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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4/06/19
 

입양의 날이 있는 줄 몰랐는데 TV에서 이야기해 알았다.

어제는 미사에서도 입양아를 위한 기도가 있었다.

2006년에 제정되어 오늘 5월 11일이 4회째라고 한다.

아마도 입양을 권장하고 입양가족에게 격려를 보내기 위해서 만들어졌나보다.

나도 입양을 한 사람으로 이야기 해볼까 싶다.


종교를 가진 사람이 자기 종교가 좋으면 주위에 자기가 누리고 있는 기쁨과 행복을 알려주고 싶어서 그 종교를 열심히 권하듯이 이야기 할 계기가 주어지면 난 입양에 관해서 그렇게 이야기 하고 싶다.


지금까지 살아오며 자신이 잘 했다 싶은 일 중에 우선으로 꼽고 싶다.

1992년에 6살 사내아이를 보육원에서 아들로 집에 데리고 온 일은.......


세 딸을 키웠고 여기 구리에 살고 있는 막내까지 대학에 보내고 난 뒤였다.

평소 아들에 대한 아쉬움이랄까 욕심 그런 것도 별 없이 편하게 살았는데 큰 딸이 강력하게 권하였다. 큰 애는 평소 자기주장을 강하게 펴고 끈질기게 조르는 편도 아니었다.

교회에 다니며 그 교회에서 운영하는 보육원에 가끔 봉사 나가고 하였다.

그러다 한 아이의 입양을 강력하게 끈질기게 졸랐다.


우리 집이 한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이 되고, 아빠 엄마는 또 한 아이를 편안하게 키울 수 있는 인품이 되고, 저도 동생들이랑 같이 짐을 지어주겠다며 설득을 하였다.

내 의지로 시작한 일은 아니었지만  큰 딸이 나서서 시작하여 그 일을 여러 달의 망설임 뒤에 온 가족이 받아들이기로 하고 아이가 아들로 우리 집에 왔다.


어떤 사람이 자식은 7살까지 부모한테 기쁨 준 것만으로도 효도를 다 했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 하였다. 공감하는 이야기다 싶다.

난 우리 아들이 우리 집에 와서 성장하며 가족에게 준 기쁨과 믿음이 벌써 자신이 할 효도와 몫은 다했다고 생각한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고교, 재수 일 년, 대학 한 학기, 그리고 군대 2년 가까이를 아빠와 엄마, 가족에게 얼마나 많은 것을 선물해주었는지 모른다.

물론 때로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그것은 미미하고 지나가면 잊혀지고 기억이 희미하다.

그냥 그 애가 주었던 기쁨과 웃음이 언제나 힘차게 즐겁게 살 수 있게 해주었던 것 같다.


또 늦둥이의 학부형 노릇 하느라 더 정신 바짝 차리고 젊게 살았지 싶다.

나이 든 엄마가 좀 부끄럽지 않느냐고 하면 "엄마 나이 안 들어 보여요." 하며 학교고 어디고 엄마 오는 것을 좋아하였다.


어려웠던 시기에 사춘기였는데도 잘 보내주고, 아빠 엄마에게 희망을 주고 이겨낼 힘을 주었다.  그 때 뒷받침을 제대로 해주지 못한 것은 아직 마음이 아프지만......

어린 아들이 있어서 부모는 포기하지 않고 절망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 올수 있었다.

지금 내가 구리에 와 있을 수 있는 것도 아들이 아빠하고 같이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늙어서인지 현역인데도 상근제도라 하여 군복무를 집에서 출퇴근한다.

6월 초에는 제대하고 가을에는 복학을 할 거다.

늘 무사히 군대 생활을 마치게 해 달라고 기도하였는데 앞으로는 대학생활을 즐겁고 알차게 하며 진지하고 열정적으로 사는 젊은이가 되어주기를 기도하려고 한다.


작년 12월에 시어머님 갑자기 돌아가셨을 때는 장손으로 상주 노릇을 잘 해주어서 얼마나 든든하고 보기 좋았는지 모른다. 주위에서 모두 아들이 어쩜 저리 으젓하고 듬직하냐고 인사해 주었다. 나만 보기 좋은 것이 아니고 하느님 보시기에도 참 좋았지 싶다.


남편은 70줄에 난 60대 중반인 노년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이는 유행하는 말로 숫자에 불과하고 우리 내외는 앞으로 몇 년 동안 23살의 대학생 학부모다.

외로움이나 허무를 느끼며 지는 황혼을 슬프게 바라볼 새가 없다.

아이의 장래를 걱정하고 등록금을 걱정해야 하는 중년의 부모이고, 은퇴하기에는 아직도 한참을 더 바쁘게 뛰며 살아야하는 현역이다.

난 현역이 좋다.

그리고 늦둥이 아들로 인해 언제나 젊은 기분으로 충만함을 느끼며 열심히 살 수 있어서 좋다.


입양을 생각하며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자신 있게 경험자로 권하고 싶다.

힘든 것보다 정말로 삶에서 상상할 수 없는  많은 것이 주어진다고.

아들과 같이 지난 17년 세월의 켜켜이 쌓인 많은 이야기들을 다 말할 수는 없다.

그냥 그동안 정말로 좋았고 행복하였다고 말할 수 있고, 기회가 주어졌을 때 참 잘 받아들였다고 말할 수 있다.



  



   


 


mama 2009.05.11  22:01

복 받으실거예요.
낳은정 보다 기른정이 훨씬 정이 더 많다고 하더군요.
두 분의 정성에 아드님도 잘 성장 했지 싶습니다...
든든한 아드님이 있어 부러울게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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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2009.05.12  09:10

아, 정말 감동적인 사연입니다. 은하님 정말 장한 일을 하셨습니다.
하느님 보시기에 얼마나 기쁘셨을까요!
아드님에게도 축복이지요. 은하님의 폭넓은 사랑에 그저 고개가 숙여질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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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ha46 2009.05.12  13:34

마마님, 고마워요. 언제나 응원 보내주어서.....
주위에서도 여러 사람이 사랑을 주고 도와주었어요.
특히 고은네님은 이모로 친조카에게 하듯이 챙겨주었고.....
사랑을 많이 받아서 잘 자라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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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ha46 2009.05.12  13:38

안나님,
그냥 기회가 주어져 받아들인 일이예요.
전 언제나 안나님이 부럽고 존경합니다.
가까이 살면 좀 따라다닐텐데....... 늘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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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네 2009.05.12  20:03

입양의 날도 있었군요. 불황으로 인해 입양가정이 많이 줄었다는 뉴스를 들었습니다만
아이 기르기 너무 힘들어 아일 아예 낳지 않겠다는 젊은 부부도 많아져 가는 세상입니다.
입양가정에도 어떤 식으로든 혜택이 주어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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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모 2009.05.15  11:18

고은네님 말씀처럼 입양가정에 정말 어떤식으로든 혜택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이 들어요.
<함께>한다는 것이 삶의 무게를 때로는 무겁게 하고
때로는 기쁘게 한다는 걸 요즈음 배우는데
입양은 더 하겠지요?
은하님의 얼굴이 늘 화사하고 멋진건
삶에 대한 긍정적인 에너지가 많아서 그럴거에요.
건강 조심하시길 늘 바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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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ha46 2009.05.15  21:43

꼬모님, 잘 지내고 있는지요?
부산 가면 고은네님한테 소식 듣고 합니다.
서로 여유가 없이 지내니 한동안 뜸했던 것 같아요.
마음은 언제나 가까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잘 지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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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모 2009.05.18  18:29

은하님도 건강 조심하시구요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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