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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문화
송일근과 撫月堂
2008/07/02 오후 12:36 | 사람& 문화


[김서령의 家] 전남 담양 송일근씨 '허허공방'

미국 뉴저지에 이민가 사는 독자 김혜경씨가 e-메일을 보냈다. 자기가 고국에 숨겨 두고 떠난 마음 속 비밀의 화원을 소개하겠다고, 거기 가면 인간문화재 같은 부부가 산다고.
농사를 지으며 흙으로 사람 형상을 빚는 이들인데 직접 지은 살림집이 예술이라고, 꼭 한번 가보라고, 가보면 진정한 가(家)를 만날 수 있을 거라고. 나는 마음이 급해졌다. 무월리에 전화를 걸었다. 어눌한 목소리, 수줍은 듯한 말 사이의 휴지(休止). "괜히 그러지요, 볼만한 게 벨로 없는디-." 볼만한 게 아주 많을 것이 통화 중에 이미 느껴졌다.

광주를 지나 창평 인터체인지에서 호남고속도로를 버려두고 시골길을 6㎞쯤 달렸다. 전남 담양군 대덕면 무월리(撫月里). 달을 어루만지는 마을. 감나무에 감이 딱 한개 달렸다. 까치가 제 밥인 줄 용케 알고 와서 쪼아먹고 있다. 자잘한 돌을 주워 각자 제집 담을 쌓았고 그러다보니 절로 생겨난 고샅길, 야물고 호젓한 길이다. 그 길을 따라 걷자니 사립께에 입을 쩍 벌리고 웃는 형상을 세워놓은 집이 나왔다. 흙으로 만든 웃음, 그 자체로 이미 해탈 지경을 보여주는 웃음, 허허 소리가 크게 쏟아질 것 같은 웃음이다. 그 앞에 한참 서서 웃는 사람을 지켜본다. 여기가 '허허공방'이다.



이곳은 농부이고 토우(土偶) 작가인 송일근씨의 집이다. 남의 손 전혀 빌리지 않고 부부 둘이서 집을 지었다. 아니 아이 둘이 함께 따라다니며 도왔으니 넷이 지었다고 해야 옳다. 서둘지 않았다. 천천히 지었다. 다 짓는 데 4년이 걸렸다.

"지금은 걸핏하면 평당 얼마라고, 땅가격을 계산하지만 원래 집값은 그런 게 아니었거든요. 집 한채에 얼마 하는 식이지요. 이 동네 집값이야 뭐 10년 전에 한채에 1백만원 정도나 했으니까요. 땅 한평에 5천원이라고 하면 비싸다고 뒤로 벌렁 넘어갔으니까요. 이웃간에 돈받고 팔기도 야박하니까 그냥 살라고 줘삐리고 그랬지요."

송일근씨도 남의 허물어진 집을 두어 채 얻었다. 기둥이 40도 정도 기울고 지붕이 내려앉아 사람이 들어가 살 형편이 못되는 집이었다. "흙집이 오래 가요. 그래도 허무하게 주저앉질 않데요." 휘어진 기둥을 그대로 둔 채 양 벽을 시멘트로 든든히 받쳤다. 지붕이 내려앉은 대신 바닥의 구들을 들어내 천장을 높이고 하중을 버티도록 기둥을 몇 개 보강했다. 오래된 서까래 사이에는 백회를 입혔다. 맞춤한 위치에다 창문을 뚫었다. 어렵지 않게 튼실하고 안온한 공간이 만들어졌다.



"집을 지어보니 알겠데요. 겉보기엔 허술하게 지어진 것 같아도 웃대 어른들이 지어놓은 집은 더 보탤 게 별반 없어요. 어른들이 쓰던 가구의 맛도 차츰 알아지고 곡선의 맛도 알게 되고… 세월에 다져진 안목이 참 깊구나 싶데요. 구들만 해도 그래요. 주먹구구로 놓은 게 아니더라고요. 그게 기압과 집이 놓인 방향과 땅의 모양까지 다 계산해 불길이 오래도록 머물도록 만들었다는 것을 온돌을 몇 개 뜯어보고 알게 됐어요."

그는 선천적으로 타고난 미감에다 나중에 쌓아올린 공부 또한 만만찮아 보였다. 어눌한 말 속에 드러나는 단어 선택, 의사전달 방식에서 그런 내공이 은연중 묻어났다. 자기회의와 내적 단련을 거친 사람만이 지을 수 있는 민감한 표정이 허술한 농부 차림의 그에게 얹혀 있었다. 그가 만든 토우도 토우지만 나는 한옥 문살 이미지의 직선을 주로 사용한 비구상 작업들, 벽에 붙인 테라코타와 릴리프들을 잊을 수 없었다. 인도의 카주라호에서 보이는 에로틱 형상들이 에밀레종의 비천상처럼 허허공방 곳곳에 새겨져 있었다. 부드러우면서 기운차고 강렬하면서 수줍은 형상들이었다.

도자기를 처음 시작한 건 1986년. 젊은날의 방황을 끝내고 고향으로 돌아오면서부터였다. 처음엔 분청에 관심을 가졌다. 그러다 차츰 분을 발라 화장한 그릇들이 부끄러워졌다. 내가 농사 짓고 있는 내 논의 흙으로 그릇을 만들면 안될까 싶어졌다. 투박하고 두껍고 한쪽이 찌그러져내리긴 했지만 논흙도 그릇으로 구울 수 있다는 걸 발견해냈다.

지금 허허공방에서 쓰는 그릇들은 모두 특별한 도자기용 흙으로 빚은 게 아니다. 여름에 나락을 기른 제 논의 흙을 퍼다 만들어진 놈들이다. "나를 농부이게 해주는 논흙으로 만든 그릇에 내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아 쓸쓸한 가슴, 시린 가슴들을 녹여주고 싶다." 슬쩍 훔쳐본 그의 작품 노트에 쓰인 말이다.

흙을 만지다 보니 자연 토우에 관심이 생겼다. 어느해 대규모 농민시위에 나갔다가 그들의 절규를 듣게 됐다. 시위 현장에 나가는 대신 농민의 아우성을 흙으로 주무르기 시작했다. 어둡고 함성을 지르는 군상을 수도 없이 만들었다. 그러다 우리 농민의 모습은 원래 이런 분노의 얼굴이 아니지 싶어졌다. 차츰 밝고 동심 어린 얼굴을 만들게 됐다. 시간이 더 지나자 얼굴은 다시 바뀌었다. 입이 커졌다. 해학적인 모습, 다 내놓고 허허 웃는 모습, 욕심없이 허허로운 지경에 이르는 커다란 인간의 원형, 요즘 그가 만드는 토우들이다.

그는 아예 불에 굽지 않는 형상도 만든다. 지푸라기를 잔뜩 섞은 흙으로, 입 벌리고 하늘 보고 웃는 농사꾼을 만들어 거실 바닥에 눕혀 놨다. "불에 굽지 않으면 쉽게 부서지고 물에도 허물어지겠지만 그게 바로 내가 원하는 겁니다. 언제든 다시 흙으로 돌아가 다른 생명을 키울 수가 있거든요."

실내가 아무래도 좁은 듯해 벽 한쪽을 터서 오각형 황토방을 하나 덧붙여냈다. 원래는 리스닝 룸(이런 외래종 명칭이 가당하다면)으로 쓸 계획이었다. 오각형이 음악을 듣기에 가장 완벽한 형태라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한밤중에 밖에 나가지 않아도 차를 마실 수 있도록 수도꼭지도 하나 뽑았다. 수도 아래는 절에서나 쓸법한 커다란 돌확을 갖다놓고 파이프와 수도꼭지는 둥근 대나무로 가렸다. 방 모퉁이에 천연스럽게 옹달샘을 들어앉힌 셈이다. 허허공방의 따님(6세) 송현지는 유치원에서 돌아오자마자 여기서 손을 씻었다.

지금 이 방은 원래 의도와 다르게 허허선생의 안방이 되었다. 천장에는 절묘하게 휘어진 서까래들이 장식용 조형물처럼 리드미컬하게 박혀 있다. 서까래.기둥.벽면.선반을 만들면서 허허선생의 미감은 유감없이 발휘됐다. 자세히 살피니 천장 어디엔가 한지로 오려붙인 반달도 하나 떠있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사치스러운 방. 50㎝ 황토벽에 15인치 탄노이 풀레인지 스피커로 볼륨을 최대한 올린 첼로 소리를 듣는 호사를 재벌인들 맘대로 누릴 수 있으랴. 그걸 허허선생은 돈 한푼 안들이고 모조리 제 손으로 만들어냈다. 원래 있던 헌 집은 한 공간으로 너르게 터서 거실과 부엌 겸 작품 전시실로 쓴다.

"전에는 집을 동네 사람들이 서로 품앗이해서 지었잖습니까. 나무 하다 맞춤한 서까래감이 나오면 추려놓고 기둥거리도 따로 모으고 돌도 좀 갖다놓고… 그러다 때가 이르면 다들 모여서 영차, 하고 지었지요…." 그의 허허공방도 그렇게 '시나브로' 지어졌다. 지금 허허공방은 살림집.작업실.전시실 해서 장작가마 빼고도 집이 세동이다. 올겨울에도 그는 집 한채를 더 짓는 중이다. 바쁜 농사일 끝났으니, 그동안 만들어둔 그릇과 토우들을 진열할 전시공간을 좀더 넓혀볼 요량이다. 나무 자르고 흙 이겨서 천천히 조각하듯 작업에 임한다. 말이 없고 잘 웃지도 않지만 그는 지금 몹시 행복해 보인다.

"여기 무월리는 남편 탯자리예요. 부모님 집에 함께 살다가 우리 집을 지으면서 살림을 났지요." 부인 정다정씨다. 이름처럼 다정하고 소박하고 따뜻한 마음결이 금방 전해져왔다. 그는 김치를 먹음직스럽게 잘라 남편이 만든 투박한 흙그릇에 담으면서 말했다. "김혜경씨 소개로 오셨다니 그분께 대접하는 마음으로 지금 김치를 썰었어요." 우리를 위해 노루처럼 재빠르게 밭에 나가 배추를 뽑아왔다. 쌈 씻는 걸 돕겠다고 얼씬거렸더니 한사코 밀어내며 말했다. "이런 호사는 저혼자 하게 놔두세요."

둘이 혼인한 지는 올해 8년째. 초등학교 1학년 아들 현준이가 그린 크레용 그림을 부엌 앞에 붙여뒀다. "저게 금강산 가는 기차래요." 지금 우리에겐 자기가 태어나 자란 마을에서 제 아이를 낳아 키우는 사람들이 희귀종이 돼버렸다. 아이와 함께 가족이 살 집을 짓는 사람은 더욱 드물어졌다. 그 귀한 행운을 송씨 부부는 누리며 산다. 얼마 전엔 감을 깎아 창문 앞에 주렴인 듯 늘어뜨렸다.

이웃노인에게 부탁해 짠 동그란 짚자리를 페르시아 카펫인 양 거실바닥에 펼쳐놓았다. 도자기 굽는 게 직업이니 바깥벽에는 빛 좋은 분청사발 몇 개를 아낌없이 쿡 쿡 박아넣고 진흙으로 무늬 넣어 구운 테라코타도 경복궁 안 화담처럼 군데군데 붙여뒀다. 제손으로 집짓는 일은 이렇게 즐겁구나. 대추벌 가족도 집주인을 본떠 이집 처마밑에 배구공 같은 집을 지어 매달아놓았다. 그 벌집의 조형과 색감 또한 집주인의 솜씨에 버금가게 아름답다.

허허공방 네 식구는 헌집 뜯어낼 때 주워온 옛날 마루짝으로 커다란 식탁을 만들었다. 거기 논흙으로 만든 그릇에다 같은 흙에서 농사 지은 쌀과 채소와 과일을 담아 먹는다. 햇살 고운 날은 첫물 찻잎을 덖은 녹차를 우려 마시고 날이 추우면 직접 고안해 열효율 최고인 벽난로에 한아름 장작을 지핀다. 돈 주고 사온 건 아무 것도 없다. 과연 '예술'이고 '자연'이다.


김서령 생활칼럼니스트 <psyche325@hanmail.net>

 

출처: 김서령의 家- 전남 담양 송일근씨 '허허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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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김서령의 家  / 김서령- 황소자리 출간

집家’에 대한 해묵은 질문을 다시 하다


건축가 승효상은 자신을 일컬어 ‘집이 사람을 만든다는 걸 믿는 사람’이라고 말한 적 있다. 그리 새로울 것 없는 이 말이 듣는 이의 가슴을 치는 것은 그 사이 우리가 ‘집’의 본래 의미와 기능을 애써 외면하고 왜곡해왔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 시대, 사람들에게 집家은 과연 무엇인가.’ 단순한 주거 공간인가, 재산 증식의 수단인가, 승효상의 말처럼 우리의 삶을 고양시키는 지혜와 안식의 터전인가.

이 책 《김서령의 가》는 이처럼 해묵은 질문, 그러나 오랜 시간 동안 우리가 일상의 괄호 밖으로 제쳐둔 질문을 들고 우리시대 교양인들이 사는 집 스물두 곳을 찾아가 그 안에 숨쉬고 있는 집주인의 오래된 이야기와 비밀, 켜켜이 쌓인 인생의 지혜들을 탐색해낸 책이다. 첫 대면에서 서로 반해버린 저자 김서령과 이윤기, 윤영주, 윤명로, 박태후, 최하림 등 집주인들은 이후 3년 여 동안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 흉금을 터놓은 사이로 발전했다.

이 책 《김서령의 가》에 실린 글과 300여 컷의 사진들은 저자 김서령이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여러 차례 집주인들을 찾아가 함께 밥 해먹고, 밤새워 수다 떨고, 사시사철 변하는 집 안의 풍경들을 가슴과 머리와 카메라 렌즈 속으로 끌어들이면서 천천히 그려낸 우리시대 교양인들의 일상적 풍경화이다.

우리시대 교양인의 삶을 찾아 떠난 여행


4년 전 여름, 이 책 《김서령의 가》를 기획하면서 우리는 간단하지만 명확한 몇 가지 원칙을 마련했다. 우선, 우리가 떠나는 ‘집으로의 여행’은 호화롭고 사치스런 고급주택으로 향하는 발길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따라서 대지와 건축비를 합쳐 당시 서울의 30평대 아파트 가격을 넘지 않는 집들을 취재대상으로 정했다.

두 번째, 집을 재산 가치로 여겨 사고파는 데 익숙한 이즈음 한 자리에 지긋이 붙박여 사는 사람들을 만나기로 했다. 멋지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오랜 시간 곰삭여온 사연들이 집 안 구석구석에 배여 있는 곳들을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세 번째, 집주인들의 삶이 거창하지는 않더라도 우리시대 일반인들의 전범이 될 만한 격조와 품위를 갖고 있기를 바랐다. 사람이 제대로 산다는 게 뭔지를 말없이 실천하는 삶, 행복과 충만이란 예상외로 단순하고 명료하다는 걸 몸으로 실증하는 우리시대 교양인들을 만나보고 싶은 마음 간절했다.

인간에 대한 두터운 배려와 삶에 대한 기품 있는 이해가 돋보이는 글

신문 잡지에서 인물 인터뷰를 오래 했다. 그러면서 발견한 게 찻집에서 세 시간 이야기를 듣느니 살림집에 30분 가보는 편이 훨씬 낫더라는 점이었다. 찻집에서 들었던 얘기들은 애매하게 허공을 맴돌았으나 살림집에 같이 가보면 삶이 구체적인 몸뚱이를 드러내 글이 어렵잖게 술술 씌어졌다. -‘책머리에’ 중에서

20년 가까이 인물 인터뷰를 해온 인터뷰 전문가 김서령은 제 물 만난 물고기였다. 타고난 미감과 건축에 대한 해박한 식견, 한번 스윽 훑는 것만으로 집 전체의 구조는 물론 화장실 비누함의 모양과 층계참에 걸린 그림의 작가까지 읽어내는 놀라운 눈썰미. 거기에다 ‘진흙 속에서 찾아낸 진주’라는 칭송이 아깝지 않을 글 솜씨까지…….

《김서령의 가》가 한 신문에 연재되는 동안 그녀의 글에 반한 집주인들은 하나둘, 김서령에게 현관문을, 열린 거실을 지나 안방 문과 굳게 닫혀 있던 서랍장 문을 열어 그 속에 얌전히 누운 오래된 편지와 사진첩을 꺼내 보여주었다. 게다가 3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의 교유가 더해져 김서령의 글에는 집주인에 대한 한층 두터운 배려와 삶에 대한 기품 있는 이해가 얹히게 됐다.


집의 기능과 의미를 다시 찬찬히 돌아보다

《김서령의 가》에서 저자가 들려주는 목소리는 낮고 다정하며 품위 있고, 그럼으로써 더욱 강력한 호소력을 발휘한다. 자신의 몸과 마음이 깃들이는 공간의 의미를 되묻지 못한 채 바삐 달려가는 많은 수의 이 시대 사람들에게 김서령은 ‘집家이 무엇인가?’를 소리 높여 강변하기는커녕 사려 깊은 문장으로 자신이 직접 찾아가 보고 듣고 감탄했던, 스물두 명이 사는 법을 조근조근 들려준다.

나이 스물, 또래 친구들이 한창 치기에 빠져 있을 때 홀로 집 주위에 나무를 심기 시작한 화가 박태후의 나주 죽설헌, 투자가치 높은 강남의 아파트를 마다하고 일찌감치 서울 한적한 곳에 자신들의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한 윤명로, 김영작 교수의 집에서 김서령은 왜 사람이 제 사는 거처를 한 곳에 오래 터 잡아야 하는지를 읽어낸다.

또 젊은 날의 부유와 여행을 접고 선대의 역사와 어린시절의 체취가 남아 있는 고향으로 돌아온 이성원 씨의 안동 긍구당, 교육학자 김인회 교수의 관산재, 최범석 씨의 학소도, 방송작가 최환상 씨의 와선재에서는 집이 주거와 안식의 공간이라는 단순한 기능을 넘어 한 가족의 영혼을 살찌우는 터전, 나아가 면면히 이어져온 선대들의 정신과 우리 아이들의 미래까지 담보하는 역사의 현장임을 환키시켜준다.

그런가 하면 소설가 이윤기의 관산재, 도예가 김기철의 보원요, 소설가 송혜근의 조린헌에서는 맹렬전진하는 예술가들의 진지한 열정을 돌아보고 시인 조인의 사직동 집, 데니와 젬마의 마운틴, 이상철 씨의 장흥 토담집 주인들과 밤새워 이야기하면서 무욕의 삶이 가져오는 그 충만과 행복의 근원에 대해 이야기한다.

승효상의 말을 다시 인용하지 않더라도 집은 신산한 우리의 삶을 어루만지고 새로운 기운을 북돋워주는 공간이자 우리를 우리 자신이게 만드는 현장이기도 하다. 이 책《김서령의 가》는 바로 그 같은 집의 기능과 의미를 찬찬히 돌아보게 하는 아름답고 따스한 산문집이다.

[인터파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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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살면서 자기 손으로 집 한칸 짓는 것도 의미있어 보인다.
돈 벌어서 편리한 아파트 한채 구입하는 것보다는
시간과 여력이 있다면 본문에 나오는 송일근씨 가족처럼
자신의 손으로 하나하나 구비해 가면서
가족이 함께 할 공간- 집 한칸을 마련해 가는 것도 괜찮아 보인다..
08/07/12 (토) 오후 1:53   포틴브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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