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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 us go then, you and I, When the evening is spread out against the sky Like a patient etherized upon a table; Let us go, through certain half-deserted streets, The muttering retreats Of restless nights in one -night cheap hotels And sawdust restaurants with oyster-shells: Streets that follow like a tedious argument Of insidious intent To lead you to an overwhelming question . . . Oh, do not ask, "What is it?" Let us go and make our visit. In the room the women come and go Talking of Michelangelo. ... And indeed there will be time To wonder, "Do I dare?" and, "Do I dare?" Time to turn back and descend the stair, With a bald spot in the middle of my hair-- [They will say: "How his hair is growing thin!"] My morning coat, my collar mounting firmly to the chin, My necktie rich and modest, but asserted by a simple pin-- [They will say: "But how his arms and legs are thin!"] Do I dare Disturb the universe? In a minute there is time For decisions and revisions which a minute will reverse. ... And I have known the eyes already, known them all-- The eyes that fix you in a formulated phrase, And when I am formulated, sprawling on a pin, When I am pinned and wriggling on the wall, Then how should I begin To spit out all the butt-ends of my days and ways? And how should I presume? And I have known the arms already, known them all-- Arms that are braceleted and white and bare [But in the lamplight, downed with light brown hair!] Is it perfume from a dress That makes me so digress? Arms that lie along a table, or wrap about a shawl. And should I then presume? And how should I begin?
그 이름도 유명한 T. S. Eliot의 "The Love Song of J. Alfred Prufrock"의 일부분입니다.
T. S. Eliot은 시를 참 어렵고도 길게 쓴 양반입니다. 문장 하나 이해하는게 참말 고통스럽죠. 문학적 감수성이 없거나, 언어적 인문사회과학적 지식이 없는 사람은 읽다가 피를 토할 정도입니다. "Wasteland"가 대표적인데 이 시를 이해하기 위해 꺼내 들어야 할 참고 문헌의 수만 해도 백권에 달할 지경입니다. 그래서, 이 당시의 거의 모든 현대 문학이 그렇듯, T. S. Eliot 시도 죄다 이해하려고 하지 말고 가물가물 알듯말듯 떠듬떠듬 아는 부분만 이해하며 읽는 것이 최선입니다.
자, 그래서. 저 위에 대체 뭐라고 씨부려 놓은 거냐는 거죠. 영어로 해놓으니 더 모르겠다고요? 그럼 한글 번역본을 보시죠.
자, 가자, 그대와 나, 저녁이 하늘에 깔려 있을 때 에테르에 마취된 채 탁자 위에 누워 있는 환자처럼. 가자, 반쯤 내버려진 그 거리를 가로질러, 하룻밤 머무르는 값싼 호텔방에서 안식 없는 밤들의 투덜거리는 듯한 은둔. 그리고 굴껍질이 널려 있는 톱밥냄새 자욱한 레스토랑. 지루한 논쟁과도 같이 이어지는 거리들, 그대를 반박할 수 없는 의문의 구덩이로 몰아가기 위해 음흉한 의도를 가지고서..... 아, 묻지 마라, “도대체 그게 뭔데?”라고. 우리가 가서 방문하게 해다오.
1연만 해석해 놓았는데, 한글로 보니까 뭔 말인지 아시겠습니까? 절대 아니죠. 여러분 영어 실력에 이해하기 어려운 거면 양키들도 이해하기 어려운 겁니다. 특히 문학 작품은 더 그렇죠.
어딜 자꾸 가자는데 일단 무시합시다. 2연부터 보시죠.
In the room the women come and go Talking of Michelangelo.
방 안에 여자들이 미켈란젤로 이야기를 하며 돌아다닙니다. 이 시의 핵심 소재입니다. 여자들. 여자. 미켈란젤로를 이야기하는.
제가 왜 대충 읽어가며 떠듬떠듬 아는 부분만 이해하고 넘어가라고 했냐면, 이 시의 구석구석 숨은 뜻을 파악하고 읽다간 당췌 먼 개솔인지 모르고 1연만 읽다 포기하기 때문입니다.
이 시의 제목은 뭔지 기억납니까? "Love song"이죠. 바로 "사랑 노래"입니다. 그래서 여자가 등장하고, 그 여자들을 바라보는 남자의 독백이 등장합니다.
With a bald spot in the middle of my hair-- [They will say: "How his hair is growing thin!"]
아, 이 시를 이해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부분이죠. 대머리. 이 남자는 대머리였습니다. 그리곤 미켈란젤로를 이야기하는 여자들을 침흘리며 바라보고 있는데, 당연히 이 여자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지 노심초사합니다. '이 남자 머리가 참 휑하네?'라고 생각하겠지라고 생각을 하니 오금이 막 저릴 지경입니다.
자, 이것만으로도 (달랑 4줄만 살펴봤는데) 이 시의 절반은 이해한 겁니다.
"여자 앞에서 긴장하는 대머리 아저씨의 우울." <-- 이게 이 시가 이야기하는 겁니다.
물론 그냥 대머리 아저씨는 아니죠. 이 시의 화자는 엄청난 지식인입니다. 누구보다 감수성도 풍부하고 생각도 깊은. 바로 TS 엘리엇 자신입니다. TS 엘리엇 자신도 젊은 나이에 머리 중간 숱이 많이 빠져서 괴로움이 많았죠. 대학원에 다닐 때까지 여자 앞에 제대로 서 보지도 못한 소심한 쑥맥이었고요. 도스토예프스키 과였다고나 할까요. 글 쓰는 거보면 이거 완전 천재 슈퍼맨인데, 실제 대인관계에선 병신 팔푼이에 불과한.
시를 다시 한번 봅시다. 여자들이 방안에서 미켈란젤로를 이야기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나름 대학물을 먹은, 문화 예술에 관심 많은 처녀들인 것 같군요. 하지만 지적 능력을 비교하면 주인공 화자(TS 엘리엇)의 상대가 되질 않겠죠. 물론 미켈란젤로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보라고 해도 여자들은 앵무새처럼 어서 주워 들은 얘기만 하겠지만 주인공은 그 자리에서 박사학위급 논문을 쓸 수도 있을 겁니다.
자, 지적 능력으로만 비교해 봅시다. 이 처녀들은 그냥 골빈 된장녀들에 불과하고, 주인공은 초인적인 지능의 소유자입니다. 하지만 이 처녀들은 그냥 서서 숨만 쉬고 있어도 주인공을 쫄아들게 만듭니다.
And I have known the arms already, known them all-- Arms that are braceleted and white and bare [But in the lamplight, downed with light brown hair!] Is it perfume from a dress That makes me so digress?
팔찌를 한 길고 하얀 팔, 향수 냄새... 아주 그냥 미치겠습니다. 남자가 아름다운 여자에게 본능적인 매력을 느낀다는거죠.
And I have known the eyes already, known them all-- The eyes that fix you in a formulated phrase, And when I am formulated, sprawling on a pin, When I am pinned and wriggling on the wall, Then how should I begin To spit out all the butt-ends of my days and ways? 남성 호르몬 넘치는 다혈질의 난봉꾼이라면 당장 달려가 수작을 걸었겠지만, 우리의 슈퍼 지식인 선생은 아름다운 처녀 앞에 핀에 꽂힌 벌레마냥 꿈틀거립니다. 이래가지고 무슨 수작이고 나발이고.
Do I dare Disturb the universe?
여자에게 수작거는게 이 양반에겐 우주를 뒤흔드는거 만큼이나 힘들고 괴로운 겁니다. 내 어찌 감히. 신세 한탄인지 자조인지 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The Love Song of J. Alfred Prufrock"은 처음부터 끝까지 이런 얘기입니다. 젊은 생애를 티스푼으로 되질해버린 나약하고 하잘것없는 대머리 아저씨의 자조, 여성에 대한 그리움. 무지허니 어려운 은유들로 가득하지만, 가만히 두번 세번 읽다보면 주인공의 두근두근 심장박동이 전해집니다. 아 참 애절하다는 생각도 들고, 이 양반의 기이한 단어 선택도 어렴풋이 이해가 되고요.
뭔 말을 하고 싶은거냐면. 문학은 아무리 어려워 보여도 진심을 알고 나면 별거 아니라는 겁니다. 그냥 여자 앞에서 쫄아서 그랬어. 그 얘기인 겁니다. 남자라면 (특히 지적으로 우수한 남자라면) 아주 절실하게 공감할 수 있는 그런 진심이란 겁니다. 그래서 이런 진심은 현대 대중 음악에서도 수도 없이 많이 되풀이 됩니다.
When you were here before Couldnt look you in the eye Youre just like an angel Your skin makes me cry You float like a feather In a beautiful world And I wish I was special Youre so fuckin special But Im a creep, Im a weirdo. What the hell am I doing here? I dont belong here. I dont care if it hurts I want to have control I want a perfect body I want a perfect soul I want you to notice When Im not around Youre so fuckin special I wish I was special But Im a creep, Im a weirdo. What the hell am I doing here? I dont belong here. Shes running out again, Shes running out Shes run run run running out... Whatever makes you happy Whatever you want Youre so fuckin special I wish I was special... But Im a creep, Im a weirdo, What the hell am I doing here? I dont belong here. I dont belong here.
저 유명한 래디오헤드의 "creep"입니다. "The Love Song of J. Alfred Prufrock"의 현대 버전이죠. 가사를 읽어 보세요. 똑.같.습.니.다.
Youre just like an angel Your skin makes me cry You float like a feather
엘리엇의 시에도 나왔죠? 길고 하얀, 팔찌를 한 팔. 그때도 아주 울고 싶은 심정이었죠.
I want to have control I want a perfect body I want a perfect soul I want you to notice
역시 이 부분도 나왔습니다. 엘리엇의 대머리, 더럽게 가느다란 팔다리. 이에 대한 열등감. 표현만 달랐지 래디오헤드랑 똑같은 심정입니다.
But Im a creep, Im a weirdo, What the hell am I doing here? I dont belong here.
중요한 부분이죠. 결정적으로 같은 부분. "The Love Song of J. Alfred Prufrock"에서 줄창 이야기하는게 바로 이질감입니다. 저 여자들이 돌아다니는 세상과 내가 속한 (찌질한) 세상 사이의 이질감. 내가 속하지 않은 세상에서 뭔가 원하고 있는 자신을 보며 한탄합니다. 엘리엇과 한탄하고 래디오헤드의 보컬도 한탄합니다.
결국 같은 진심에서 출발했다는 겁니다. 엘리엇 쪽이 훨씬 더 오래 훨씬 더 깊이 생각을 했습니다만, 결국 같은 얘기를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다시 강조합니다.
아무리 어려운 문학이라도 시작은 다 똑같습니다. 다들 똑같이 매력녀를 보면 자지가 서고, 하고 싶은 일이 안되면 좌절을 하고, 똑같은 것만 매일 보다보면 지겹고, 지겨우면 새로운 걸 보고 싶고... 다 그런 겁니다. 전인류가 느끼는 공통된 진심을 문학은 단지 남들보다 더 오래 더 깊이 생각해서 표현할 뿐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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