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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조선시대法 연구 외곬 법대 교수

2009.08.03 06:19 | 생생 역사 | 고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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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조선시대法 연구 외곬 법대 교수

김재문 교수 '한국전통 담보제도' 우수학술서 영예(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김재문(63) 동국대 법대 교수에게는 세부 전공이 낯설다. 대학원에서 민법(民法)을 공부했지만 주로 찾는 책은 사극에서나 나올 조선시대 법전이다. 왕조실록과 고문서를 뒤져 당시의 법 제정 취지와 사연을 더듬는다.

그는 국내에서 몇 안 되는 '한국 전통 법문화' 전공자다. 옛날 민법 속의 문화적 배경을 연구하는 분야라 '법대에 왜 사학자가 있느냐'는 오해 아닌 오해도 많이 받았다.

그런 김 교수의 책 '한국전통 담보제도(이하 전통담보)'가 최근 2009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에 뽑혔다. 연구 지원도 받기 어려운 희귀 분야에서 자비로 옛 문헌을 사모으며 20여년을 분투한 결과다.

그는 3일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집을 담보로 돈을 빌려 고서점에서 조선시대 계모임 문서를 사던 기억이 생생한데 책이 평가를 받아 그나마 다행"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전통담보는 김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을 오랜 기간 보완한 책이다. 경국대전을 비롯한 고서와 직접 수집한 옛 문서 600여장 등을 통해 환퇴(還退. 도로 무름)와 보인(保人. 보증인) 등 조선시대 담보 제도의 개념을 폭넓게 분석했다.

"당시 사람들은 논밭을 타인에게 팔고, 10∼20년 뒤 돈을 마련해 이를 도로 물리는(환퇴하는) 방식을 썼습니다. 돈을 빌리려고 담보를 잡히는 것과 사실상 같은 원리죠. 이런 제도를 연구해 그 시대 민중이 흉년 등의 어려운 시기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겨 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옛것을 연구하지만 김 교수의 관심사는 항상 '지금 현실'이다. 그는 예비 법조인들이 예전 법이 민중의 삶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았는지를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런 교양을 갖추면 법을 신중하게 만들고 다루게 돼 법조인으로서 역량도 커진다는 것. 그는 실용적인 교과목만 중시하는 지금의 법학 교육이 그래서 많이 아쉽다고 한다.

"법은 문구(文句)가 아니라 생활입니다. 오랜 시간 전해지는 문화죠. 선진국 대학에선 이런 점을 많이 강조합니다. 예컨대 근대적인 법체제가 도입되고 나서 우리가 없애고 만든 법은 8만개가 넘습니다. 사법시험에선 민법과 형법 등 10여개만 시험을 보죠. 그것만으로 우리 삶과 전통 속에 녹아 있는 법들을 다 이해한다고 할 수 없습니다"김 교수는 동국대에서 석ㆍ박사 학위를 받았다. 석사 때부터 법과 문화를 묶는 것에 관심이 많았다. 춘향전의 재판 과정을 통해 법사상을 분석했던 은사 장경학 교수(전 동국대 법대학장)가 큰 영향을 줬다. 석사 논문으론 조선 시대의 노비가 민법에서 인권을 가진 권리주체로 다뤄졌는지를 연구했다.

옛날 법률 문서를 자주 봐야 했지만, 당시 국립도서관은 고문서 색인 작업이 제대로 안 된 탓에 자료 한 점 찾는데 하루가 넘게 걸렸다. 결국 청계천과 종로의 고서점에서 직접 문헌을 사모았다. 먼지 쌓인 두루마리를 두고 주인과 흥정을 벌이는 것이 다반사였다. 교직 정년을 2년 남겨둔 지금은 자연스럽게 자기소개서 특기ㆍ취미란에 '고문서 수집'을 쓸 정도가 됐다.

옛날 법 전문가로 소문이 나면서 KBS 역사 다큐멘터리의 해설자로 수차례 출연하기도 했다. 2006년엔 MBC 인기 예능 프로그램 '느낌표'에서 국외문화재 반환 캠페인의 자문위원으로 얼굴을 알렸다.


[연합뉴스] 2009년 08월 03일(월) 오전 05:31
t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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