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횡무진(縱橫無盡), 승승장구(乘勝長驅), 군계일학(群鷄一鶴). 개그우먼 신봉선의 최근 활약상을 제대로 표현하자면 사자성어를 줄줄이 써도 모자르다. KBS2 '신동엽 신봉선의 샴페인' '해피투게더 3', SBS '일요일이 좋다-골드 미스 다이어리', MBC every1 '무한걸스', SBS 파워FM(107.7MHz) '송은이 신봉선의 동고동락' 등 TV와 라디오, 방송사를 불문하고 온통 그의 얼굴과 목소리가 넘친다. 데뷔 4년만에 초고속으로 개그계 정상을 밟은 신봉선은 찻잔을 앞에 놓고 술술 이야기를 풀어냈다.
◇휘순 오빠, 장난 좀 그만해요!
-'무한걸스' 동료인 정시아씨가 곧 결혼한다는데, 봉선씨 기분이 남다르겠어요.
물론이죠. '무한걸스' 멤버들은 시아의 결혼 소식을 미리 들어서 알고 있었는데요. 서로 스케줄이 바쁜 탓에 예비 신랑을 정식으로 소개받지는 못했는데 두 사람이 사랑을 알콩달콩 가꾸는 모습이 옆에서 보기에도 좋고 부럽더라구요. 오랫동안 동고동락했던 동료인데 하필 결혼식이 '해피투게더' 녹화와 겹치는 바람에 식장에라도 갈 수 있을 지 몰라서 걱정이에요. 무한걸스 멤버들이 축가라도 선물해야 하는데 각자의 방송 스케줄 때문에 다들 고민이 많은 것 같아요. 사실 저희 같은 방송인들은 개인사보다 방송 녹화가 먼저일 수 밖에 없잖아요. 오히려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기지 못하는 형편이라 속상해요.
-봉선씨도 어느새 서른이 됐네요. 나이도 적당해졌는데 결혼에 대한 부담은 없나요?
결혼은 잘 모르겠는데, 애인 만큼은 올해 꼭 만들고 싶어요. 그런데 잠잘 때 빼곤 방송국에 있을 정도로 일이 바쁘다 보니 남자 만나는 게 좀처럼 쉽진 않네요. 혹시라도 '골드미스 다이어리'에서 좋은 사람을 소개시켜 주진 않을까 기대하고 있는 중이에요. 물론 공인이 방송을 통해 짝을 만드는 게 쉬운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아요. 그래도 남자 생각을 하면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긴장되는 걸 보면, 저도 어쩔 수 없는 여자인가봐요. 호호호.
-이상형이나 선호하는 스타일은 뭔가요?
제 눈에 안경이라고, 남들이 뭐라건 그냥 제가 보기에만 매력적이면 되요. 제가 예쁘다고 할 순 없으니, 아무래도 외모보다는 성격이 저와 잘 맞고 편한 사람을 골라야겠죠? 호호호. 연예인이나 개그맨이라고 해서 절대 사귀지 않겠다는 편견은 없는데, 개그맨은 가족처럼 편한 관계이다보니 좀처럼 애인으로서의 긴장감이 잘 생기지 않아요.
-최근 동료 개그맨인 박휘순씨가 방송을 통해 신봉선씨에게 공개 구애를 자주 하던데, 휘순씨는 어떤가요?
아이고, 휘순 오빠랑은 개그맨으로 데뷔하기 전부터 같은 극단에서 한 식구로 친하게 지내던 사이예요. 요즘 들어 오빠가 자꾸 나를 사랑한다며 떠벌리고 다니는 것 같은데, 저는 개의치 않아요. 오빠가 예전에 여자친구 사귀는 모습도 자주 봐온데다 심지어 요즘에는 서로 바빠서 연락도 자주 못해요. 오빠가 원래 개그를 장난같지 않고 진지하게 하는 스타일이거든요. 그래서 저를 좋아한다고 농담을 해도 주변 사람들이 개그로 받아들이지 않고 자꾸 오해하는 것 같아요. 저희 둘이 사귈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볼 수 있겠죠.

◇패러디퀸, CF퀸 될라!
-개그 콘서트 무대에서 얼굴을 본 지 오래됐는데, 언제쯤 다시 볼 수 있을까요?
요즘 제가 출연 중인 프로그램들이 좀 많거든요. 사실 '개그 콘서트'는 녹화보다도 연습이 더 큰 문제랍니다. 공개 코미디라서 NG를 자주 내지 않으려면 연습을 많이 하고 동료들과 호흡을 잘 맞춰야 하는데 제 스케줄로는 그게 쉽질 않아요. 또 연습도 제대로 하지 않고 무대에만 올라가면 동료들에게도 미안하죠. 그래도 '개그 콘서트'는 제 고향, 가족이나 다름없는 곳이라서 상황만 맞으면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프로필을 보니 데뷔한 지 4년 밖에 안됐더군요. 초고속으로 성장한 비결은 뭘까요?
아이고, 아직도 갈 길이 먼데 초고속 성장이라뇨. 그저 예능계에서 살아 남은 정도죠. 비결이라고 내세울 거라고는 개그맨으로 데뷔한 뒤로 쉬지 않고 열심히 앞만 보고 달려온 것 정도가 될 수 있겠네요. 물론 저 외에도 모든 개그맨들이 다 노력파죠. '개그 콘서트'는 매주 공연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일년에 여름 휴가로 일주일 밖에 쉴 수 없거든요. 저도 데뷔 초에는 일년에 사흘 정도만 쉴 정도로 매일 공연 연습에만 집중했던 것 같아요. '뮤지컬'이라는 코너를 진행할 때는 춤과 노래를 연습하느라 매일 잠잘 시간을 쪼개서 연습했답니다. 정작 요즘엔 사정이 나아진 덕분인지, 좀 게을러 진 것 같아요. 데뷔 초에 비해 체중도 6kg이나 늘었거든요. 그래서 올해 최고의 목표가 다이어트랍니다.
-항상 웃고 살지만, 나름대로 힘든 시간도 있었을텐데요.
2005년 KBS 공채에 합격하기 직전이 제 인생에 제일 힘들었어요. 전유성 선배님이 제작한 극단 '코미디 시장'에서 활동하던 때였는데요. 극단 생활이 힘들었다는 말이 아니고, 아크로바틱을 연습하던 중에 발목이 부러지는 부상을 입었거든요. 부상이 꽤 커서 꼬박 4개월 동안 집에서 시체처럼 누워지내야 했어요. 한 반년 정도 재활 치료를 받고 나서 집 밖에 나갈 수 있었는데, 죽다 살아난 경험을 하고 마음을 독하게 먹은 덕분인지 개그우먼 공채 시험에도 합격했죠.
-최근 봉선씨 활동을 보면 예능계가 좁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다른 욕심은 없나요?
사실 영화와 드라마 출연 제의가 많이 들어오는 편인데 도저히 짬이 안나네요. 연기에 처음 도전할 때는 나름대로 충분히 연습해도 부족할텐데 지금으로선 연습할 상황이 안되거든요. 그래서 눈물을 머금고 고사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드라마에 앞서 정통 연극 무대를 한번 경험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어요. 정극 연기의 정수를 연극을 통해서 경험해야 자신감이 생길 것 같아서요. 최근엔 CF 섭외도 좀 들어오는 데 살림이 조금 나아지려나 모르겠어요. 호호호. 얼마전 라면 광고와 휴대폰의 인터넷 광고를 촬영했거든요. 지난해 촬영한 통닭요리 광고도 방송 중이니 벌써 세개네요. '패러디퀸'이 아니라 'CF퀸'이 되보면 어떨까요?

※ 스타와 차 한 잔, 신봉선 |
흔히 유머 감각은 집안 내력이라는 말을 한다. 낙천적이고 입담이 좋은 가족들과 지내다보면 유머 감각도 좋아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그맨들의 부모나 형제를 살펴 보면 개그맨 뺨칠 정도로 뛰어난 끼와 재능을 자랑하는 경우가 많다.
신봉선도 마찬가지다. 일단 그의 어머니부터가 입담이 장난이 아니다. 같은 말을 해도 단어나 억양이 특이해서 주변 사람들이 배꼽을 잡게 만든다고 한다. 간혹 신봉선의 친구들이 집에 놀러올 때면 "아가야~ 주스라도 한방울 내줄까?"라는 재미있는 말로 친구들을 자지러지게 만들었다. 아버지 역시 어머니 못지 않게 말도 많고 정도 많아서 평소 신봉선과 애인처럼 자주 전화통화를 주고 받는다. 며칠전에도 전화를 걸어와 "너는 왜 항상 똑같은 프로그램에만 나오냐? 벌써 약발이 떨어진게냐"라고 놀려대며 신봉선을 자극했다고 한다. 또 그의 오빠 역시 한때 극단에서 배우의 꿈을 키웠다고 하니 그의 가족에게는 예능인의 피가 흐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김도훈기자 d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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