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제 목 : 영화는 영화다 (2008) 평 점 :     8.46(1021명 참여) 감 독 : 장훈 주 연 : 소지섭 , 강지환 , 홍수현 , 고창석 , 송용태 , 한기중 , 장희진 , 박수영 , 한승도 , 조석현 장 르 : 드라마,액션 개 봉 : 2008년 09월 11일

최고의 한판을 위한 승부가 시작됐다
배우가 꿈인 깡패. 깡패보다 더한 배우 두 남자의 완전히 다른 삶이 교차하기 시작한다.
영화를 촬영하던 배우 장수타(강지환 扮)는 액션씬에서 욱하는 성질을 참지 못해 상대 배우를 폭행, 영화는 제작 중단 위기에 처한다. 또한 어떤 배우도 깡패 같은 배우 수타의 상대역에 나서지 않아 궁지에 몰린다. 그는 궁여지책으로 룸싸롱에서 사인을 해주며 알게 된 조직폭력배 넘버 투 이강패(소지섭 扮)를 찾아가 영화 출연을 제의한다.
누구도 모르게 영화 배우의 꿈을 갖고 있었던 강패는 수타의 제안에 흥미를 느끼며 출연에 응하는 대신 한가지 조건을 내건다. 액션씬은 연기가 아닌 실제 싸움을 하자는 것! 배우가 안되었으면 깡패 못지 않은 싸움 실력을 갖추었을 것이라 자신하는 수타 역시 이 조건을 받아들이고, 두 사람의 치열한 전쟁과도 같은 영화 촬영이 시작된다.
주인공은 하나! 싸우다 죽어도 좋다!
깡패라는 현실을 벗어나 배우란 꿈의 세계로 발을 들여놓은 강패, 배우로서의 자존심을 위해 액션 배우에서 진짜 싸움꾼이 되어가는 수타. 잠깐이라도 다르게 살고 싶었던 두 남자의 최고의 한판이 시작된 것! 주인공은 하나, 최고의 결말을 향한 두 남자의 싸우다 죽어도 좋을 이 숨막히는 대결의 최후의 승자는 누구일까?

꿈과 현실을 넘나들듯 깡패인 강패는 영화배우라는 역할과 현실에서의 깡패를 오고간다. 실제로 깡패를 잘 수행하고 있던 강패는 영화와 관련이 되면서 현실에서 살려두지 말아야할 사람을 살려둔다. 그것도 영화의 대사 한마디를 생각하며... 나름 ... 하지만 현실은 현실이었다.. 영화처럼 멋지게 뒷통수안치고 꼭꼭 숨어살줄 알았던 머리검은 짐승은 며칠만에 다시 나타나 뒷통수 제대로 친다... 그리고 강패는죽을 위기 모면하지만 뒤를 봐주던 회장에게도 거의 버림을 받는다. 뒷통수친 사람을 제대로 다시 복수를 해준다.. 그리고 그 곳에 수타(강지환)도 함께 목격한다.. 영화는 영화일뿐 영화와 현실의 차이를 한공간에서 강하게 대비시키고 관객에게 느끼게 한다..

[영화는 영화다]의 큰 축은 배우 수타(강지환)와 조폭 강패(소지섭)의 대결이다. 어찌어찌 같은 영화를 찍게 되었어도 서로 시시각각 충돌하면서, 또 그 감정을 영화 속에서 연기에 담아 풀어내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그 와중에 수타에게 생긴 골치거리를 강패가 해결해주는 등 두 사람 사이에는 묘한 우정이 보이기도 하지만, 현실 속에서는 다시 견원지간일 뿐이다. 같은 영화에 출연하는 여배우 미나(홍수현)를 두고 삼각관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한 마디로, 영화 촬영이 끝날 때까지 두 사람의 대결은 이곳 저곳에서 끊이지 않는다.
이러한 팽팽한 긴장감을 연출함에 있어서, 장훈 감독은 누아르 장르의 모범을 따르되 기교를 부리지 않는 정공법으로 화면 속에 에너지를 담는다. 한 편으로는, 너무 기교를 부리지 않아 화면이 촌스럽게 느껴지는 순간도 더러 있다. 가령, 캐릭터의 얼굴을 교차 클로즈업하는 장면이나 화면 밖에서 화면 안으로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하는 순간 등은 평범한 연속극을 보는 것처럼 심심하게 담아낸다. 액션 장면도 기합을 넣되 화려한 기교를 배제하다 보니 비슷한 장면이 반복되는 것 같은 느낌도 든다. 같은 장소가 몇 번씩 반복되는 것도 많은 예산을 들이지 못한 영화의 한계로 보아야 할 것이다.

장훈 감독이 김기덕 감독에게서 배웠기 때문일까? 이런 식의 투박한 연출은 순식간에 촬영을 완료하느라 어지간해서 재촬영을 하지 않는 김기덕 감독의 스타일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 정도이다. 그러나 이러한 투박한 영상 속에서 제대로 에너지를 분출하는 두 주인공 덕분에 단점도 장점으로 승화된다. 영화보다는 드라마에서 빛을 보았던 소지섭과 강지환은, 이 영화 속에서 제대로 뛰논다. 한 주먹하는 조폭은 조폭대로, 제 멋대로인 배우는 배우대로, 자신의 캐릭터에 몰입한 두 사람의 대결은 “영화와 현실이 뒤섞인 상황” 속에서 아주 그럴듯한 화학작용을 일으킨다.
그래서 투박한 영상은 역설적으로 두 사람의 에너지를 더 날 것 그대로 분출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 또 영화와 현실이 뒤섞인 애매한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장치가 되기도 한다. 만약 근사한 화면에 담긴 누아르였다면 영화 밖 현실도 영화처럼 보였을 것이다. 영화는 영화, 현실은 현실, 그런데 다시 영화와 현실이 애매한 그런 상태, [영화는 영화다]의 이러한 매력이 반감되었을 수 있음은 물론이다.
 조폭들이 등장하는 영화는 그동안 참 많았다. 우리가 흔히 “조폭영화”라 부르며 손가락질하는 영화들부터 오랫동안 기억될 그럴듯한 걸작까지, 조폭영화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조폭영화의 생명력은 질 낮은 코미디 영화들 때문에 일단 한 차례 밑바닥까지 떨어졌다가, 젊은 작가 감독들의 새로운 시도로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점이다.
[영화는 영화다]도 그러한 새로운 시도에 이름을 올려둘 만한 작품이다. 조폭과 영화의 관계라는 점에서 유하 감독의 [비열한 거리]가 언뜻 생각나게 하지만, 치밀한 서사와 근사한 영상으로 누아르의 원형에 가까웠던 [비열한 거리]와 달리 [영화는 영화다]는 특이한 상황설정 속에서 내러티브는 최소화하고 배우들의 에너지 대결로 끝장을 본다는 차이가 있다.
[비열한 거리]가 근사하게 차려진 고급 일식집의 코스요리 같다면, [영화는 영화다]는 부둣가에서 갓 잡아올린 활어를 그대로 회 친, 그런 비릿하지만 신선한 매력이 인상적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확실히 김기덕 감독은 이런 상업영화를 만들어도 평범을 거부한다. “영화랑 현실을 구별 못해?”라는 강패의 대사가 그런 일반적인 조폭영화를 비웃는 것 같이 들리는 것은 괜한 생각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