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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을 태워 피운 향이 파들파들 타들 무렵 서쪽을 향해 꿇어앉아 꽃을 바치면 마음이 절로 간절해졌다. 무엇을 향해 간절해지는지 알 수 없었다. 나뭇잎 향이 지펴 올린 구수한 연기처럼 그 방향을 정한 듯 솟구치다가 시나브로 사라져 버리는 종잡을 수 없는 기분이었다. 설레었다가, 안타까웠다가, 들떠올랐다가, 종내는 마음의 벽을 사각사각 긁는 슬픔으로 가라앉고야 마는 변덕스러운 감정이었다. 미실은 그 어지럽고 정체 모를 흔들림이 좋았다. (...) 미실이 진정으로 즐긴 것은 살림살이를 흉내 낸 소꿉놀이가 아니라 장난질을 핑계 삼아 거듭 맛보는 간절함이었다.
세계문학상에 당첨되서 1억을 받은 작품이라던데, 이야기도 재밌었고, 문장 하나하나를 쉽지않게 다듬어 썼다는 느낌도 받았다. 주제고 뭐고 이런저런거 다 떠나서 (주제 파악은 평론가에게!) 나는 저 윗부분을 읽는데 갑자기 -조금 과장하자면- 어떤 점쟁이가 내 인생을 훤하게 꿰뚫어 줄줄이 얘기해주는 것 같은 느낌이들었다. 나 뿐아니라 '여자'라는 동물이 대부분 저런 '어지럽고 정체모를' 심리상태를 지니면서 살지 않을까 싶었다.
간절함...
진정으로 즐긴것은 무엇도 아닌 간절함, 이었다는 거.
오락가락하는 마음을 다잡으려고 애쓰면서 '내가 또 왜 이러지?' 이럴게 아니라 그런 '흔들림'들을 즐기면서 살아야 하는게 여성이 아닌가 싶었다. 늘 느끼고 있던 무언가를 누군가 저렇게 딱 집어서 분석해 정렬해 주면 심적으로 참 안정이되는것 같다. 그래서, 딱 집어서 분석해 놓은 보물들을 찾기 위해서, 소설을 헤짚는 걸지도 모르고...
김별아의 <미실>, 재미있어서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단, 화려한 한 여성의 일생을 350 페이지 남짓에 적어 남기는 건 무리였다 싶기도 했다. 몇권짜리 장편으로 엮었으면 더 깊이 몰입해서 읽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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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23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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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벽을 사각사각 긁는 슬픔 이라,
늘 느끼고 있던 무언가를, 책에서 발견하면 안정된다는 재원님의 생각에 정말 공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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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23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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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리고, 인터뷰잘되셨죠? 멕시코편 얘기 기대하고 있을게요~
마크님과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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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24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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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절묘한 표현들 이네요..
새로운 한국 책들을 자주 접할 기회가 없다 보니..
요즘 제 어휘력 내지 어휘이해력이
제자리 걸음 아니,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는 강한 느낌이..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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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24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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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이스님..
주말 잘 보내셨는지요? 저희는 그냥 tv 보며 dvd 보며 뒹굴뒹굴 ^^
저는 저렇게 싱숭생숭한 심리상태가 오면 '또 호르몬 꺼꾸로 솟는다'이러고 있었는데, 참, 고상하게 표현했더라구요 ㅋ
로니님..
아, 그래두 미국이나 캐나다에선 한국책 접하는게 쉬울줄 알았는데 그것두 아닌가봐요? 저두 한국갈때마다 쪼물쪼물 몇권씩 사와서 읽는게 다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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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24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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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리구 저책은 신라시대를 배경으로 써서 그런지 문체가 안그래두 좀 생소하게(?) 씌어있어요. 저 글에서 좀 서먹한 느낌이 드셨다면 아마 그 때문이었을거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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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25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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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가면 한국어로 된 책 갈증을 풀고 오리라 결심하고 가도, 막상 가면 어떤 책을 읽을까 하다가 결국 작가 위주로 고르곤 했는데
재원님이 가끔 올려주시는 책 후기 보면서 다음에 가면 이책을 읽어 봐야 겠다고 생각하게 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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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26 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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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이언니, 그쵸? 저두 뭘 고를지 몰라서 허둥대요.
이번엔 그냥 작은 책방 들어가서 널어놓고 파는 중에서 눈에 뵈는대로 몇권 골라왔더니 오히려 그닥 실패없이 심심찮게 읽을만하네요..
아참, 아까 언니 홈피가서 방명록에 글 남겼는데 사라졌든데,, 아직두 안 나타났을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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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27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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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런 느낌들은 외국어로 된 책을 읽으면 그게 전달이 안 되는지. 한국어로 된 책에 대한 갈증.. 정말 공감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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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27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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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쵸? 모국어의 힘은 무서워요.
그래서 저는 외국어로 된 책들은 주로 웃으라고 쓴 것들을 찾는 듯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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