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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대한 자각
다정하게 지내던 사람이 죽음에 직면하면 우리는 그 사람의 삶이 끝나고 영원한 이별이 왔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임종의 생리적 고통이나 정신적 고뇌를 목격하면 죽음의 원인에는 상관없이 죽음의 무서움에 몸서리치게 된다. 죽은 사람에 대한 애정이 깊을수록 슬픔도 깊다. 그리고 인간이란 제아무리 발버둥쳐도 죽음은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자각한다. 그러나 죽음이 언제 닥쳐올지 모르고 저승에 가서 돌아온 사람이 없으므로 죽음의 저편에 무엇이 있는지 알 길이 없다. 그리하여 우리는 죽음의 불안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이와 같은 이별 ·비탄 ·공포 ·불안 등은 살아남은 우리가 다른 사람의 죽음의 현상에 대해서 갖는 체험이지 결코 죽은 사람 자신의 체험 그 자체는 아니다. 이런 뜻에서 삶에 있어서 죽음은 여전히 완전한 수수께끼에 싸여 있다. 그러나 인간에게는 언제까지나 살고 싶다는 삶에 대한 강력한 집착이 있다. 따라서 생자(生者)는 반드시 죽고, 오는 자는 반드시 떠나게 마련인 것이다. 언젠가는 자기도 죽는다는 것을 자각하면서도 역시 불안 ·공포 ·슬픔에 찬 사실로서 죽음을 대하는 것이다. 이미 죽음은 단순히 생물학적 현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죽음이 철학적 또는 종교적 현상으로서 어느 시대, 어느 나라의 인간에 대해서나 중대한 의미로 자각된 것은 그 때문이다.
우리는 자기의 죽음을 직접적으로 체험할 수는 없고, 다른 사람의 죽음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그리고 이 간접적 체험을 반성하고 고찰함으로써 죽음의 뜻을 이해할 수 있다.
누구나 벗어날 수 없는 죽음의 뜻을 묻는다는 것은, 실은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물음과 일치한다. 죽음이 아직 오지 않았다고 해서 죽음으로부터 눈을 돌리고 죽음을 도피할 수도 있다. 그러나 죽음이 아직 닥쳐오지 않았다는 것은 죽음이 모든 순간 올 수 있다는 것과 같다.
죽음의 사실을 자각하면 할수록 우리는 현실의 삶의 뜻을 반성하지 않을 수 없게 되어, 본래의 자기와 그것이 살아갈 목적을 주체적으로 다시 묻지 않을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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