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10년 전
천리안 홍미동 익명 게시판에 작가가 있었다.
내가 천리안을 떠나고 싶어도 몇 년 동안 떠나지 못한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었다.
처절하고 잔혹하기 그지 없는 그의 글에서
수많은 소년과 소녀들이 창자가 찢기고 두개골이 으스러지며
매일같이 도륙되었다.
그의 뒤틀린 성적 욕망, 엽기적인 감수성, 피비린내 나는 글투.
그는 그의 글 속에서 가장 비인간적인 동시에 가장 인간적인 사람이 될 수 있었다.
그는 시체들을 쌓아 웅대한 산을 만들고
피를 받아 깊고 조용한 호수를 만들 정도로
많은 사람들을 죽였지만
악몽과 같은 신경 쇠약증과 간질성 질환을 끝내 이겨내지 못했다.
그는 자신을 발기발기 찢어 씹어 먹고 싶어하던 팬들에게 작별을 고하고
게시판에서 아주 자취를 감춰 버렸다.
혹자는 그가 여자가 생겼기 때문이라고도 했고
혹자는 졸업을 했기 때문이라고
또 혹자는 자살을 해 버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유야 뭐든 간에.
난 그의 피폐한 영혼이 하느님의 자비 아래 편히 쉴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그리하여 다시는 그런 끔찍한 글이 인간의 손에 의해 쓰여지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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