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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미술 시장에 연예인들 그림 전시해서 돈 버는 꾼들이 있는 거 같더군요. 맨날 연예인 전시회 소식만.
나도 뭐 아마추어지만 그래도 나름 경험있는 아마추어인지라 (엉?) 연예인들의 그림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평가해 봅시다.
조영남
 연예인 그림쟁이들 중에선 가장 잘 그리는 양반입니다. 이젠 뭐 아마추어라 보기 어렵죠. 화가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습니다.
색과 뎃생은 서양 모더니즘에서 철저히 베껴왔지만 주제는 키치에 팝아트. 풀어 얘기하자면 내용물은 남대문표 향수인데 포장은 아르마니.
근데 이게 현대 미술의 정서입니다. 남대문 향수 아르마니로 포장하기. (원래의 현대미술은 그 반대였지만 지금은 그렇습니다.) 일종의 재미랄까요. 조영남 씨 그림은 재미있습니다. 스스로도 자신이 원하는 그림을 표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온걸로 알고 있고요. 그럼에도, 조영남 특유의 일관된, 심각해지지 않기, 놀멘놀멘 정신이 참 잘 살아 있습니다.
심은하
 동양화는 잘 모르지만, 굉장히 좋은 스승에게서 배운 것 같습니다. 놀라울 정도로 그림이 안정돼 보이고, 값싸 보이지도 않습니다.
김혜수
 심은하와 같은 전시회를 했다는데, 심은하와는 완전히 정반대의 그림입니다. 놀라울 정도로 그림이 불안하고 값싸 보입니다. 그러나 전 개인적으로 김혜수 씨 그림 괜찮은 것 같습니다. 아마추어 미술이란 원래 이래야 하는 겁니다. 남의 눈치 보지 않고 자기가 즐거워서 그리기. 솔직히 저 그림 누가 500만원 주고 샀다는데 그냥 정신 나간 거 같긴 하지만, 그래도 괜찮습니다. 자기가 즐거워서 그렸으면 그걸로 다 괜찮은 겁니다.
하정우
 하정우 씨 그림은 졸라 실망이군요. 연기 좀 하길래 그림도 좀 기대했는데 이거 진짜 뭥미. 기술이 없으면 그냥 김혜수처럼 머리 텅 비우고 그리면 되는 겁니다. 이게 뭡니까. 이것저것 생각만 졸라게 하다가 말이죠. 주제도 전달 못하고 스스로 즐기지도 못하고. 참고로 이렇게 생각이 많은 아마추어들은 먼저 뎃생부터 배우는 것이 좋습니다. 뎃생이 받쳐주면 거기에서 자신감이 생기고 원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으니까요.
구혜선
구혜선 씨는 뎃생은 할 줄 아는 듯 합니다. 일반인들이 보기엔 우와 할 정도의 뎃생력이겠지만 그림 쫌 한다는 하는 사람들이 보기엔 뭐... 꽃 잎맥을 소재로 해서 여러 연작을 그린 것 같던데. 그냥 가혹하게 평가하자면 이미 닳고 닳은 소재인데다, 본인의 생각이나 스타일은 전혀 담기지 않은, 남들이 했던거 따라하는 전형적인 카피캣입니다.
사람이 그림을 그리면 생각이나 주제는 없어도 본인의 스타일은 드러나야 합니다. 그게 그림을 그리는 유일한 목적입니다. 아, 이 새끼 DNA는 저렇게 다르구나, 저 새끼 살아온 인생은 이렇게 다르구나, 손가락 놀림은 이렇구나, 뭐 이런 다양성을 보기 위해 그림을 보는 겁니다. 그런 다양성을 표현하기 위해 그림을 그리는 거고요. 그런데 구혜선 씨의 그림은 그게 없습니다. 그냥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그린 장식용 그림 같습니다. 벽지 장식해 주는 기계를 만든다면 딱 구혜선 씨 그림처럼 그릴 겁니다. 기계가 생산한 수천 수만개의 똑같은 그림 중 하나. 구혜선 씨의 그림은 그런 그림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평생 이렇게 그린다는 겁니다. 하정우 씨는 뎃생력이 발전하면서 그림도 발전할 겁니다. 그런데 구혜선 씨는 그렇지 못합니다. 평생 이렇게 벽지 장식용 그림만 그리다가 말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안드는 최악의 그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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