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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갖으로 소리를 듣는 사람이 있다.
세계적인 타악기 주자, 에블린 글래니(Evelyn Glennie).
영국 출신의 글래니는 12살 때 청력을 완전히 잃었다. 그러나, 청력을 완전히 잃은 후에 시작한 글래니의 타악기는 신기에 가까울 정도의 기교와 정확성을 보이고 있다.
글래니는 50여가지의 타악기를 다룰 수 있는데, 그중 가장 자주 연주하는 악기가 실로폰이다.
단순히 그녀는 실로폰 음의 높낮이를 뿐만 아니라, 어떤 재질의 실로폰에서 어떤 질감의 소리가 나는지까지 모두 감지한다고 한다.
즉, 물체의 진동을 촉각으로 감지해 음으로 느낀다는 것.
글래니는 연주를 할 때면 반드시 무대에 맨발로 올라선다. 바닥을 통해 울리는 악기의 진동을 발 끝으로 감지하기 위해서. (그래서 글래니는 바닥이 나무 재질로 돼 있는 콘서트 홀을 선호한다.)
바닥으로 울림을 감지하는 것이 악기의 진동을 가장 효과적으로 '듣는' 방법이긴 하지만, 글래니는 단순히 발가락 뿐만 아니라 뺨, 팔뚝, 복부로도 음의 방향, 크기, 높낮이, 질감까지 잡아낼 수 있다고 한다.
재미있게도, 음향 전문가들 사이엔, 글래니가 인간이 듣지 못하는 음역까지 감지할 수 있다는 설이 있다. 인간의 청각 기관이 아닌 피부를 통해 파동을 느끼는 글래니는, 일반인이 듣는 음역과는 실제로 다른 음역을 들을 것이라는 뜻.
(물론 이는 실제 증명되진 않았다. 이를 과학적으로 증명하기 위해선 상당히 길고 고통스러운 실험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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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개발한 도청장치 중 가장 '쓸만한' 것은 장거리 진동 감지기로, 건물의 창에 부딪치는 진동을 수백미터 거리에서 감지해 amplify 시킨다.
즉, 건물의 회의실에서 소곤소곤 대는 목소리를 (유리창으로 막혀 있는데도) 몇백미터 떨어진 건물에서 들을 수 있다는 것.
공기 중에 돌아다니는 파동의 양은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많다. 인간은 공기 중의 파동을 청각기관과 촉각으로 인식할 수 있으나, 이 기관들은 전체 파동의 극히 일부만 받아들일 수 있다.
즉, 공중에 퍼져 있는 어마어마하게 많은 데이터 중에 우리가 읽을 수 있는 것은 소수에 불과하다. 나머지 일부는 또 박쥐나 돌고래, 혹은 누구도 모르는 생명체가 감지해 읽고 있고 있고.
만일, 청각기관 뿐만 아니라 피부로, 혹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다른 기관으로 이 '나머지' 파동을 감지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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