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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시기 동안 마음먹고 한 일이 없어 본당에서 하는 피정에 참가하였다 [본당은 우리]라는 큰 주재 아래 추억, 침묵의 소리, 우리는 한 가족, 생명의 불꽃이라는 주재로 나누어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아침 9시부터 저녁6시까지 온종일 지하 성당에서 앉아 보내는 과정이 힘들까 걱정했더니 진행을 잘해주어서 힘든 줄 몰랐다. 주재마다 그룹별로 방을 옮기며 나눔의 시간을 갖고 하니 지루함을 느낄 새가 없이 하루가 갔다.
신부님은 인사말에서 피정의 약발은 3개월이라고 하였다. 난 늘 작심삼일로 시작은 잘하고 뒤끝이 없는 촐랑이 형이다. 그래도 할 말은 만들어서 3일마다 작심하면 된다고 자신을 북돋으며 살고 있다. 이런 나약한 내게 3개월의 약발은 은사인 것 같다.
마지막 넷째 시간에 본당 가족에게 생명의 불꽃이 되기 위하여 내가 하고자 하는 구체적인 계획을 결심하라고 하였다. 본당 가족에게 내가 할 수 있는 일, 3개월의 약발을 보너스로 받으며 무얼 할 수 있을까?
일한다는 핑계로 구역모임에나 참석하고 본당의 단체나 행사에 나가지 않고 있다. 주말이면 볼 일(개인적인)로 잘 돌아다녀서 주일 미사도 거르기 다반사이다. 이런 한심한 신자가 본당 가족을 위하여 무얼 할 수 있을런지 얼른 생각이 돌지 않았다. 그러다 피정 중에 차 마시면서, 점심식사 시간에, 화장실에서 내 가슴의 명찰을 보며 인사를 해준 형제님과 두 분 자매님의 얼굴이 떠올랐다.
"이은숙 지따씨네요. 성당 홈피에서 글 읽었는데 요즘은 왜 안 올리세요?" 지난해에 몇 편 글을 올리고, 올해는 게을러서 한 편도 올리지 못 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름을 기억하고 인사를 챙겨주시는 분들께 고맙기도 하고 쑥스럽고 부끄러워 제대로 대답도 못했는데, 그 분들이 할 일을 손짓해 주는 것 같았다.
'본당 홈피에 들어오시는 분들께 글이라도 올리자.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 우선은 피정에서 나눈 주제들에 대한 내 이야기로 써보자.' 3개월은 신부님이 보장하셨으니 부지런히 쓸 거 같다.
그 뒤에는 3일 마다 다시 작심을 하든지, 아니면 또 피정을 하여 3개월씩 연장을 하든지 하여 올 연말까지는 어떤 글이든 쓰고 올리자. 이 일을 본당가족에 생명의 불꽃이 되기 위하여 내가 하고자 하는 소명으로 결심하고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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