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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의 날이 있는 줄 몰랐는데 TV에서 이야기해 알았다. 어제는 미사에서도 입양아를 위한 기도가 있었다. 2006년에 제정되어 오늘 5월 11일이 4회째라고 한다. 아마도 입양을 권장하고 입양가족에게 격려를 보내기 위해서 만들어졌나보다. 나도 입양을 한 사람으로 이야기 해볼까 싶다.
종교를 가진 사람이 자기 종교가 좋으면 주위에 자기가 누리고 있는 기쁨과 행복을 알려주고 싶어서 그 종교를 열심히 권하듯이 이야기 할 계기가 주어지면 난 입양에 관해서 그렇게 이야기 하고 싶다.
지금까지 살아오며 자신이 잘 했다 싶은 일 중에 우선으로 꼽고 싶다. 1992년에 6살 사내아이를 보육원에서 아들로 집에 데리고 온 일은.......
세 딸을 키웠고 여기 구리에 살고 있는 막내까지 대학에 보내고 난 뒤였다. 평소 아들에 대한 아쉬움이랄까 욕심 그런 것도 별 없이 편하게 살았는데 큰 딸이 강력하게 권하였다. 큰 애는 평소 자기주장을 강하게 펴고 끈질기게 조르는 편도 아니었다. 교회에 다니며 그 교회에서 운영하는 보육원에 가끔 봉사 나가고 하였다. 그러다 한 아이의 입양을 강력하게 끈질기게 졸랐다.
우리 집이 한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이 되고, 아빠 엄마는 또 한 아이를 편안하게 키울 수 있는 인품이 되고, 저도 동생들이랑 같이 짐을 지어주겠다며 설득을 하였다. 내 의지로 시작한 일은 아니었지만 큰 딸이 나서서 시작하여 그 일을 여러 달의 망설임 뒤에 온 가족이 받아들이기로 하고 아이가 아들로 우리 집에 왔다.
어떤 사람이 자식은 7살까지 부모한테 기쁨 준 것만으로도 효도를 다 했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 하였다. 공감하는 이야기다 싶다. 난 우리 아들이 우리 집에 와서 성장하며 가족에게 준 기쁨과 믿음이 벌써 자신이 할 효도와 몫은 다했다고 생각한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고교, 재수 일 년, 대학 한 학기, 그리고 군대 2년 가까이를 아빠와 엄마, 가족에게 얼마나 많은 것을 선물해주었는지 모른다. 물론 때로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그것은 미미하고 지나가면 잊혀지고 기억이 희미하다. 그냥 그 애가 주었던 기쁨과 웃음이 언제나 힘차게 즐겁게 살 수 있게 해주었던 것 같다.
또 늦둥이의 학부형 노릇 하느라 더 정신 바짝 차리고 젊게 살았지 싶다. 나이 든 엄마가 좀 부끄럽지 않느냐고 하면 "엄마 나이 안 들어 보여요." 하며 학교고 어디고 엄마 오는 것을 좋아하였다.
어려웠던 시기에 사춘기였는데도 잘 보내주고, 아빠 엄마에게 희망을 주고 이겨낼 힘을 주었다. 그 때 뒷받침을 제대로 해주지 못한 것은 아직 마음이 아프지만...... 어린 아들이 있어서 부모는 포기하지 않고 절망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 올수 있었다. 지금 내가 구리에 와 있을 수 있는 것도 아들이 아빠하고 같이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늙어서인지 현역인데도 상근제도라 하여 군복무를 집에서 출퇴근한다. 6월 초에는 제대하고 가을에는 복학을 할 거다. 늘 무사히 군대 생활을 마치게 해 달라고 기도하였는데 앞으로는 대학생활을 즐겁고 알차게 하며 진지하고 열정적으로 사는 젊은이가 되어주기를 기도하려고 한다.
작년 12월에 시어머님 갑자기 돌아가셨을 때는 장손으로 상주 노릇을 잘 해주어서 얼마나 든든하고 보기 좋았는지 모른다. 주위에서 모두 아들이 어쩜 저리 으젓하고 듬직하냐고 인사해 주었다. 나만 보기 좋은 것이 아니고 하느님 보시기에도 참 좋았지 싶다.
남편은 70줄에 난 60대 중반인 노년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이는 유행하는 말로 숫자에 불과하고 우리 내외는 앞으로 몇 년 동안 23살의 대학생 학부모다. 외로움이나 허무를 느끼며 지는 황혼을 슬프게 바라볼 새가 없다. 아이의 장래를 걱정하고 등록금을 걱정해야 하는 중년의 부모이고, 은퇴하기에는 아직도 한참을 더 바쁘게 뛰며 살아야하는 현역이다. 난 현역이 좋다. 그리고 늦둥이 아들로 인해 언제나 젊은 기분으로 충만함을 느끼며 열심히 살 수 있어서 좋다.
입양을 생각하며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자신 있게 경험자로 권하고 싶다. 힘든 것보다 정말로 삶에서 상상할 수 없는 많은 것이 주어진다고. 아들과 같이 지난 17년 세월의 켜켜이 쌓인 많은 이야기들을 다 말할 수는 없다. 그냥 그동안 정말로 좋았고 행복하였다고 말할 수 있고, 기회가 주어졌을 때 참 잘 받아들였다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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