인 곡들이 많이 담겨 있는데요. "Sea of joy"나 "Can't find my way home" 같은 곡은 40여년이 지난 지금도 많은 인기를 모으고 있는 명곡이죠. 특히 "Sea of joy"는 크림풍의 도입부로 시작해서 스티브 윈우드의 해먼드 올갠과 팽팽한 보컬이 진져 베이커의 기교적인 드럼과 잘 어울린 곡으로, 에릭 클랩튼의 아르페지오 위에 얹힌 중반부의 아름다운 바이얼린 솔로는 트래픽의 포크적 정취와 크림의 락적인 면모가 최상의 조화를 이루고 있는 느낌을 줍니다.
이 앨범을 비롯해서 크림의 앨범을 들을 때마다 드는 생각은 에릭 클랩튼이라는 뮤지션이 정말 대단하다는 건데요. 요즘에는 거의 팝 스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편안한 모습으로 듣기 편한 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만 60년대 말이나 70년대 연주는 블루스에서 하드락까지 정말 종횡무진 화려한 연주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크림 시절의 와와를 가미한 공격적 솔로나 블라인드 페이쓰 시절의 감각적인 백킹은 스티브 레이 본을 강하게 의식했던 블루스 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튼이나 언플러그드 라이브를 하는 최근의 이미지와 너무나 다르죠.
똑같이 야드버즈를 거쳤던 지미 페이지나 제프 벡과는 또 다른 면에서 에릭 클랩튼은 대단히 다채로운 컬러를 갖고 있습니다. 단순히 블루스 기타리스트로 규정할 수 없는 풍부한 감각과 연주력을 가진 뮤지션입니다. 로져 워터스의 솔로 데뷔 앨범 "The pros and cons of hitchhiking"에서의 펜더 스트래토캐스터의 느낌을 잘 살린 블루스 풍 연주와 크림 시절의 "White room"에서 들려 준 리프 및 격정적인 솔로 사이의 차이는 정말 작지 않습니다.
스티브 윈우드는 80년대에 "Higher love", "Back in the high life again" 등으로 싱글 챠트를 석권하기도 했습니다. 60년대부터 활동했던 락/재즈/블루스 뮤지션이 20-30년이 지나서도 싱글 챠트 1위곡을 내놓을 수 있는 풍토, 그런게 있기 때문에 영, 미 쪽이 대중음악을 계속 선도해 나가고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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