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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적 만족보다 정신적 평화를 원하는 분들이 지나다 들려 목 축일 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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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달샘 (hamikal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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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4/04/04
 



사랑하는 진호

아빠가 남기고 간 빈 우유잔에 남은 앙금.
지금쯤 하늘 위에 있을 너의 아빠.
조금 후면 학교에 있을 너.
교실에 앉아 있을 성진.
또 막내는 그림을 그리러 갈 테지.

이제야 집은 엄마 독차지네.

모두 뿔뿔이 흩어진 적막한 시간에도
너희는 엄마 마음 끝자락을 잡고 따라다니고 있구나.
사랑한다는 것은 잠시도 생각에서 벗어나지 않는
악착 같은 끈적이인가 보다.

1993년 2월 8일, 엄마가


사랑하는 엄마 딸

엄마에게 단 한뿐인 딸이 어서어서 자랐으면 좋겠다.
'네가 큰다면'하고 자주 상상해본단다.
함께 여행 다니며 서로 비밀 얘기를 나누고
마치 외할머니와 엄마 사이처럼
둘의 마음이 하나될 날을 꿈꿔.

엄마는 매일 정신없이 바쁘지만
외롭고 공허할 때도 많다구. 몰랐지?
어른이 되면 그럴 때가 종종 있단다.

1993년 3월 19일, 엄마가

- 조양희 지음<엄마의 쪽지 편지>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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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마음

아이들은 엄마가 외롭고 공허하리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는 것 같다.

자신들에게는 호기심으로 가득 찬 세상이니
거기서 정신없이 지내다 시간이 되면
잠자리로 들어간다.

남편과 아이들이 내 품에서 벗어나는
오전이 되면 집 안은 껍질만 남은 것처럼
고요해지고 차 한 잔이 생각난다.

일을 밀쳐놓고 잠시 나 자신을 응시해본다.
나는 왜 여기에 와 있는가.
무엇을 하려는 것일까.
나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하는
의문들이 꼬리를 문다.

옛날이 그립고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아바지의 모습이 떠오르고…….

나는 이럴 때면 내 엄마에게 전화를 건다.
훗날 진호도 나에게 전화를 걸어줄 테지.

- 조양희 지음<엄마의 쪽지 편지>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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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성진

요즘 너 저금을 덜 하는 것 같아.
열심히 저축해서 네게 꼭 필요한 물건들을
부모에게 의지하지 말고
스스로 해결하는 습관을 기르렴.

엄마의 손길에서 떠나가는 훈련을 해보는 거야.
그 시작은 바로 모든 물건들을 네 것이라고
생각하는 일부터야.

공책 한 칸, 종이 한 장도 아껴 쓰고
몽당 연필도 모아봐.
물도 콸콸 틀지 말고 졸졸 흐르게 해서 손 씻고.

엄마 잔소리 미안! 물통에 얼음 넣었다.

1992년 10월 28일, 엄마가



과자 살 때
그렇게 몇 겹으로 포장된 건 안 살 수 없겠니?
포장이 화려하면 대부분 비싸더라.
한 겹짜리 과자 중에도 꽤 괜찮은 것들이 있다니까
우리 확인해볼까?

포장이 겹이면 버려야 할 쓰레기가 많아서
너한테 쓰레기 심부름 시킬 것 같아.

1993년 1월 9일, 엄마가



사랑하는 진호

후식으로 넣은 왕포도 달콤하니?
누가 선물한 건데 아껴두었지.
수예 시간에 물고기 그려서 수놓는 건 할 만해?
물고기 한 마리는
물지렁이 800개와 수많은 플랑크톤을 먹고,
작은 물고기도 잡아먹는대.

그래서 물 고기 한 마리를 사람이 먹으면
물지렁이와 플랑크톤도 따라 없어지는 거지.
생물을 잡아 먹으면 자연히 그가 좋아했던 걸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나.

뭘 먹지?
그래서 엄만 나물 박사란다.
안심하고 먹어둬.

1993년 3월 20일, 엄마가

- 조양희 지음<엄마의 쪽지 편지>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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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마음

자연보호는 바로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자연을 학대하면서 나를 사랑할 수 없다.
나는 대자연 중에서도 가장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지나온 삶을 돌아볼 때
자연보호를 잘했다고 자부하는 부분이 있다면
바로 이 도시락 편지일 것이다.

사람들을 사랑하지 않으면서 말도 못하고
생각도 못하는 돌이나 나무를 사랑할 수는 없다고,
사랑을 받은 자만이 베풀 수 있다는 말을 흔히 들어왔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자기가 사랑받는 존재라 믿으며 자라나게 한다면
자연을 사랑하지 않고는 배길 수 없을 것 같다.

즐겁고 기쁨이 넘치는데
돌부리를 걷어찰 일은 없지 않을까?

- 조양희 지음<엄마의 쪽지 편지>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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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년 전 인디언 추장이 남긴 말

북미의 한 인디언 추장이 워싱턴 정부에 보낸
답신이 백 년 후인 1987년, 전 세계에 공개되었다.

'당신은 하늘을, 땅의 체온을 당신처럼 느낍니다.
땅의 구석구석은 신성합니다.
저 빛나는 해면의 모래톱까지도 성스러운 것입니다.
당신들이 게속해서 자연을 오염시킨다면
자신이 만든 오물 속에서 질식하게 될 것입니다.
그때가 삶의 종말이요 죽음의 시작입니다.…….'라는
가슴 뜨끔한 내용이었다.

프랑스 정부가 남태평양의 뮈뤼로아 환초에서 실시한
핵실험은 물속 지구의 밑바닥을 이루는 장대한
바위에서 이루어졌다. 폭발시킨 뒤에 방사능을 포함한
용암과 가스가 분출하는 정도를 분석하여
폭발의 위력을 측정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핵실험은 과연 누구를 위해 실시하는 것인가.
핵무기를 보유하기 위한 인간의 희생인지,
희생을 막기 위한 핵무기인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

프랑스 정부는 국제 사회의 비난을 모면하기 위해,
자국을 방어하고 또 국가의 위력을 자랑하는
가장 확실한 방편이 이 실험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같은 논리대로라면 핵을 가진 나라는 인류가
원하지 않아도 언제 어느 때나 마음대로
핵실험을 계속해도 된다는 말이 아닌가.

물질문명이 발달하면서 전 세계가 물질적인 풍요를
누릴 수 있게 된 것은 사실이지만, 물질문명의 진보가
자연 파괴의 주원인이 된 것 또한 사실이다.
지나친 물질문명의 개발은 결국 전쟁 발발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인류의 진정한 평화는 핵이나 핵 이상의 무기를 보유한
강대국이 약소국들에게 거드름을 피우는 게 아니라,
인류의 공동 운명을 위해 이 같은 무기를 버릴 때
지킬 수 있는 것이다.

'땅의 구석구석은 신성하고 성스러운 것입니다'라고
답신을 보낸 백 년 전 인디언 추장의 말이
자꾸만 떠오르는 요즘이다.

- 조양희 지음 <엄마의 쪽지 편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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