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영화평론가들의 경우 4번이 가장 의심 됩니다. 왜냐면 얘들 대개 문화 예술에 대해 잘 모르거든요. 대표적인 양반이 이동진. 무슨 종교학과인지 철학과를 나왔다는데, 어떤 기자가 영화 비전공자라서 지식이 떨어지는거 아니냐는 질문에 발끈하면서 주절주절 어려운 영화 이론 들먹이며 name dropping을 하더군요.
사실 영화 평론이란게 역사가 일천한데다 워낙 조폭 양아치들이 많이 들락거리는 분야인지라 다른 음악 미술 문학만큼 대접을 받지 못한게 당연합니다. 아래는 내가 전에 썼던 글.
문학, 미술, 음악 평론은 모두 수백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그동안 '옥석 가리기' 기술이 그만큼 차곡차곡 쌓인거다. 비판에 제대로 대응할 줄 알고, 시야도 폭넓고, 다양한 표현 방식에 관대하다. 이들은 무엇보다 진실된 작품을 볼 줄 안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같은 포장만 찬란한 캐안습 미장센 따위에 속지 않는다는 거다. "몬스터" 같은 구역질 나는 cliche 가득한 스토리텔링에 넘어가지 않는다는 거다. http://kr.blog.yahoo.com/fastidio4/1248211
영화 평론이 음악 미술 문학 평론만큼 대접을 받으려면 지금부터라도 좋은 작품과 나쁜 작품에 대한 일관된 선별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동진 선생마냥 일단 저예산이거나 개똥철학 가득하면 무조건 "왓따!"라고 설레발 치는 이런 자세는 신뢰도 향상에 대략 좋지 않다는 거죠.)
근데 (한국의) 영화 평론가들은 그게 안 됩니다. 선별력이고 일관성이고 심미안이고 단 한번도 발휘한 사례가 없습니다. 그게 왜 그러냐면 골방에 틀어박혀 책만 봐서 그렇습니다.
문화 예술의 심미안을 갖추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손을 움직이는 겁니다. 그림을 그리든 악기를 연주하든 소설을 집필하든... 뭐든 자기가 직접 뭘 생산해 봐야 진짜 좋은 작품이 뭔지 알게 됩니다. 그런데 이놈의 영화평론쟁이들은 왠종일 한다는게 영화 보고 책보고 A4 한장 정도 공자왈 맹자왈 나불대기 뿐이니 심미안이 생길 턱이 없습니다. 맨날 그렇게 구리구리 사변적으로 살다간 있던 심미안도 죄다 썩어 버리겠습니다 그려.
자, 이제 왜 영화 평론가들이 글을 어렵게 쓰는지 알겠습니까. 무식해서 그렇습니다. 자기에게 미학적 능력이 없으니 이를 가리기 위해 고답적인 단어와 문장을 이용하는 겁니다. 쓸데없이 어려운 말 섞어 쓸수록 (일반적으로는) 무식하다는 비난을 받거나 악플이 달릴 확률이 줄어들거든요.
어느 유명한 물리학자가 그랬다죠. 남들에게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지 못하면 그건 본인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거라고. 이게 물리학에만 적용되는 게 아닙니다. 문화 예술 평론 역시 똑같습니다. 문화 예술 작품에 대해 어렵게 풀어쓰는 사람일수록 그 작품에 대해 무식한 사람이고, 알기 쉽게 풀어쓰는 사람일수록 그 작품에 유식한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