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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4/06/19
 

왜 예술가들은 뉴욕으로 몰려들까

2009.07.21 13:02 | 마음가는 대로 | 고은네

http://kr.blog.yahoo.com/han1592/985115 주소복사


왜 예술가들은 뉴욕으로 몰려들까



1977년 미국 뉴욕에는 뒷골목 건물에 스프레이로 낙서를 하던 클럽 DJ가 있었다. 그는 깊은 밤이면 지하철 터널 속을 내달렸고, 경찰 눈을 피해 벽에 현란한 그림과 사인을 그려 넣었다. 뉴욕은 이 반항아를 예술계 스타로 만든다. 그는 세계 미술계에 기린아로 소개됐고, 포스트모더니즘과 신표현주의 대가로 인정받았다. '검은 피카소' 장 미셸 바스키아(1960~88)의 전설은 이렇게 뉴욕 뒷골목에서 시작됐다.

뉴욕만큼 특이한 도시도 없다. 전 세계 젊은 예술가들이 물밀듯 밀려오고, 스타들이 하루에도 수없이 배출된다. 마크 제이콥스 매장을 찾기 위해 길을 물으면 "마크 매장은 저 모퉁이에 있습니다. 마크와 전 친구죠"라는 소리를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19세기에 파리가 미술과 패션으로, 빈이 음악으로 세계를 호령한 적이 있지만 패션과 미술, 음악, 영상, 문학 등 각종 문화예술 사업이 떼로 몰려 있는 도시는 이곳이 거의 유일하다. 대체 이 도시에선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미국 도시계획학자 엘리자베스 커리드는 '세계의 크리에이티브 공장 뉴욕'에서 뉴욕이 왜 창의적인 예술가들이 집결한 도시가 됐으며, 이들 창의성을 산업으로 키우는 문화예술 시스템은 어떻게 형성됐는지를 파헤친다. 앤디 워홀부터 바스키아, 투팍 샤커, 마크 제이콥스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고 글로벌 트렌드를 이끌어온 뉴욕 예술가 계보와 문화예술사, 경제사를 훑어내면서 크리에이티브산업이 번성하게 된 경로를 깔끔하게 정리했다.

저자는 "각 분야 예술가들이 뉴욕으로 몰려드는 이유는 이미 예술가들이 몰려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순환논리의 오류처럼 들리지만 뒤에는 중요한 포인트가 숨어 있다. 가령 끼와 재능을 가진 뮤지션이 하나 있다고 치자. 하지만 그가 스타로 떠오르려면 여러 분야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 녹음한 노래를 히트곡으로 만들 사람도 필요하고, 가치를 알아보고 평가할 수 있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 이들이 바로 옆에 있을 때 젊은 뮤지션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예술가들이 모인다고 해서 뉴욕이 세계 문화의 중심지가 된다고 단정짓기엔 부족하다. 커리드는 예술가들이 창의력을 폭발시키는 원동력을 '공간 안에서 이뤄지는 관계'에서 찾는다. 작가와 연예인, 업계 유력 인사들이 '그들만의 리그' 안에서 문화계를 주도할 작품을 미리 고르고 대중에게 발표한다는 것. 그렇게 뉴욕 안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 자본이 끼어들어 판매망이 만들어지고, 대중 손에서 소비된다.

따라서 저자 시선이 옮겨지는 곳은 뉴욕 문화계 종사자들의 '소셜 라이프(Social Life)'다. 이들 모임과 사교활동, 파티 등은 활동 자체가 생활과 비즈니스의 목적이자 수단이 된다. 신상품 론칭 행사, 패션쇼는 물론 패서바이나 더블 세븐 같은 클럽에서 새벽까지 춤추며 노는 일도 커리어를 위한 사회적 네트워크엔 매우 중요한 요소다.

즉 뉴욕이 뒷골목 상품까지 최고 예술로 포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공간적 배경과 그 안에서 이뤄지는 사회적 관계 때문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생각해 보라. 골목을 꺾으면 아이디어를 짜낸 작품을 좌판에서 파는 젊은이들이 즐비하고, 다시 골목을 꺾으면 괴짜들이 자기만의 음악과 악기를 연주한다. 기발한 인테리어와 최첨단 음향으로 무장한 클럽들에는 스타일리시한 셀러브리티들이 모여든다. 그들은 어떤 목적을 위해서 혹은 그저 놀기 위해서 만나고 충돌하고 다시 흩어진다. 만약 세계 어딘가에 그런 '폭발적이고 변화무쌍한' 곳이 있다면, 비즈니스 기회를 잡기 위해 그곳에 가지 않을 이유가 있을 것인가?"
최지아 옮김ㆍ쌤앤파커스 펴냄.


[손동우 기자]

**** 2009.07.21  22:19

[귓속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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