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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벽대전: 거대한 전쟁의 시작 감독: 오우삼 출연진: 양조위, 금성무, 장진, 조위, 장풍의, 림지령,
오우삼감독이 할리우드를 떠나 중국으로 와서 찍는 영화 <적벽>을 찍는다는 소식에 이미 들떠있었다. 적벽대전은 서양의 '트로이 전쟁', '십자군 전쟁'과 함께 세계 3대 전쟁으로 꼽히는 동양 최대 전쟁으로 지략과 전술로는 최고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아울러 화려한 출연진은 관객을 동원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나 생각해본다.
삼국지는 중국, 한국, 일본 등 나라에서는 아주 익숙히 알려진 작품이다. 또한 삼국지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이 바로 적벽대전에 관한 토막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작년에 <황후화>나 <야연> 등 중국의 대형사극영화들이 줄줄이 관객들의 원성을 타고 있는터라 오우삼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적벽> 역시나 우리가 가장 잘 알고있는 <삼국연의>를 바탕으로 한 영화라서 많은 사람들의 주의를 받아왔다. 올 상반년에 상영된 <용의 부활>은 개인적으로 놓고 볼때 많이 실망했던 영화였었다. 비록 삼국지의 역사적인 배경보다는 조자룡이라는 하나의 인물을 주선으로 다루었다는 점에서는 가히 창의적이라 할수 있었으나 다소 서투른 줄거리며 흐지부지한 전개며,,,휴~~ 뭐 그러러니 해야지뭐...

삼국지의 장점은 결국 인물이다. 수많은 책략들과 흥분을 일으키는 이야기들이 넘치지만 그런 이야기들이 힘을 얻는 건 인상적인 인물들의 역할이 크다. 또 누구든지 삼국지의 수많은 영웅호걸 중 마음에 품고 있는 영웅호걸들이 있다. 인물들의 매력을 구현시킬 때 중요히 여겨지는 것은 전장에서의 일기당천의 액션이 아니라 클로즈업이다. 슬로우 모션의 빈도가 전작들의 비해 적을지 모르지만 아쉽지 않다. 적벽대전의 클로즈업은 오우삼 슬로우 모션의 성취를 이어 받는다. 설전을 벌이는 인물들의 수많은 숏들 속에서, 수많은 인물들이 뒤엉킨 전장의 숏들 속에서 인물들의 클로즈업이 출몰하여 그 상황 속 감정을 지연시키고 그 상황의 인상을 들어낸다. 슬로우 모션이 처절하면서 직설적으로 내꽂는 느낌이 강했다면 클로즈업의 성취는 편집으로 이루어내는 감흥으로 인한 품위다. 같은 것을 지향하지만 품위는 더욱 향상되었다. 인물들의 율동은 흐릿하지만 편집의 율동은 용솟음치기에 감당하기 힘들 지경이다. 그런 매력적인 클로즈업과 그로 인한 편집으로 인물을 주목하게 되고 그에 합당한 행동을 펼치는 인물들은 고스란히 자신만의 매력을 내뿜는다. 그렇기에 적벽대전에서 인물들의 등장 빈도는 중요치 않다. 영웅들 개개인의 무게감이 발휘되어 이야기를 휘어잡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가장 흥미로운 캐릭터는 '제갈량'이다. 영화는 주유와 제갈량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적어도 개인적으로 1편에서는 제갈량이 더 매력적으로 그려지고 있는듯하다. 분명 주유도 제갈량에 버금가는 손권의 책사이지만, 1편에서의 주유는 손권의 책사라기보다는 장군같은 느낌이 강하다. 그리고 주유와 제갈량이라는 뛰어난 책사를 둔 두사람, 유비와 손권은 1편에서 거의 하는일이 없다. 유비는 짚신 몇짝 만드는 것외엔 하는일이 없고, 손권은 호랑이사냥이 전부이다.

삼국지에서 개인적으로 관운장을 좋아하는 편인데 이번 <적벽대전>에서 그려진 관운장은 솔직히 <용의 부활>에서 적룡이 출연한 관운장보다 모든 면에서 못하다고 느껴진다. 적토마를 타고 언월도를 휘둘러야 하는 관운장이 적토마는 온데간데 없이 그냥 달아다니는 보병처럼, 그리고 망치를 들고 쇠붙이를 두드리지 않나, 책을 들고 아이들한테 "지금 공부를 잘해놔야 앞으로 후회하지 않는다."는 교육계의 철학을 가르쳐주지 않나, 아무튼 관운장에 대해서는 다소 실망..

상산 조자룡, 호군이 맡은 조자룡은 솔직히 <용의 부활>에서 유덕화가 맡은 조자룡보다 못생긴건 사실이다. 하지만 나름대로의 특색이 있긴 했었다. 간혹 어떤 면에서는 너무 순박한 농촌총각같은 웃음을 보여줘서 닭살이 살짝 돋긴 했어도... 개익적으로 아두(阿斗)를 구하는 전투신이 너무 간결하게 묘사된것이 살짝 아쉽다.

장비의 캐릭터는 <용의 부활>보다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워낙 무대뽀정신이 강한 장비인지라 벽력소리에 조조의 장군이 말에서까지 떨어지지 않았는가? 장비는 전투신에서만 간간히 얼굴을 비췄지만 나름대로 개성있는 캐릭터를 소화하는데는 무리가 없었던것 같았다.

역시 조자룡~~~ 만약에 <용의 부활>과 <적벽대전>을 통털어서 배역을 골랐다면?? 헤헤~

영화의 클라이막스는 역시나 전투신이다. 적벽대전의 화공(火功)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제갈량의 팔괘진법은 가히 시각을 즐겁게 하기에는 충분하다.

이 얼마나 어마어마한 장면인가? CG처리가 솔직히 간단히 들어갔는지는 모를 일이지만 듣는 소문에는 몇만명의 엑스트라들이 출연했었다는것을 감안할 때 이 장면은 실제로 이렇게 대열을 지어서 찍은것이 아닐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끝으로 <적벽대전: 거대한 전쟁의 시작>이라는 제목답게 한마디로 개괄해라면 하나의 가장 훌륭하고 가장 긴 예고편이라고 할수도 있겠다. 하지만 삼국지의 인물들을 생각하면서 2시간가량 영화를 보면서 혼자서 즐기기에는 아주 훌륭한 영화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이제 올 겨울에 나올 2편을 기대하면서 오늘은 이만 적어보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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