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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12월, 망각과 기억의 창고

2006.01.12 21:32 | ☞ 수필/소설/시 | 화림

http://kr.blog.yahoo.com/gogohua/701438 주소복사

~^*12월, 망각과 기억의 창고*^~
청향: 정정숙

십이월이다. 저무는 한해를 아쉬워하면서 송년 파티며 망년회 같은 것을 가질 것이다.
눈꽃이 날리는 거리에서, 분위기가 있는 찻집이나 레스토랑에서, 성탄송이 울리는 십자가가
있는 곳에서, 사랑의 숨결이 피어나는 가정의 둥지에서. 이런 모임은 한해가 보내는 아쉬움
과 흩어져 있던 사람들이 모여 서로 따뜻한 정을 주고받는 샘터가 될것이다. 그리고 한 해 동
안고 달프고 우울 했던 일들을 씻어버리고, 서로가 주고받은 상처와 허물을 용서하고 화해함
으로 불필요한 기억을 잊어버리는데 뜻이 있다. 그래서 이름 하여 망년회(忘年會)가 아닌가.

때때로 우리는 저만치 흘러간 세월과 흐르는 시간 속에 시드는 나이를 탄식한다.
석양에 걸린 자화상을 보며 속절없는 세월에 불안을 느끼고 허망해 하기도 한다.
어떤 이는 황무지에 희망을 심고, 자신의 눈부신 성장에 대견스러워하며 세월의 흐름에 고마
움으로 감사를 한다. 지구에는 하늘과 땅, 남과 여, 선과 악이 공존하듯이 인간에겐 망각과 기
억의 창고가 있음이 신이 내린 귀한 선물이라 하겠다. 우리는 일상에서 일어나는 좋은 일 궂은
일들을 기억하며 살아 간다. 그 숱한 저장은 인간만이 간직하는 능력이요, 또한 탱탱한 젊음의
  상징이기도 하다. 허지만 우리의 주위에는 잊어야할 그 무엇을 지우지 못하여 마음 아파하
는  사람도 많다. 쓰레기통에 버려도 좋을, 기억하고 싶지 않는 일들이 유독 또렷하게 남아 잠
을 설치게 하고, 그것을 기억하는 사실로 하여 우울한 나날 속에 괴로워하는 경우도 있다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네.

서른의 나이에 단명한, 50년대 명동의 시인 박인환 님의 시구처럼, ‘사랑은 가고 세월은 남는
것, 사랑함으로 행복했노라.’고 한 때 열렬하게 사랑했던 사람을 잊지 못하여 슬퍼하는 것도 곁
에 없다는 부재(不在)보다 추억에 대한 그리움 때문일 것이다.
사람은 상대적인 감정의 동물이며, 누구에게나 장단점인 허물이 있기 마련이다.
타인의 마음을 헤아리기보다 먼저 자기감정에 충실한 사람일수록, 때로는 자신의 무의식의
말 한마디가 상대에게 지워버릴 수 없는 상심(傷心)을 남길 수 있음을 이해 하지 못한다.
여린 감성으로 가슴에 밖낀 상흔은 깊을수록 봄눈 녹듯 씻어 버리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피나던 상처가 아물 듯, 어둡고 쓸쓸하던 상심은 인제인듯 잊어버리게
된다. 그러기에 세월은 망각을 위한 최상의 양약이라 하던가. 

J. 하버드는 "좋은 기억력은 놀랍지만 망각(忘却)하는 능력은 더욱 위대하다.“ 고 했다.
헌 것들은 망실(忘失)함으로서 새로운 기억을 축적하는 것, 어찌하여 잊어야할 것은 잊지 못
하고 기억해야할 것은 깜박! 건망증이 심한지. 기상 이변과 깨어진 오존층, 인간의 문명이 내
품는 공해로 하여 남녀노소 없이 '까마귀 고기를 먹었냐'고 합창들이다. 가진 것도 얻은 것도
없는 사람들은 망각의 망년회에서 무엇을 기억에서 지우고 잊어야 할까. 버릴 것도 기억할 것
도 없는 허무의 빈 잔에 누가 눈물어린 온기를 채워 주든가. 그것은 떠나는 바람이요, 휘날리
는 눈꽃인가. 아니면 우정이요, 사랑 같은 것인가. 저마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보내며 깊게
드리운 사연을 토해내기에 늦은 시간인가. 아니다. 아직 12월의 숫자는 점점이 남아 있다.
우리 모두 새길 수 있는 인연과 용서할 수 있는 자유로 하늘을 우르러 어린이가 되어보자.

12월의 거리에는 온통 밝은 조명이 현란하기만 하다.
징글벨 소리에 산타 할아버지의 선물과 '불우 이웃을 돕자'는 자선냄비 구세군의 종소리가 낮
설지 않다. 화려한 것은 거리 뿐 만이 아니다. 달콤한 언어로 포장된 성명과 메시지가 난무하
는 말의 잔치속에 ㅡ 한 모퉁이에는 궁핍하고 피폐한 웅크린 영혼들이 눈먼 장님처럼 포장마
차의 부근을 서성된다. "흰눈이 석탄가루보다 검고 돌팔매보다 아프고... " 슬픈 사람을 두고
눈을 축복의 은혜라고 비유한 사람은 누구인가. 연말에는 때 묻은 마음을 씻고 선을 이루라고
눈이 나린다. 12월의 그믐밤에는 단한번이라도 저무는 한 해의 종점을 향해 마음 맞는 이와
외길 같은 인생길을 걸어볼 만하다. 지나온 일과 추억 인연된 그리움을  떠올리며 잊어야할
아프고 슬픈 사연들은 망각의 저 늪으로. 챙기고 가꾸어야할 것은 새 기억의 창고로...
긴세월 투병으로 인한 녹쓴 빗장을 열고 새 물건을 받아들일 새해를 맞을 준비를 해야겠다.

메모: 년말에는 생의 아프고 곤혹스려웠던 기억은 이제 저 망각의 늪으로......
새해부터는 꿈꾸는 파랑새가 세상의 뒤안길에서 군중속으로 날아 갈 것입니다.

♥로미오줄리엣님♥ 2006.02.09  16:50

좋은수필이네요..
퍼가도 돼죠..
스크랩 해가고 가져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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