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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 실험…이마트발(發) 가격혁명

2007.11.05 07:14 | 마음가는 대로 | 고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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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 실험…이마트발(發) 가격혁명

[매일경제] 2007년 11월 03일(토) 오후 06:48 가 가| 이메일| 프린트

이마트발 가격혁명이 일어났다. 소위 ‘유통업체 주도의 가격혁명’으로 가는 시나리오다.

그 1단계로 PL 전략을 발표했다. 10월 18일부터 본격 가동된 PL 전략은 자체 브랜드 상품을
대폭 늘림으로써 가격을 제조업체 브랜드보다 최대 47%까지 낮춘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내 최대 유통채널인 이마트의 이 같은 도전적인 방침이 경쟁 유통업체와 제조업체들에
한바탕 충격파가 되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이마트에서 시작된 한국형 가격혁명이 시장에 미치고 있는 파장을 분석하고 미래를 진단해본다.

“일반 브랜드가 유통업체 브랜드의 성장을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경상 신세계 이마트 대표가 지난 10월 16일 이마트의 새로운 PL(잠깐용어 참조) 시대 개막을 선언하며 내린 결론이다.

이 대표는 이날 PL 상품 비중을 지난해 9.7%에서 2017년 3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동시에 본격적인 PL 시대 개막으로 소비자들은 20~47%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살 수 있게 됐다며 자축했다.

사실 PL 시대는 이미 외국에서는 보편화된 풍경이다. 미국 전체 소매시장에서 PL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달한다. 월마트는 매출의 약 40%를 PL이 차지하고, 영국 테스코는 50%가 넘어간다.

이마트 측은 PL이 할인점, 협력업체, 소비자 모두에게 이득이 된다고 주장한다.

일단 할인점이 얻는 이득이 가장 클 수 있다.

할인점업의 핵심은 최저 가격. 같은 상품을 할인점별로 싸게 판다고 해봐야 50원 이상 차이 나기 어렵다. PL 상품에서는 사정이 달라진다. 처음부터 유통업체가 상품을 기획하는 것이다 보니 유통업체 입맛에 맞는 수준까지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두 번째는 상품의 차별화가 가능해진다는 점이다. 현재 소비자들이 할인점을 선택하는 기준은 할인점 이름이 아닌, 소비자가 위치한 곳에서 얼마나 가까운가 하는 것이다. 그러나 PL 상품이 인기를 얻게 되면 판로를 바꿀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마트 외 다른 곳에서는 살 수 없는 물건인데, 그 물건을 꼭 사야 한다면, 아무리 거리가 멀더라도 이마트를 찾아갈 수밖에 없는 식이다.

저렴한 상품이 많아지고 선택의 폭이 넓어지니 소비자에게는 당연히 이득이다.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업체인 협력업체는 당연히 OEM 업체들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을 얻게 된다. 힘들게 판로를 개척하지 않아도 된다,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구축할 수 있다 등등이다. 그러나 지난 세월 수많은 OEM 업체들이 수많은 난관을 뚫고 자체 브랜드를 구축하려 애써왔다는 점을 기억해보면, 제조업체 입장에서 이 같은 혜택을 100% 반가워 하리라고 만은 볼 수 없다.

한편 일각에서는 할인점과 소비자에게도 100% 이득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격 경쟁이 심화되다 보면 결국 품질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 할인점도 마찬가지다. 저렴한 PL의 인기는 할인점 전체 매출 규모를 갉아먹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L 시대 도래는 이제 한국에서도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된 듯하다.

실제로 이마트가 주요 PL 상품 판매를 시작한 10월 18일부터 23일까지 6일간의 판매 추이를 지켜보면 이 같은 실험이 상당한 결과를 거두고 있음이 입증된다. 이 기간에 이마트태양초고추장(3kg, 9900원)이 9961개 팔릴 동안 대상 청정원 순창찰고추장(2.8kg, 1만1900원)은 2892개 팔려나갔는가 하면, 이마트콜라(1.5ℓ, 790원)은 모두 2만6992개가 팔려 코카콜라(1.8ℓ, 1630원)의 1만683개를 두 배 이상 앞섰다.

이마트발로 시작된 본격적인 PL 시대 개막과 이로 인한 가격 파괴 혁명이 향후 한국의 유통 지도를 어떻게 바꿔놓을 것인가. 흥미진진한 관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잠깐용어
·PL : Private Label. 유통업체가 제조업체 브랜드 대신 자사 브랜드를 붙여 판매하는 상품. 유통 과정을 단순화하고 마진을 줄임으로써 소비자가격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PB(Private Brand)라고도 한다.

[특별취재팀 = 김소연 기자 / 김충일 기자 / 박수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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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유통업체들…‘천천히 따라가도 늦지 않다’ 느긋


[매일경제] 2007년 11월 03일(토) 오후 06:45 가 가| 이메일| 프린트




11월 18일. 이마트는 물론 여타 할인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게 될 날이다. 이마트가 본격적으로 PL 상품 6개 브랜드 3000개 제품을 출시한 지 딱 한 달째 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이번 기회에 PL 상품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2017년 최대 30%까지 끌어올린다는 이마트의 전략이 괜찮은 시나리오인지 중간 점검을 할 수 있는 터라 더욱 의미가 깊다.

그간 PL(이마트는 PB를 자체적으로 PL로 표기) 상품 비율에서 앞서있다고 자부했던 업체들은 지난해 9.7%(9200억원) 수준이었던 이마트가 ‘가격혁명’ 등 대대적으로 여론을 주도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지난해 PL 비율이 18%에 달했던 홈플러스의 경우 더 할 말이 많다. 설도원 홈플러스 상무는 “일정 시점에 갑자기 대대적인 가격인하를 단행한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라고 전했다. 백인수 롯데유통연구소 소장은 “유통업체 간 경쟁은 이제 입지를 어디로 확보하느냐의 문제에서 취급상품의 문제로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시기에 직면했다”라며 “각 업체의 전략, 수준에 맞는 PL 상품 배치가 관건인 만큼 특정 업체만의 특정한 전략으로 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사안이야 어찌됐든 PL 상품 확대는 이제 대세가 된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이마트의 공세에 다른 할인점들의 대응 방안을 알아봤다.

■ 롯데마트 - ‘와이즐렉’ 브랜드 일원화 ■
롯데마트는 금액으로는 이마트에 뒤지지만 PL 상품 비율 면에서는 이마트보다 높은 수준으로 꾸준히 상품을 늘려왔다. 2003년 12월 ‘현명한 주부의 선택(WISE+SELECT)’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와이즐렉(Wiselect)을 선보인 이후 본격적으로 2004년 전체 매출의 6%, 2005년 8%, 지난해에는 12%를 PL 상품으로 소화했다. 2007년 10월 현재 2800여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재래김, 삼겹살 등 신선식품에서부터 휴지, 기저귀 등의 생활용품은 물론 거울, 교자상 등 다양한 PL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롯데마트가 이마트와 다른 점은 브랜드 일원화 전략이다. 베스트셀렉트, 해피초이스 등 10여개 브랜드가 혼재해 있는 이마트와 달리 롯데마트는 와이즐렉이란 이름 아래 신선식품용 브랜드 ‘와이즐렉 마음들인’, 유기농 제품 전용 브랜드 ‘와이즐렉 유기농’, 고가·고급 제품 위주의 ‘와이즐렉 프라임’ 브랜드를 출시한 것이 눈에 띈다. 박정현 LG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소비자의 인지도와 충성심을 높이기 위해서는 브랜드의 통일성도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다만 패션 PL 상품의 경우에는 전략을 달리한다.

롯데마트는 ‘베이직아이콘(BASICICON)’ ‘위드원(WITHONE)’은 물론 최근 올 3월 할인점 최초로 유명 디자이너와 제휴해 만든 PL 브랜드 ‘UL(유엘)’ 등을 선보이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패션의 경우 개성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 소비자들의 특성을 고려한 차별화 전략을 쓸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올해 PL 상품 매출이 전체의 14%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보고 향후 2010년에는 전체 매출의 20%가량으로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 홈플러스 - 해외 직매입 확대로 PL 비율 늘릴 것 ■
홈플러스 영등포점에는 이색적인 공간이 있다. 고객가치창조관이 그것. 2001년부터 운영을 시작한 이곳은 아직 출시되지 않았거나 리뉴얼하기 위한 PL 상품이 전시돼 있다. 고객들은 전시된 음식들을 자유롭게 먹어보고 전자제품의 경우 직접 사용해보면서 평가해본다. 수시로 펼쳐지는 블라인드 테스팅도 눈길을 끈다.

설도원 상무는 “고객에게 품질을 직접 체험하게 하고 개선해야 할 사항을 수렴한다”라고 소개했다.

홈플러스는 여기에서 나온 고객들의 반응을 적극 반영한 PL 상품을 내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홈플러스가 PL 상품에 눈을 뜬 것은 2001년부터. 영국 본사의 노하우를 국내에 접목시키면서 빠르게 정착시켜왔다. 전체 매출액 중 PL 상품 매출 비중은 지난해 18%, 올해는 2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홈플러스 PL 상품은 총 8개 브랜드다.

프리선샛, 이지클래식 등 의류 브랜드를 비롯해 ‘홈플러스 좋은상품’ ‘웰빙플러스’ 등을 매장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의류를 제외한 공산품의 경우 롯데마트와 비슷하게 ‘홈플러스’라는 동일 브랜드 아래 ‘알뜰 상품’ ‘좋은 상품’ ‘프리미엄 상품’으로 각각 가격별, 품질별로 차별화했다. 아울러 홈플러스는 해외에서 직접 PL 상품을 제조해 합리적인 가격에 들여오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신동화 홈플러스 해외상품팀 팀장은 “지난 2003년 글로벌소싱에 주력하기 위해 유통업계 최초로 ‘해외상품팀’이라는 전담 조직을 만들고 운영을 시작했다”며 “직매입을 통해 15~20%가량 원감절감이 가능해 이 비중을 더욱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 홈에버 - 의류 PL 강점 살리면서 공산품 비율도 확대 ■
지난해 이랜드가 인수하면서 문을 연 홈에버 역시 PL 상품 비중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홈에버의 특징은 의류 PL 상품이 다양하다는 점. 비올, 비욘드 등 아동복에서 신사복, 패션속옷, 패션슈즈까지 29개 브랜드가 홈에버에서 팔려나간다. 의류 부문에서 두각을 보인 모기업 이랜드의 영향력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최근에도 다양한 의류 PL 상품이 가세하면서 지난해 전체 매출의 5%를 기록해 식품 등 공산품 매출 비율 3%를 앞섰다.

최근에는 식품관련 PL 상품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이은정 홈에버 대리는 “대부분의 유통업체들이 PL 상품을 일괄적으로 기획하는 데 반해 홈에버는 식품 PB팀을 별도로 운영하고 ‘팜에버’라는 이름으로 매장 판매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홈에버는 공산품의 경우 내년까지 공산품 전체 매출 대비 약 20%, 패션 PL 상품의 경우 2010년까지 매출 비중 20%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미국·일본 상황은? 】
◆ PL 상품 대세 속 미묘한 차이
= 대형 유통업체들의 PL 상품 확대 추세는 세계적인 현상이다. 미국 유통업체들 대부분은 PL 상품을 팔고 있다. 월마트는 샘즈초이스(Sam's Choice)를 비롯해 애슬레틱 웍스(Athletic Works), 조지(George) 등 의류 부문은 물론 메인스테이즈(Mainstays) 등 가정용품, 듀러브랜드(Durabrand, 전자제품), 오자르크 트레일(Ozark Trail, 여행용품) 등 다양한 분야의 PL 제품을 팔고 있다. 판매 비중은 전체 매출의 40%에 달한다.

KOTRA LA무역관은 현재 미국에서 팔리는 물건 5개 중 하나는 PL 상품이라고 전했다. 규모로는 지난해 기준으로 680억달러에 달한다. 허진학 LA무역관 과장은 “일부 업체의 경우 PL 상품 판매 비율이 40~50%에 육박하기도 한다”라고 전했다. PL 상품의 질도 상당히 높은 수준에 올라와 있다. 업체들과 상생 협력이 잘되고 있기 때문이다. 월마트는 크래프트제너럴푸드, 블랙앤드데커 등 대기업과 상호기능팀(Cross-functional team)을 만들어 단순히 마케팅뿐 아니라 재무, 운영, 물류 등도 함께 논의하면서 신뢰감을 키워 PL 상품의 질을 한층 업그레이드시켰다.

컨슈머리포트는 최근 요구르트, 프렌치프라이 등 6개 제품에 대해 PL 상품과 NB 상품 비교 시험을 했는데 PL 상품의 품질이 오히려 좋게 나왔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허 과장은 “블라인드 테스트 등에서도 PL 상품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더 많았다는 보고서도 있을 만큼 미국에서는 PL 상품이 대세로 자리 잡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편 일본은 60년에 일본 양판점 다이에가 ‘다이에 밀감’을 최초로 선보이면서 PL 상품 시대를 열었다. 이를 본떠 62년 미쓰코시백화점이 식료품, 잡화, 가전제품 등으로 구성한 PL 상품 ‘레이돌’을 상품화하기도 했다. 하지만 초기 PL 상품은 저품질, 저가 이미지로 실패한 뒤 한동안 잠잠했다.

다시 PL 상품이 각광받기 시작한 것은 70년대 오일쇼크 시절. 알뜰한 제품 위주로 소비자의 호응이 이어졌다. 거품경제 시기인 80년대 말에는 PL 상품도 고가, 고급화의 길을 걸었다. 유럽의 디자이너 브랜드붐이 일어 라이선스 계약으로 PL 상품개발을 하기도 했다.

거품경기가 가라앉자 다시금 ‘싼 제품’이 각광받기 시작했다. 90년대 PL 상품의 트렌드는 ‘저가격·고품질’로 요약된다. 당장 타격받은 곳은 NB 상품 제조업체였다. 90년대 말 이토요카도, 세이부 세존(SAISON) 그룹을 중심으로 PL 상품의 공세가 강화되자 NB 상품은 소매 희망가격을 설정하지 않고 오픈가격을 도입하는 등의 고육지책을 펴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대립관계는 오래가지 않았다. 2000년대 들어 일본백화점협회와 일본어패럴산업협회가 ‘상생’을 목표로 공통의 유통개혁을 단행한 것이 일례.

정호성 삼성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일본에서 90년대 중반 불었던 PL 상품 붐이 우리와 비슷한 양상을 띠었다”라며 “ PL 상품의 확대가 유통업체와 제조업체 간 협력관계를 추진케 하는 촉매제”라고 소개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429호(07.11.07일자)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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