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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1997년,
북풍이 살을 꿰뚫어 뼈속까지 파고드는 춥디춥은 겨울날이였다.
꼬꼬 생애에 처음으로 합숙이라는것을 체험하게 된것이다.
한겨울의 북풍처럼 내 마음속까지 전률을 일으키게 한 불사조 합숙...
40명이 되는 사람들이 한집안에서 먹고,자고,활동한다는것이 신기하게만 느껴지던 그때였다.
마음을 설레이게 하는 사물놀이의 가락에 흠뻑 빠져들어서
가입을 단호하게 선택했던 불사조 풍물패...
겨울합숙이 시작되였던것이였다.
빤스 5장에 양말 10컬레를 넣은 비닐봉투를 허리에 둘러차고
한학기동안 숙사에서 나랑 동거하던 군대이불을 꿍져메고
으럇차차~~ 합숙으로 가는 차에 몸을 실었다.
선배님들은 말씀하셨다.
합숙? 어려운게 아니야...
우선 집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분단의 아픔>이라는 이름을 지어준 집....
설명을 할라치면 구들을 딱 가운데로 시작하여
불을 때면 가마목쪽은 엉뎅이를 대구 있으면
설사도 그 열기를 당해내지 못하고 당장 똥까마치로 변할만큼
견디기어려울 지경으로 뜨거웠고...
반면에 다른 반쪽 구들은 엉뎅이를 일분만 대구 있어도
암수치질이 혼합성적으로 반응하여 데모를 일이킬만큼
지지리도 차가운 구들장이였기때문이다.
익은 엉뎅이냐? 치질걸린 엉뎅이냐??
선택은 아주 간단했으나 선택사항은 참 고르기 어려웠다. ㅡ.ㅡ;;
매일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고, 사물놀이도 배워주고 저녁이면 오손도손 이야기도 나누고
가끔 시간나면 티비도 보고, 포카도 친다고 선배님들이 자세하게 설득을 하는 바람에 따라나섰는데...
그게 새빨간 거짓말이였음을 알았을적에는
이미 깊이깊은 산속에, 뻐스도 통하지 않는 산간마을에, 나갈래야 나갈수조자 없는 지옥에
우리를 웃으면서 밀어버렸음을 알게 되였다.
매일 한시간씩 되는 노래배우기 시간,,,
탈춤을 배우기 위해서 매일 1200개씩 해야하는 <돋움>..
(돋움이란 앉았다 일어나기를 두번하는것을 돋움 1차로 계산한다.)
추운 겨울 악기를 챙겨들도 눈으로 덮힌 마당을 질주하면서 배워야 하는 사물놀이전수...
밤마다 3시간씩 진행되는 쎄미나시간...
도합 10박11일동안 사물놀이공연 비디오를 정확히 30분을 봄...
포카치기는 더욱 간단했다.
셋이서 한장씩 뽑아서 진 사람이 김치움으로 김치가지러 가는 길뿐...
아~~~ 이런 속히운 기분이란~~~
하지만 가장 고통스러운것은 이름하여 식사문제...
아프리카초원에 동물들만 모인것도 아닌데 매일의 식단은 별로 변함이 없었다.
아침: 감자채,김치.밥.장국
점심: 노배국,김치,밥.
저녁: 감자국,김치.밥.
매일매일 찾아드는 감자와 노배를 보면서 우리의 한창 피여날 꽃나이들은
얼굴이 시퍼렇게 시들어가고 손은 노랗게 물들어져가는판이였다.
그렇게 장장 닷새동안 고기란것은 보지도 못한 우리...
우리는 고기가 너무나 그리웠다.
더구나 사흘동안 돼지고기비게를 안먹으면 눈알이 돌아안간다는 고래의 경우...
자식은 사흘이 지날때부터 이미 실신상태에 이르렀고
눈알은 돼지고기비게기름이 모자라서였는지 퀭하니 앞만 보는 지경에 이르렀다.
밥먹을때마다 손가락을 핥아대는 녀석을 보면서 나는 근심했다.
혹시나 자식이 옆집에 돼지굴에 뛰여들어가서 돼지꼬리를 막 물어뜯지 않을까하는.....
그렇게 엿새째가 되는 날이였다.
밥먹을 시간이 다 되였는데 자식이 나타나지 않는것이였다.
<한때를 먹어도 맛있게 먹자~>라는 명언까지 침대머리에 붙여놓고 자는 녀석이
식사시간에 제때에 나타나지 않는다는것은 꼭 무슨 일이 발생하였음이 분명하였다.
땡땡~~ 식사를 알리는 꽹과리소리에도 녀석은 얼굴을 내밀지 않았다.
안된다... 한사람이 없어도 밥은 못묵는기다..
하여 진행된 <고래찾기프로젝트>....
혹시 이넘이 고기를 못먹었다고 옆집에 강아지녀석이랑 뼈다귀를 놓고 한판 붙은것은 아니것지?
혹시 너무나 돼지고기비게를 생각한 나머지 앞집에 돼지굴로 쳐들어가 돼지꼬리를 덥석 문것은 아니겠지?
눈앞에 영화필름처럼 돌아가는 너무나 생동한 사실로 다가올것같은 장면에
우리는 모두 몸서리를 쳤다.
하지만 옆집에 강아지녀석은 뼈다구를 입에 문채 단잠에 빠져있고
앞집에 돼지녀석도 한창 한우리 돼지처녀랑 여유작작 데이트를 즐기고 있었다.
이때, 어디서인가 가느다란 소리로 들려오는 비명소리...
<살려줘~~~ 살려줘~~~~>
문뜩 모기 왈: 소리가 땅속에서부터 흘러나오는거 같애...
설마 고래녀석이 땅을 뚜져서 동면하는 지렁이나 뱀을 잡아먹다가 혹시....
불길한 생각들은 자꾸 든다.
문뜩 카인 왈: 김치움에서 나는 소리는 아니것제??
이것이 단서가 되였다..
우리는 우르르~~ 김치움으로 쓸어갔다.
한겨울인지라 김치움문이 얼어붙는 일이 종종 있었던것이다.
카인: 고래야. 니 김치움에 있나?
고래: 헹님~~ 살려줘이~~~
모기: 김치 가지러 가면 간다구 얘기해야제...
고래: 모기야~~ 어서 문 열어줘~~~
카인: 김치굴에 들어간 이유를 말하기전에는 죽어도 안열어준다.
한참 침묵이 흐른뒤.....
김치움에서는 이미 흐느끼는 목소리가 들려왔었고
급기야 울음이 섞인 목소리로 고래넘이 절규했다.
<형~ 너무 고기가 먹구펐는데..혼자서 먹으면 의리가 없을까바..가만히 상점에서 쏘세지를 두개 샀어여. 화장실에서 먹을려고 했는데..장소가 아니잖아...그래서 김치움을 선택했는데... 흑흑흑~~~>
한참후 도끼로 얼어붙은 김치움문을 까부셨고
양손에 쏘세지 반쪽씩 든 고래가 눈에 나타났다.
훌쩍거리며 사타리를 타고 올라오면서....
넘은 손에 남은 쏘세지를 다 입에 쑤셔넣었다.
그리고 나와서 졸라 맞았다.
의리없이 반쪽 남은 쏘세지를 혼자 먹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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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박11일동안... 13근이 내렸던 힘들었던 합숙이였다.
하지만 또한 가장 추억에 남는 합숙이였고
선후배들이 가장 많이 친해진 합숙이였다.
그후 후배들의 합숙에 종종 참가하기도 했으나
새내기로 참가했던 그 합숙이 언제나 제일 그립다.
가져갔던 양말 10컬레는 다 바꾸어신었지만...
빤스는 끝내 한벌두 갈아입지 못했다.
김치움을 생각해봤지만....
빤스 갈아입다가 김치움에 얼어붙는 정경을 생각하니
에휴~~~ 그냥 빤스 한장 11날동안 꼬박 입었다. ㅡ.ㅡ;;
11월 19일
- 꼬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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