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초반 충청도 태안 땅의 안면도란 섬이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던 일이 있었다. 그 전에는 여름철 피서지로 그 이름이 알려졌던 이 땅에 ‘방사능 폐기물 처리장’을 설치하겠다고 해서 안면도 땅의 주민들이 들고 일어난 것이었는데, 그 당시 필자의 친구 중 한명이 TV에 나오면서 ‘안면도의 별’이란 별명을 얻었던 것이 새롭다.
자, 그런데 말이다. 안면도는 섬이 아니란 것이다. 지금이야 연륙교가 세워져 있어서 육지가 되었으니 그렇다 하지만, 예전에도 안면도는 섬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여섯 번째로 큰 섬인 안면도…. 그러나 조선 인조 시절까지는 섬이 아니라 육지였다는 사실! 오늘의 주제는 조선시대 최대의 인공섬 프로젝트에 관한 이야기이다!
“어이 호조판서, 올해 재정은 어떠냐? 이번에도 적자재정으로 꾸려가야 해?”
“에또… 거시기 국제유가도 뛰어오르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에서 금리도 올린다 그러고… 내수가 살아갈 기미도 안 보이고, 실업률도 계속해 증가 추세이고… 에또….”
“어휴, 저눔 자식 한번 물어보면, 답이 은하철도 999야…. 야이 자식아, 결론만 말하라니까! 이번에 나라 재정이 어떠냐고! 좋아 나빠?”
“예…뭐시냐 대략 좆타가 좆지 않다라고….”
“…어이 내금위장! 저 자식 당장 끌어내! 저딴 걸 호조판서라고…. 1년 예산안이 얼마다, 얼마 걷어야 하는데 얼마 모자란다. 그거 물어봤는데 뭐? 연방준비제도이사회? 너 이 자식, 너도 공무원 생활 청산하고 과천에서 이사할 준비 한번 해봐라! 어이 내금위장! 빨랑 안 와?”
“아니… 거시기 전하! 그러니까 설라무네… 에또, 예… 이번에 전라도에 풍년이 들어서 세수확보엔 이상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에또….”
“국세청장, 그럼 세금은 다 걷은 거야?”
“…거시기 아직 전라도 쪽 하고, 충청도 쪽에서 올라와야 할 세금이….”
“뭐야! 거기가 제일 많이 내는 데 아냐! 왜 일케 미적미적거리는데?”
“거시기… 천수만 때문에….”
“또?”
그랬다. 조선시대… 아니 대한민국이 탄생하기 전까지 한반도 국가들이 활용한 교통로, 특히 물류에 관한 교통로는 ‘뱃길’ 위주였다. 한반도 지형의 70%를 차지하는 산 때문에 교통로를 뚫는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였고, 설사 길을 뚫었다 해도 우마차 한대 겨우 지나갈 오솔길 수준이었다.
그 오솔길도 툭하면 경사도 30도 이상의 험로였기에 물류를 이동시키기엔 부적합하였다. 해서 박정희 대통령이 등장해 경부고속도로를 닦기 전까지 이 땅의 물류 유통은 거의 대부분 뱃길을 활용하였던 것이다. 임진왜란 때 그나마 조선이 일본을 이겼던 이유는 이 뱃길을 이순신 장군이 틀어막아, 일본군의 병참로를 끊어버렸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허, 이것 참…. 야, 뭐, 좀 방법이 없겠어? 전라도랑 충청도에서 올라오는 세금이 제일 큰 구다린데…. 이게 이렇게 불안 불안해서는 어떻게 나라를 운영하냐고? 이것들아, 괜히 모여앉아서 봉급만 축내지 말고, 무슨 아이디어를 내봐!”
임금이 아무리 닦달을 해봐도 대신들은 꿀 먹은 벙어리였으니, 무슨 용빼는 재주가 있다고 전라도와 충청도에서 올라오는 조운선(漕運船 : 세금인 쌀을 실어나르던 배)을 지켜낼 수 있겠는가?
“거시기… 저, 이럴 때를 대비해서 해상보험을 하나 드는 것은 어떻겠슴까? 미래를 위한 방비, 캬~ 이것만큼 좋은 게… 죄… 죄송합니다.”
“이것들이 지금 뭐하자는 플레이야! 보험으로 해결하자고? 이것들이 전부 개념을 바겐세일해 버리고 있어…. 이걸 그냥 확!”
왕이 한참 화를 내며 대신들을 닦아 세우고 있던 그때, 호조참의가 급하게 대전으로 달려온다.
“저… 전하 큰일 났사옵니다!”
“이것들은 맨날 큰일이래…. 이번엔 또 무슨 일인데?”
“전라도와 추… 충청도에서 올라오던 조운선이… 조운선이….”
“조운선이 뭘 어쨌다고?”
“침몰했습니다.”
“…지금 타이타닉 찍냐? 침몰이라니!”
“천수만의 암초에 걸려서 이번에도 또….”
“…야, 그럼 전라도랑 충청도 올해 세금은 어케 되냐?”
“…다 날린 거죠.”
“…한푼도 못 건지는 거야?”
“…유감스럽게도….”
“이런 ×같은…쉬파! 그게 한두푼이야!”
“그러게 해상보험을 들었으면….”
“영의정, 네 목에 보험 들어놓은 거 같은데, 이 참에 네 마누라가 보험금 수령하게 만들어줄까? 그만큼 공무원 밥 먹었으면 분위기 파악을 해야지! 이걸 그냥 확!”
전라도와 충청도에서 걷은 세금을 싣고 서울로 올라오던 조운선(漕運船)을 위협하던 천수만! 조선왕조 내내 천수만은 목에 걸린 가시처럼 조정을 괴롭혔으니…. 과연 조선은 목에 걸린 가시 같은 천수만을 어떻게 피해가야 하는 것일까? 한큐에 1년 예산의 1/4을 날려먹는 천수만 앞바다의 위력! ‘조선시대 최대의 인공섬 프로젝트’는 다음회로 이어진다. 커밍~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