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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4/04/06
 



시칠리아 팔레르모 Palermo 공항에 있던 쓰레기통..
뚜껑은 분리수거하라고 플라스틱, 종이, 유리 부분을 분리 해 놓았으나,
아래가 한 통속이다  

며칠전 TV 에서 들었는데, '이탈리안 시선'이란게 있댄다.
아름다운 곳이 있으면 딱 그곳만을 쳐다볼 것이며, 아래 좌우를 보지 말 것.
반드시 그 주변엔 쓰레기와 너저분한 것들이 있다.

살면서 꼭 아름다운것만 보란 법 있나?
다큐멘터리가 가치를 더하는 것은 아래 좌우를 찍기때문 아닌가...

하여간 TV 에서 그 얘기를 듣는 순간 나는 무릎을 탁 쳤다. 
시칠리아에 대한 나의 인상이 그랬다.
이국적인 풍경과 함께 피어오르는 쓰레기 냄새
꽃밭에 버려진 녹이 뻘겋게 슨 고철 자동차
최 호화판 요트들이 줄지어 서 있는 항구뒤에서 바퀴가 세개인 싸구려 트럭에 멸치를 싩고 다니며 파는 행인들...  

알록달록한 본젤라또 아이스크림 뒤에 숨어있는 썪은 레몬껍질들 처럼
교묘하게 섞여 있는 미와 추.

시칠리아가 내게 준 인상이다.
  











이번 휴가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냈던 곳
호텔에 딸려있던 수영장

뒤에는 병풍같은 산자락이 둘려싸고 있고, 아래로는 망망한 지중해가 내려다 보이는 풍수지리적으로 천의 명당자리.  



어릴때 내가 나중에 유럽으로 와서 살게 될지 어떻게 알았겠냐마는..
수영하고 자전거를 잘 배워두지 못한게 무지 후회가 된다.
독일(뿐 아니라 유럽) 사람들은 수영을 물고기처럼 해대고,
자전거는 기본이다.
그래서, 수영장에 가면 발 닿는 곳을 찾아, 튜브끼고 노는 애들이랑 같이 물장구를 쳐야 하는 나는 진심으로 민망하다. (나중에 우리 애가 태어나서 '엄만 왜 할 줄 아는게 없어?' 라고 할까봐 겁난다. 아, 이쯤 꼭 들어오는 질문들이 있지요. 임신했어요?
아닙니다 ㅡ.ㅡ )

물론 엉성하게 물에 떠서 팔다리를 젓다보면 어쩐지 앞으로 나가기도 하지만
(그래서 난 내가 수영 할 줄 안다고 생각했다 ㅡ.ㅡ)
왜 남들은 우아한데, 나는 허부적대는 기분일까?
 





일단 내가 별로 겁이 없다는 것은, 뭐 새로운걸 배울때 큰 잇점이 되기는 한다.
마크가 팔다리 박자가 틀렸다며 교정을 해주고,
혼자 2m 깊이의 물로 들어가 죽기살기로 ^^; 맹연습.

대략 박자는 맞춰놓고 집에 돌아왔다 ^^
 


처음엔 쟤네들, 팔에 곰돌이 푸우 튜브 끼고 있는 애들이랑 같이 놀았다니까 ㅡ.ㅡ;;;;

항구도시 체팔루 Cefalu
정말 정말 맘에 들었던 예쁜 도시다. 사람들도 친절 명랑하고!


>안에 비잔틴 식 금박이 모자이크가 있는 돔 Normannen Dom.
금박, 뭐 이런게 두드러기 날 정도로 싫어하는 나이지만,
아름다웠다고 인정.




> 돔 앞 계단 Piazza del Duomo



> 이국의 거리 풍경이 그 풍경 다와지는건, 사람들의 말 소리가 들릴 때 인것 같다.
돔 앞의 광장에 잠깐 앉아 쉬는데, 둥실둥실한 이태리 아줌마들의 톤 높은 목소리가 공기를 타고 간혹 크게도 들렸다가, 낮게도 들렸다가 했다. 
그런 순간에,
여기가 이탈리아로구나! 하는 자각이 든다.
깨어나는 것처럼.. 




> 체팔루 도시 위로 높에 솟아 있는 절벽.
그 위에 사냥의 신 '다이애나 신전' 이 있고, 거기서 더 올라가면 성터가 나온다.




> 위에 올라가니 소나무 향이 꽉 차 있어서, 꼭 절에 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






아, 저 파란바다를 어쩌면 좋아!





불카노Vulcano 섬 도착.
이름에 걸맞게, 배위에서 보이는 섬 정상에선 화산 분화구로부터 모락모락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항구에 도착하여, 선실의 문이 열리자 계란 500판 정도가 썪은것 같은 냄새가 밀려들어온다. 바로 유황 냄새!

배 시간 때문에 약 2시간 반정도 섬을 둘러볼 시간이 주어졌다.
선택사양은
1. 해변에서 유황온천물에 몸담그고 놀거나
2. 피부에 좋다는 머드탕에서 뒹굴거나
3. 화산 분화구를 보러 올라가는 일 (올라갔다 내려갔다 약 2시간 걸린다)

우리는... 마크의 굳은 의지로, 3번을 택했다 ㅡ.ㅜ  

>일단 남들 머드탕에서 노는 걸 사진으로 나마 한 번 찍고..



> 불카노 화산등정 출발
출발 지점에 벌써 저런 썰렁한 표지판이 서있다. 분화구 들어가지 말라고.. 죽는다고.. ^^ 



>화산섬을 오르는 건 또 하나의 -불굴의 의지를 요하는 경험이었다.
건식 사우나통 속을 1시간 넘게 걸어 올라가서 유황온천으로 향하는 느낌이랄까...

오르는 길 내내 나무가 없어서 그늘은 찾아볼수 조차 없는데다가, 길이 화산 재라서 해변의 모래밭을 걷는것처럼 발이 무겁다. 혹, 여기를 가실 분들은, 필히 물을 많~~~이 가지고 출발하시도록!   




>덤불 나무들 마저 노랗게 말라있고..




>드디어 정상!
빨간 마그마를 기대하고 갔다가 약간 실망했지만...
그래도 저렇게 피어오르는 유황 연기를 보니
'불카노! 너 진짜 살아있긴 한가보구나'싶은 감동이...

저 연기를 직접 맡으면 독성이 있어 죽을 수 있다고, 분화구 밑으로 내려가지 말라고, 아래 표지판에 썰렁하게 해골까지 그려가며 경고를 써놨건만,
분화구 아래 모래 바닥에 누가 자기 이름을 써놓고 갔다. 질긴 인간들... 




>마크가 분화구에 무한감동을 드러내고 있을때, 나는 바다쪽 경관을 보며 더 감동했다.

저 파란색은...독일 8시 뉴스 앵커의 눈빛같다고 표현하면 너무 인종주의적으로 들릴래나? 개인적으로 파랗거나 초록색 눈동자를 별로 선호하진 않지만, 백인들 사이에선 역시 파란눈을 많이 쳐주는 거 같다. 뉴스 앵커들이 대부분 파란눈인거 보면...

하여간에 지중해 바다의 푸른 빛은, 뉴스앵커의 눈빛을 연상시킨다.  






돌아오는 배에서 섬을 떠나 약 1시간 쯤 달렸을때, 선장이 배의 속도를 갑자기 늦추더니, 돌고래떼를 봤다고 방송을 해 준다.
아니나 다를까, 처음엔 좀 멀리 떨어진 곳에서 살짝살짝 보이던 돌고래들이 점점 대담하게 배 근처로 와서 물 위로 한껏 미끈하게 잘 빠진 몸을 드러내며 펄떡 펄떡 뛰었다.
배안의 사람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돌고래의 출몰을 기뻐하는 와중,

내눈에 들어온 두 남자아이!

꺼떡도 않고 꾸부정한 자세를 유지하며, 컴퓨터게임에만 몰두해 있는게다. 
남녀노소가 모두모두 저렇게 미친듯 소리를 지르며 좋아하는데, 그 애들에게 중요한건
오직 가상세계의 발길질이었다.
'헉, 저 애들이 우리 지구의 미래야?' 
싶은것이...

무지 두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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