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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4/06/19
 

우리 성당 신부님 미사 강론입니다.

2008.09.30 18:19 | 언니의 방 | 고은네

http://kr.blog.yahoo.com/han1592/984182 주소복사

내 영혼아 주님을 찬양하여라......

막연한 궁금증을 가지고 있던 평양, 백두산 순례였습니다.
저 역시 반공세대로서 북한에 대한 적개심은 아직도 마음 한 쪽에 간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신학교에 들어간 그해 임수경 학우의 평양 방문과 문규현 신부님과의 판문점 동행은 통일에 대한 일말의 책임감을 심어주기도 했습니다.
평양 공항에 내리던 그 짜릿함이 아직도 전율처럼 느껴집니다. 너무나 가까운 곳임에도 함부로 오가지 못하는 우리들만의 규칙이 그렇게 허망한 것이 되었습니다.

말로만 듣던 평양은 사람 사는 곳이었고, 도시가 주는 삭막함과 분주함이 교차 되었습니다.
그리 세련되지 않은 평양 거리를 지나 간 곳은 북한에 유일하게 있는 장충 성당이었습니다. 아담한 성당에서 북한의 교우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잘 훈련된 성가대의 고운 성가 소리는 북한식 창법의 진수였습니다. 성가 소리도 주체적이었습니다. 미사 후 그 곳 신자들의 따뜻한 환영은 긴장된 마음을 녹이기에 충분했습니다.

이튿날 새벽밥을 먹고 다시 평양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백두산에 가기 위해서였습니다. 비행기를 타고 백두산 근처에 삼지연 비행장에 안착한 후, 2시간을 버스로 달려서 드디어 백두산에 올랐습니다.
한민족이면 누구나 한번 쯤 가보고 싶은 한반도의 머리에 우뚝 섰을 때의 기분은 상상 이상의 것이었습니다. 칼바람이 휘몰아 쳤지만, 그것은 천지의 밝고 맑은 기운이었습니다. 은총 가득한 날이었습니다. 일 년에 몇 번 볼 수 없다는 천지의 푸른 물을 눈이 시리도록 감상했습니다.
백두산을 내려오는 길은 남쪽에서 볼 수 없는 비경의 연속이었습니다. 마음까지 열어주는 넓은 고산 평원과 정돈된 침엽 수림은 북쪽에서만 볼 수 있는 색다름이었습니다. 마치 소풍과도 같았던 고산 평원에서의 도시락 점심은 꿀맛이었습니다.
백두산 줄기의 배게봉 호텔에서 하룻 밤은 천문학자가 된 밤이었습니다. 저녁을 먹고 누구라도 할 것 없이 칠흑과 같은 밤하늘의 빛나는 별을 헤아렸습니다. 남쪽 하늘에 없어진 별들이 그곳에서는 살아 숨 쉬고 있었습니다. 북극성을 비롯하여 북두칠성, 페가수스, 카시오페이아......

다음날 삼지연 비행장으로 가는 삼지연 연못은 한반도의 지붕인 백두산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곳이었고, 삼지연 읍내는 잘 정돈된 북한의 알프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하루빨리 서울 백두산의 직항로가 개설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10.4 선언으로 합의는 되었지만 실현되지 않고 있습니다).

다시 비행기를 타고 돌아와 나선 평양 시내 관광은 신기함의 연속이었습니다. 북쪽이 자랑하는 옥류관의 냉면은 국물이 끝내주었습니다. 평양 이외의 지방 사람들도 와서 옥류관 냉면을 먹으려고 줄지어 있었습니다. 옥류관은 분점이 없습니다.
평양은 비교적 조용했습니다. 차도 많지 않았고, 많은 사람들이 걸어 다니고 있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거리 곳곳에 붙어있는 구호와 초상화, 동상입니다. 김일성과 김정일은 어딜 가나 있었기 때문에 서서히 지겨워졌습니다. 거의 짜증입니다.



묘향산에 가는 넷째 날이 밝았습니다. 아침부터 서둘러서 버스에 올랐습니다. 평양을 벗어난 버스는 북쪽에 있는 묘향산을 향해 두 시간을 달렸습니다. 다가오는 차창 밖 평양 교외의 모습은 가을이라서 그런지 풍요로웠습니다. 논에는 이미 벼가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가을걷이가 한창이었습니다. 개발되지 않은 자연의 모습을 북한의 농촌은 잘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일정이 여유롭지 않아서 묘향산의 가을 정취를 한껏 즐기지 못했지만, 조상들의 애국심이 남아있는 보현사(절)를 둘러보고, 계곡에서 먹은 점심은 묘향산에서 먹는 것만으로도 배가 불렀습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시 평양에 돌아와서는 공연을 보았습니다. 학생 소년 궁전에서의 유 소년들의 재주는 감탄을 안겨주기도 했지만, 보는 내내 안타까움이 더 많았습니다.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들의 실수는 당연한 것이지만, 북쪽 아이들은 실수를 하지 않았습니다. 무엇이 그렇게 그 아이들을 실수 없게 만드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좁은 한반도에 태어난 미래세대는 왜 이렇게 불행한 걸까요. 북쪽에서는 살아남기 위해 지독한 훈련을 받아야 하고, 남쪽에서는 살아남기 위해 입시지옥에 시달려야 하는 현실이 정말 슬펐습니다.

북쪽에서의 마지막 밤을 맞이했습니다.
고요한 평양은 모든 것이 정지된 도시였습니다. 정체되고 박제된 도시의 평양 사람들 - 넓게 보자면- 북한 사람들은 불행을 모릅니다. 스스로 불행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북한 사람들이 스스로 불행하다고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북한 어린이들이 실수를 하고 울었으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사람이니까요.

마지막 날 평양 공항으로 가는 내내 북한 사람들의 무심한 표정이 눈에 부딪힙니다. 결코 밝지 않은 표정들입니다. 북한은 외국어를 쓰는 것도 아닌데 관계자 이외의 북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는 현실이 갑갑했습니다.
답답함과 안타까움을 뒤로하고 서울로 가는 고려항공에 몸을 실었을 때, 아직도 숨죽이고 주눅 들어 살아가는 북한 서민 대중들에게 미안했습니다. 같은 한반도에서 한민족으로 태어났음에도 너무 다른 현실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이 싫었습니다.
비행기가 김포공항에 착륙하자 기내에서는 박수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안도의 박수소리였습니다. 저는 장담합니다. 남쪽 사람이 북한에 가서 산다면 미칠 것입니다.
세계 유일의 유훈 정치를 하는 북쪽의 수뇌부, 기득권 세력들이 회개하기를 기도합니다.
전능하신 하느님, 북쪽의 힘없는 사람들을 돌보아 주십시오. 우리 민족을 통일로 이끌어 주십시오.

닭이 우는 사제관에서 안사노 올림

------------------------------- 구리 성당 이현섭 안사노 신부님의 글입니다.

안단테 2008.10.01  08:41

백두산 이야기에 열심히 읽다가
끝에는 눈물이 핑 도네요.

신부님의 기도에 저도 ㅡ아멘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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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네 2008.10.02  06:16

마음이 쓰리고 착잡합니다,
사람이 생긴 것만큼 다양한 생각을 하고 있더군요.
평생 공무원이셨다는 어느 분, 평소에도 이것저것 지시형으로
손가락을 휘둘러 혐오감을 느꼈습니다만 어제 모임에서 식사 끝날 때까지
빨갱이 論을 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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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네 2008.10.02  06:18

이른바 빨갱이란......

미국에 비판적이면 "빨갱이"

보수 정권을 비판하면 "빨갱이"

한나라당에 비판적이면 당연히 "빨갱이"

촛불집회 나가면 "빨갱이"

휴머니스트도 필요하면 "빨갱이"

보수언론(조.중.동....)비판하면 "빨갱이"

북한을 지원해야 한다는 생각도 "빨갱이"

진보적이면 "빨갱이"

사대주의 외교보다 국민 주권을 더 우선시 하면 "빨갱이"

부의 성장보다 배분을 중시하면 더더욱 빨갱이다,

묵묵히 밥을 씹으며 어디선가 봤던 저 답글이 생각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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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ma 2008.10.02  13:30

가슴이 많이 아프네요...죽기전에 백두산에 올라 맑은 천지 물에
손이라도 한번 담가보고 싶네요...은하님, 언제나 건강하시기를요...
그리고 하고 싶은 일들이 하나씩 아루어 지는 10월이 됐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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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ha46 2008.11.07  22:59

집이 어수선 하다기에 와 보았더니 들어 올 수 있는 방이 있네요.
그동안 너무 무심해서 미안함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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