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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 기껏 쓴 포스팅 하나가 에러나고 안 올라갔다.....토해놓으란 말이닷!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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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 2004/04/06
 

부모님께서 오셨다.
일단은 적응의 며칠... 
시차때문에 낮에도 한밤중처럼 골아떨어져 자는가 하면, 새벽엔 홀로 깨어있는 외로움을 이겨내야 하는 이 며칠의 시간..

집에서 뒹굴뒹굴 비몽사몽하시는 사진 몇장을 여행의 첫 시작 포스팅으로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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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의자를 거실안에 들여놓고 누워있는 것에 폭 빠지신 울 엄마..
저 의자를 싸랑하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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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집안에 안 계시고 늘 정원이나 동네를 걸어다니시는 아빠지만, 가끔은 피곤하시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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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오시니까 정원이 바로바로 정리가 되어가는 중...
오신 첫날, 미니 소나무를 사다가 정원에 심어주셨다. 솔향도 좋고, 동양적인 운치가 나서 정말 맘에든다!
엄마아빠의 우리집 첫 방문 기념을 기리는 기념 식수라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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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께서 우리집을 무쟈게 맘에 들어하셔서 뿌듯하다.
엄마는 벌써 우리집과 사랑에 빠지신 듯... ^^*
집 잘 골라 샀다는 칭찬에 학교에서 우등상장 받아와서 부모님께 보여드린 것 같은 기분이었다.   

1. 듣자하니 한국 여름은 점점 아열대를 닮아가서 이젠 장마철이란 말도 없어졌다하더니만, 원래는 건조해야하는 독일 여름은 점점 한국을 닮아가서 장마철 같은게 생긴게 아닌가 의심을 할 정도다. 유독 비도 많이 오고, 소나기 같은게 퍼붓다가도, '아참, 내가 원래 비내리는 날씨가 아니었지?'라고 말하는 건망증 환자처럼 해가 쨍하게 나다가... 부산스런 여름을 보내고 있다. 
 
비... 나쁘지 않아. (나갈일만 없다면 ^^)
너무 오면 징글징글 하지만, 대부분은 유리창에 튀긴 물방울들을 보고 참 이쁘다, 고 생각한다.



2. 엘케 하이덴라이히 Elke Heidenreich 와 베른트 슈뢰더 Bernd Schroeder 라는 작가가 공동으로 낸 단편집, <노젓는 개들 Rudernde Hunde> 이란 책을 읽었다.
이 책에 묶인 단편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동물이 나온다는건데, 그래서 약간은 어른을 위한 동화같은 느낌도 나는 책.
일상에서 일어나는 유머스런 일이나 사람이 사는 데서 벌어지는 슬픈일들을 날카로운 눈과 쉬운 문체로 풀어낸 소설집이다. 독일어 하시는 분들께 강추! 







3.
드디어 평면tv 장만.
tv 장이 이제야 제짝을 만난 듯 하다. 디지탈 방송이란게 있더구만.. (모르고 살았더랬음)
아날로그랑 디지탈이랑 방송을 찾으니 한 1300여개가 나온다.
그중, KBS World 라는 게 있네..
독일 tv로 이휘재와 왕석현이 나오는 프로그램을 보고 있자니, 몇년 새 세상은 또 참 많이도 변했구나 싶더라...  



4. 내일 한국서 부모님께서 오신다. 계시는 동안 날씨가 제발 좀 좋았으면 좋겠고, 우리 부모님은 나 갖다 준다구 짐을 너무 많이 싸지 마셨으면 하는 바램이고, 용감하게 이번엔 암스테르담에서 갈아타는 비행기표를 사셨는데, 부디 별 탈없이 비행기를 잘 갈아타셨으면 하는 바램이고... ... ... ... 

마기트 어머니께선 요리에 그닥 신경을 안 쓰신다.
원래 요리를 못하신다기 보다는 아마, 당시 '대학 공부한 여자'들은 의레 부엌일 보기를 돌 같이 하는 분위기에서 그렇게 되신것 같다.

내가 시댁에서 맞은 첫 부활절이었던가? 코스요리 식단을 차리셨다며, 아버님과 어머니께서 분주하게 부엌에서 뭔가를 뚝딱뚝딱 하시더니, 전채요리로 구운 양송이, 샐러드, 메인요리로 토끼 고기(였을듯,,딱히 기억은 안남) 에 Pfifferling 버섯, 무슨 소스, 디저트로 또 뭐가 막 나왔다.
어머, 이걸 어떻게 다 차리셨냐며 뜨악해 하는 나를 안심시키면서, 하시는 말씀.
"아유, 별 일 아냐. 이건 내 손으로 직접 사온 소스고, 이건 내 손으로 직접 딴 캔에 들은거였고..." 등등.. ^^;

그 이후로도 시댁에서 먹는 고기 요리나 여러가지 등등의 것들은 그 동네의 어떤 정육점에서 불에 굽기만 하면 되게 만들어 놓고 파는 (우리나라 백화점 지하 반찬코너 같은 형식이라고나 할까) 음식들이란 걸 알았다. 2 년 전에 이 정육점이 수지가 안 맞는다는 이유로 문을 닫았는데, 우리 셤니, 정말 ~ 진심으로 슬퍼하셨다. ^^* 그 이후 '시댁 음식' 맛이 달라진 건 두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런데, 나이가 드시고 요새 슬슬 요리를 해 보신다. 외국 여행을 다녀오시면 거기서 먹었던 요리들을 따라 만들어도 보시고 (그래서 시댁에서 탄생한 고추장, 토마토소스 스파게티도 있다), 요리책을 보시기두 하구... (물론 그래도 냉동식품은 상비되어있긴 하지만 ^^) 

요새는 이웃분들도 은퇴하시면서 정원일을 많이 하셔서 그런지, 거기서 나온 열매나 과일들을 종종 선물주시고, 마기트 어머니께서 심지어 그걸로 잼을 만드시기 시작하셨다.

오늘, 마기트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다.
"뭐하구 계셨어요?"
"어?어.. (약간 머뭇) 아유, 기젤라가 자두를 너무 많이 줘가지구, 그걸루 자두잼 만들구 있었어. 나두 이제 잼 만드는 나이가 됐나부다" 이러신다 ㅋㅋㅋ (보통, 잼은 할머니들께서 만드신다는 선입견..)
"너무 많으면 반은 자두케잌으로 만드세요. 이스트 반죽으로 만든거 맛있던데.."
"아유, 나는 못한다. 케잌은 또 누가 먹니? (원래 살찐다고 케잌은 유독 안 구우심)"
"저는 그거 맛있더라구요. 이스트 반죽은 사면되고.."
"그러게~ 그러네... 니 말 듣고 보니, 해 볼만두  하겠다"

전화 끊고 혼자 쿡쿡 웃었다. 분명히 지금, 자두케잌 만드는 레서피 찾아보고 계실것 같다.  

자두케잌, 궁금하신 분들 아래 링크 클릭하셔서 그냥 사진만이라두 보세요. (독어사이트)  
http://www.marions-kochbuch.de/rezept/2655.htm
  

1. 요즘 내 고민중 하나가, 독일에서 내 또래의 친구를 좀처럼 사귀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었다. 동네에두 거의 다 나보다 나이들이 많고, 모두 '엄마'들이어서 나랑 딱히 할 얘기들이 없다. 그림을 그리는 모임이 있어서 연락을 해보면, 그 그룹에서 최연소가 예순은 가뿐히 넘기신 할머님들이고...
정말, 낮에 시간이 있는 젊은 사람은 세상에 나 혼자뿐인가 싶은 기분이 들 정도다.

이번주, 토요일엔 마크 회사에서 가족동반 그릴 파티가 있었고, 일요일엔 마크의 대모(代母) 이신 브리기테 아주머니께서 우리 동네 근처에 사시는 친구분댁에 들렀다가 그 집으로 아침을 먹으러 오라고 초대를 하셨다.

그릴파티에선, 내가 그렇게 찾아다니던 '또래 애들'이 있었다. 이런저런 싱거운 얘기들이 더듬더듬 오가다가, 입이 좀 풀려서 서로 '수다'를 떨게 되었을 무렵,
걔들한테서 터져 나오는 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에 관한 얘기들...  
폭포수처럼 줄줄 쏟아져 나왔다. 자기 상관이 이러고 저래서 정말 짜증난다는 아주 자세하고 구체적인 얘기들. (아, 또래 애들을 만나면 이런 얘기가 대부분이겠구나. 이해는 하나 그걸 내가 들어주고 싶진 않다 ㅡ.ㅡ)

일요일 아침이 되어서, 브리기테아줌마의 친구분 댁으로 갔다.
두 분 다 예순이 훌쩍 넘으신 부인들인데, 손님 (우리 둘)을 맞는다고 정갈하게 옷을 차려 입으시고 (진주목걸이 같은거 차시고), 식탁도 얼마나 예쁘게 꾸며 놓으셨던지, 갑자기 초대를 받아 아무것도 못사갖고 들어간 빈손이 너무 죄송스러웠다. (주말엔 독일은 상점이 죄다 문을 닫으니까....)
아무튼, 크라상부터 독일빵까지 골고루 갖춰진 빵에, 여름 과일들을 푸짐하게 얹은 오트밀, 직접 만드신 잼과 꿀에 햄, 치즈까지 맛있게 식사를 하고, 이어 프랄린에 쿠키까지 먹으면서 서로 얼마나 재밌게 얘길 했던지... 교육정책, 환경문제같은 정치적인 얘기부터 소설, 영화까지 골고루 서로의 생각을 말하고 들으면서 시간을 나눴다.
너무 재밌었다고 생각하면서 그 집을 나섰는데 6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내가 원하는 게 꼭 '물리적인 나이'만은 아니었다는 걸 깨달았다....  
  


2.
커피메이커를 안쓴지는 벌써 한참 됐다. 그냥 필터에 끓는 물을 부어 커피를 내려 먹었었는데 그렇게 먹으면 묘하게 신맛이 돈다. 그런저런 이유로 (커피가 맛도 없고 해서) 오래 안 마시다가 이 BODUM 커피포트를 사봤다. 커피를 병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부은 다음 고운 채가 달린 손잡이를 꾹 눌러 커피를 우려마시는데, 내가 싫어하는 그 묘한 신맛이 없고 맛있네.....
부엌에 큰 기구를 두는 것두 별로 안 좋아하는 지라, 이 간소한 커피메이커가 딱 맘에 든다.


3. 놀라운 사실 발견!
내 손으로 두번째 발가락을 만지면 느낌이 꼭 세번째 발가락을 만지고 있는것 같다.
세번째 발가락을 만지면 네번째를 만지고 있는거 같고, 네번째를 만질때야 비로소 아, 이게 네번째구나를 다시 자각하게 된다. (이거 나만 몰랐나?) 
내 몸이 내게 친 가장 그럴듯한 사기다.  
 


4. (...) 뭐라 표현할 수는 없지만 깨달은 일이 있었어. 말로 하면 아주 간단하지. 세계는 딱히 나를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까, 나쁜 일이 생길 확률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 (...) 그러니까 다른 일에는 대범하게, 되는 대로 명랑하게 지내는 편이 좋다, 고.

- 요시모토 바나나, <키친> 중에서 -

독어로는 <리얼리티 쇼 Reality Show> 라는 제목으로 나온 아멜리 노통의 소설 <acide sulfurique>
에씨드랑 S 나오고 뭐 그런거 보니 황산, 이 아닐까... 추측. 

리얼리티 쇼. 사람들을 한 곳에 모아놓고 일주일에 7일 하루 24시간을 촬영해서 내 보내는 방송의 컨셉을 극단화 시켜서, 길가는 사람들을 막 잡아다가 -나치가 유태인들에게 했던 걸 모델삼아 - 가두어두고, 최악의 환경에서 일을 시키고 최소한의 음식을 주고 폭행하며 하루에 몇명씩 골라 죽이는 TV 프로그램이 시작된다. 처음엔 감시관 역할을 맡은 사람들이 죽을 사람들을 뽑다가 나중엔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 시청자가 직접 뽑도록 하는데, 정말 시청률은 미친듯이 올라간다.

아멜리 노통은 마치 회를 치듯이, 끔찍한 내용을 참 간결한 문체로 애누리 없이 쓴다는 느낌이다. (작가가 일본 태생이라서 회를 친다는 은유가 떠오르나?)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기때문에 독자가 알아서 파악해야 하는 부분도 많고 그래서 해석의 범위도 넓어지는거 같다.

마크랑 한 책을 읽고 이렇게 의견이 상반됐던 적이 없었다.
감시관으로 나오는 못생기고 머리와 성격이 동시에 나쁜 여자애와, 죄수로 끌려와 있는 그림같이 이쁘고 지적인 여자애 (소설에서 둘다 스무살)에 대해 마크와 나의 감정이 참 많이 달랐던 것.
감시관인 여자애를 싸고도는 (?) 내 말에 마크는 적잖이 쇼크를 받았나보다.
'이래도 얘가 인간적이란 말야? 이래도 얘가 사람을 사랑할 줄 안다고 생각해?' 하면서 책의 구석구석을 찾아 나한테 되읊더라만... 
나는 '아니 스무살 짜리가 뭐, 그 정도 잘못 생각은 할 수도 있지, 나중에라도 달라졌으면 된거지, 왜 그리 빡빡하게 구는데?' 하면서 맞섰다. 심지어 이 책이 그 감독관 여자애의 성장소설 같다고 하는 내 말에 마크, 쓰러질라그러더만... ^^;
마크는 아무래도,,, 아무리 어리고 무지했다 하더라도 '비인간적인 가학성'을 보인 인물을 용서할 수는 없는거 같았다.
생각해보면 나두 소설이니까 이렇게 쿨하지, 실제로 그런 인간을 보면 내가 더 펄펄 뛸지도 모른다....


man ist immer schoener, wenn man einen Ausdruck, ein Wort nur fuer sich hat.(...) Sprache ist weniger praktisch als aesthetisch. (어떤 사람이든 자신만을 위한 표현이나 단어를 지니고 있으면 훨씬 더 아름다와지는거야. 언어란 실용적이기보다는 미학적인거거든)

어떤 사람의 이름을 들으면 zmk6040 등등의 아이디를 들을 때 보다 그 사람을 이해하기가 훨씬 쉬워진다는 말을 하면서 작가가 써 놓은 부분이다.   
문맥상 뜬금없는 인용이긴 하지만, 읽다가 마음에 들어서 적어놓은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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