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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이 되고 집에서 결혼을 재촉했다. 나는 선을 보고 조건도 보고 마땅한 남자를 만나 약혼을 하고 청첩장을 찍었다. (...) 그 남자에게는 청첩장을 건네면서 그 사실을 처음으로 알렸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냐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나서 별안간 격렬하게 흐느껴 울었다. (...) 나도 따라 울었다. 이별은 슬픈것이니까. 나의 눈물에 거짓은 없었다. 그러나 졸업식 날 아무리 서럽게 우는 아이도 학교에 그냥 남아 있고 싶어 우는 건 아니다.
- <그 남자네 집> 中
단편소설 묶음이었다. 살면서 아줌마들의 수다 한가운데 어디서 한번쯤은 들어봤을법한 얘기들. 읽다보면 등장하는 인물들한테 불쑥불쑥 화가 나기도 했는데, 그것 역시 내가 남들과 수다를 떨다가 적잖이 느끼는 기분이다.
그렇다면 세상은 정말 이렇게 '짜증나는' 곳인걸까? 사람이란 이렇게 '못된 짐승'인걸까? 못되게 쓴걸 아는데, 공감이 가는 것도 섬뜩하다. 작품해설에서 누군가, 이 책은 사람의 위선에 대해 썼다고 했다. 해설을 읽기전에 이 기분나쁜 뭔가가 뭔지 몰라서 헤매고 있었는데, 그거였다. 위선. 그 위선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도 없이 그냥 펼쳐지는 대로 보여주는 단편들.. 미미한 해피엔딩이 늘 뒤에 따르긴 하지만, 말 그대로 미미해서 이 책을 읽다보면 세상 참 조심조심 살아야 겠다는 마음마저 든다.
그래도 재밌게 읽었다. 작가도 별 큰 뜻 없이 쓴 글들인듯 하다. '웃을 일이 없어서 내가 나를 웃기려고 쓴 것들이 대부분이다'라고 작가의 말에서 밝히는 것을 보면...
너무 미화되거나 너무 어둡게 보지 않은, 딱 현실 만큼의 세상의 단면들을 보여준 글들이었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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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kr.blog.yahoo.com/germanistikerin/trackback/2970593/1466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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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01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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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하면서, 사소한 한번 웃고 찡그리고 지나갈일 써두고
나혼자 희비느끼는 그런거 랑 비슷할거란 생각이
작가의 후기에서 문득 ㅎ
딱 현실만큼의 세상의 단면들...이라는
재원님의 후기를 보니 호기심이 더 많이 가는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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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02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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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작년에 한국 갔다가 엄마 사드리고 온 책이에요. 집으로 가면서 지하철에서 앞부분을 좀 읽다가 시간이 없어서 더 못 읽고 왔었죠.
약간 과거와 변한듯도 하고, 박완서씨도 시간이 지나면서 좀 변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에요. 울 엄니가 참 좋아하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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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02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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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작가에겐 블로그같은! 책이었을지도 모르겠네요.
근데 저는, 제가 만약 주변사람들 사는 얘기를 쓴다면 내 주변사람들이 '이거 혹시 나 찌른거 아냐?' 하고 상처받을까봐 못쓸거 같은데,
암튼,,,, 작가란 직업은 여러모로 용기가 필요할 듯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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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02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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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돌님..
중년 이상의 분들이 읽으시면 나보다는 확실히 더 많이 공감하실듯..
앞부분은 저는 솔직히 '이사람 뭥미?' 했었어요. 근데 읽다보니 작가의 뜻을 좀 알거 같더라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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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재원 2008.12.02 10:34 [116.40.185.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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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이인 인데다가 비슷한 또래의 한국에 사는 처자에요. 자주 들르는데 답글 남기는 건 머쓱해 하다가 이 책을 읽고 비슷한 감상을 한 탓에 용기를 냈어요.
박완서씨 책은 거의 모두 읽었는데, 특히 이 책에서 박완서씨의 장점이자 한계(?)인 듯도 한 인간의 속성에 대한 예민한 통찰에 섬뜩섬뜩 했어요. 노부부와 아들 내외 얘기도.. 부모님 세대를 생각하면서 읽으니 앞동 아파트 불빛이 다르게 보이더라는...
발자국은 남기지 않더라도, 앞으로도 자주 들를테니, 재원님 지금처럼 꾸준한 포스팅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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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02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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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있을 때 박완서 작가의 글을 많이 읽었었는데 이 책도 전에 갔을 때 읽었더랬어요. 사실 작가의 글들 중 개인사의 아픔을 다룬게 꽤 있고 어떤 책은 다 읽고나서 마음이 썩 개운치 않은 느낌을 받은 것도 많았는데, 이 책은 그런점을 감안하고 처음부터 읽어서인지 저도 재미있게 읽었어요.
오래전에 수기님 블로그에서 이 책 후기 쓰신 것 봤는데 이 책 한동안 잊고 있다가 여기서 다시 보니까 새삼 생각이 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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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02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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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재원님..
반가와요. 재원이란 이름이 남자는 많이 봤는데 여자는 못봤었거든요. ^^
게다가 저 책에 대한 느낌까지 비슷하셨다니... 신기한데요?
노부부와 아들 내외 얘기 정말 화나죠. 고 놈들 데려다 놓고 혼내고 싶었어요. ^^
자주 들르세요~ 즐거운 12월 맞으셨길..!
재이언니..
아 수기님 이 책 있으셨구나.. 빌려볼껄. 괜히 샀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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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03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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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전 담에 한국가기 전 일단 재원님께 체크 할려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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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04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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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원씨! 나도 2달전쯤에 읽었어요. 중년이 되어서 읽으니 정말 느낌이
팍팍 와닿았어요. 또 다른 재원님처럼 '노부부와 아들내외'를 읽으면서는 참 세상이 이렇게 변해가고 있는게 사실인가 싶게 섬뜩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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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04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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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기님..
그러게요. 저두 담엔 체크해야겠어요 ㅎㅎ
헌재님..
재원씨라구 하시니까, 더 친근감가구 좋네요 ^^
저는 '그리움을 위하여' 읽으면서 사실 제일 놀랐던 거 같애요. 작가 자신의 얘기인듯 해서 처음엔 심지어 '에세이'인줄 알았어요. 작가 자신의 심리를 쓴거 같은데, 거기서도 위선이 팍팍 느껴지잖아요. 본인의 위선을 파악한 사람이라 남의 위선도 눈에 잘 보이는 듯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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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06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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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참 좋아하는 작가인데..그러고보니 제가 중년인가보네요..^^;;
종종 잊고 산다는 ㅎㅎ
박완서씨 소설이면 읽고 싶어지는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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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06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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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이상의 분들이 읽으면 더 많은 공감이??
(나도 포함되나....... -_-;;) ^^;;;
그렇죠, 저도 박완서님 좋아해요.. ^^
주로 한국전쟁을 전후로 한 그 분의 자전적 소설들(나목, 그 많던 싱아~, 그 산이 정말~)을
좋아하지요.. 독일에도 전후문학이라는 게 있겠지만..
당시의 분위기와 풍경, 사람들의 심리묘사가 너무나 잘 된 책들이지요..
호들갑스러움이라곤 전혀 없는 담담함으로 써 내려간 수필적 수기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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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15 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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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니님..
저두 이번에 멕시코에서 마크 친구들이랑 같이 앉아있는데, 그 중 제가 제일 나이가 많아서 깜짝 놀랐어요. 내가 언제 이렇게 나이가 들었나...싶더라구요 ^^;;; 이 책 보내드릴까요?
로니님..
정말 기름기 쫙 빼고 쓰시더라구요. 쑤실건 가차없이 쑤시고 ㅎㅎ
작가로선 좋은데, 이런분 옆에 어른으로 계시면 피곤하겠다, 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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