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물이에요.
졸졸 쫄쫄 촐촐 악기 같은 새 소리도 흉내내며 산 속 바위틈을 지나
개울에 이르면, 어디서 왔는지 그 곳에는 얼굴이 푸르스름한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었지요,
가다가 숨차면 댐에 갇혀 햇볕에 포슬포슬 등을 말리기도 하고, 그래도 심심하면 폭포처럼
뛰어내려 하야말갛게 부서지면 깔깔댔어요.
물은 물끼리 만나면 즐거워요. 금세 강에 다다랐는지 토끼풀 주섬주섬 모아 꽃피우는 강가를 바라보며 우리는 한마음이 되어 큰 강을 만들지요. 강은 깊을수록 휘휘 휘파람을 불며 흘러가지요.
나는 친구들가 헤어져 어느 집 수도관을 들어갔지요.
수도꼭지를 틀어놓고 물을 콸콸 흘려 버리면 어쩌나 싶어 가슴이 콩닥거렸어요. 이윽고 누군가가 수도꼭지를 틀었어요. 후유! 손이 조그맣고 귀여운 여자아이였어요. 나는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어 주었지요.
-너를 만나려고 낙동강 천삼백리를 달려왔지.
나는 나푼나푼한 이파리처럼 말하였지요.
동시 / 오순택 님
<초등국어 6-1 말하기.듣기. 쓰기에 실린 시>
황지 : 낙동강 일천삼백리가 시작되는 연못, 강원도 태백 시내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